우리 강아지는 안된다고요? 5개월차 견주로서 느낀 견종차별의 현실

체고, 몸무게, 견종으로도 차별받는 믹스견 우리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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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dkwnrmftj)등록 2023.10.02 14:31
 
  필자는 견주가 된지 5개월이 된 초보 견주이다.
4개월령으로 추정되던 개인구조 된 믹스견을 입양했고, 16kg 정도까지 성장하리라 예상했던 나의 아기는 11kg 정도 되어 성장이 거의 멈췄다.
 

11kg가 된 군밤이 ⓒ 지혜

 

시골에서 방치되다가 구조된 경우라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종'이 딱히 없는 우리 강아지는 간혹 장난삼아 '똥개'라고 부르곤 하는데, 동물병원에선 '진도믹스'나 '코리안 독'이라고 품종을 써놓는다.

소형견도, 대형견도 아닌 '중형견'이라는 사이즈는 우리나라에서 키우기가 참 애매하다. 당장 강아지 놀이터 조차도 두 사이즈로 구분하기에 소형견 놀이터에 들어가면 다른 강아지들이 무서워하고, 대형견 놀이터에 가면 우리 강아지가 깔려서 못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다. 
 

대형견 친구들과 노는 중 ⓒ 지혜

  체고가 40cm 미만이면 소형, 이상이면 대형으로 구분한다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눈대중으로 들어가는 게 관행이다.

보통 놀러가면 10kg 몸무게 기준으로 많이들 구분하는데 10.몇 키로인 우리 강아지는 당황스러울 때가 많고, 어딘갈 가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가서 이 아이의 몸무게를 재보고 입씨름 하기가 싫기 때문이다. 

사실 얼마 전, 춘천에 위치한 애견동반 펜션에 가서 다음 코스로 어딜 갈까 고민하다 어이없는 일이 있어 이 기사를 쓰게 되었다.

 

어느 장소의 강아지 규정 ⓒ 지혜

  우리 강아지는 진돗개 및 그 잡종의 개로 분류되기에 결국 가지 못한 곳. 춘천은 반려견 친화 도시라는데도 이런 설명이 있어 당황스러웠다. 

진돗개는 우리나라 견종임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상 거절 당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을 매우 따르고 충성심이 강하다는 기질이 있어서 그렇다는데 사실 막상 키워보니 강아지마다 타고 태어난 특성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나의 강아지는 색도 갈색 계열이라 산책하다가 별안간 화를 내시고 빨리 지나가라고 소리를 지르시는 분도 종종 볼 수 있다. 강아지를 무서워 하는 분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나 리드줄을 짧게 잡고 가는데도 저 멀리서 화를 내시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품종으로, 체고로, 몸무게로도 차별 당하는 우리 강아지를 키우기엔 아직 한국은 너무 좁다. 하지만 많은 믹스견은 품종견과 다르게 우리 강아지처럼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다.

반려견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우리나라의 반려 동물 법적 기준과 규제, 또 반려동물을 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차차 바뀌게 만드는 것이 초보 견주인 나의 목표이자 나의 아기의 행복한 삶을 위한 꿈이다.

 

한강공원에 간 강아지 ⓒ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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