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범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너무 자주 등장해서 뉴스 헤드라인을 보는 것만으로 지칠 정도다. 각 사건마다 표면에 드러나는 범죄 사유가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여성혐오', '젠더폭력'이 근본 원인으로 거론되었다. 여성혐오라는 말이 익숙해진 건 2016년 강남역 여성살인사건 이후이다.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산 강남역 여성살인사건은 페미니즘 리부트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났다. 인하대 성폭행 살인사건,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인사건 그리고 최근 신림동 성폭행살인사건도 끔찍한 여성혐오 범죄 중 하나다. 평범한 일상 속 여성혐오 만연한 여성혐오는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에 나타난다. 끔찍한 범죄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평범한 내 일상 곳곳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어느 우리나라 여성 DJ가 일본 음악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다. 여름은 다양한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는 계절로 많은 사람이 음악 페스티벌에 간다. 동시에 그곳은 공연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일터다. DJ는 공연 중 신이 나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성추행을 당했다. 관객들이 DJ의 몸을 만진 것이다. DJ가 성추행 당한 사실을 밝히자 2차 가해가 이어졌다. 노출 있는 옷을 입었으니 성추행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일본 음악 페스티벌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가해자 역시 일본인이었으나 한국은 뭐 다른가. 한국에서 일어난 수많은 성폭력에서 피해자의 옷차림, 피해자의 정숙함을 문제 삼는 일이 얼마나 잦았는가. 반대로 노출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어느 게임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노출 없는 해녀복을 입자 게임 이용자들이 항의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페미니스트라서 캐릭터가 노출 없는 옷을 입도록 그렸다는 것이었다. 페미니스트 게임 이용자들은 해당 게임회사 일러스트레이터의 SNS를 뒤져 몇 년 전 글을 문제 삼았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입사하기도 전에 게시한 글이었다. 심지어 그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는 논란이 된 캐릭터를 그리지 않았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6년, 페미니즘 사상검증으로 인해 여성 성우와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일자리를 잃은 적이 있었다. 실업급여 관련한 어이없는 발언도 있었다. 실업급여 신청 시 청년, 여성, 기간제 노동자의 표정을 문제 삼았다. 7월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연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는 이렇게 발언했다. "실업을 당해서 저희 고용보험이 생긴 목적에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 정말 장기적으로 갑자기. 그런 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시는데. 여자분들, 계약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옵니다." 잘못된 대응 최근 살인예고 글이 넘쳐나고 흉악범죄가 연이어 일어났다. 그러자 대책으로 치안강화가 나왔다. 치안이 좋으면 여성도 안전할까? 우리나라는 비교적 치안이 좋은 나라로 알려졌다. 외국인이 유튜브에 한국은 밤거리를 다니는 데 제한이 없고 카페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화장실에 가도 노트북을 훔치는 사람이 없다는 영상을 남겼다. 여러 한국인이 그 영상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그럼 뭐하나. 치안 좋다고 칭찬이 자자할 때도 여성은 흉악범죄 피해자였다. 치안 강화라는 대책이 전혀 와닿지 않는다. 최근 신림동 성폭행살인사건은 사건도 끔찍했지만 여성가족부의 대응도 끔찍했다. 16년 강남역 여성살인사건 때 입장문과 대책을 내고 당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현장을 찾았다. 22년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인사건 때도 김현숙 장관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래도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 신림동 사건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대책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성가족부 대변인이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부서에 확인한 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을 뿐이다. 또 다른 끔찍한 반응도 있었다. 신림동이 있는 관악구의 한 구의원이 '여성안심귀갓길 전면 폐지'를 자랑스럽게 홍보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후 그를 향한 사퇴 촉구가 이어졌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은 예산을 재배치 했으나 처음 계획된 사용처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해당 구의원은 '성특권파시즘세력'과 타협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치는 여성혐오를 방치하거나 여성혐오를 이용하며 구조적 성차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살인예고 글을 장난삼아 올려도 되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해도 되는,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해고 당해도 되는 사회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사회는 여성혐오 논란이 터질 때마다 한 개인이, 어떤 일부가 문제라고 탓을 돌린다.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 한 개인이, 일부 게임 이용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일부의 누군가가 문제일까? 성차별을, 여성혐오를 없는 일로 치는 사회 분위기와 그런 사회 분위기를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실업금여 업무 담당자의 발언과 게임 이용자들의 항의와 흉악범죄를 이끈 것이 아닐까? #여성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