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생수? 다른 방법을 찾아요

여성환경연대, 28일 공공 음수대 개선방안 위한 시민 집담회 개최

등록 2023.11.25 15:49수정 2023.11.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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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가 어느덧 식수의 동의어가 되었을 만큼 플라스틱 생수는 우리의 일상 깊이 들어와 있다. 단어를 대체하는 것으로 모자라 플라스틱 생수가 '물'의 자리를 꿰차면서 수돗물을 우리의 선택지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일회용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의 소비를 줄이고 공공 음수대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2023년 5월 17일부터 3주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관련 기사보기 : 시민 10명 중 7명이 '음수대'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 https://omn.kr/25vfk) 이어서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7월 26일 2회에 걸쳐 설문조사 응답자 8인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언급된 시민들의 의견 중 주요 내용을 정리하여 아래와 같이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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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6일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에코페미니즘 공유공간 플랫폼:달’에서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 여성환경연대


가장 먼저, 플라스틱 생수를 주로 어떤 장소에서, 왜 구입하게 되는지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설문조사 결과와 비슷하게, 기차역과 지하철역에서 음수대를 찾지 못해 생수를 구입한 적 있다는 경험담들이 금세 들려온다.

50대인 A씨는 "서울역에서 음수대를 찾다가 하는 수 없이 카페에 들어갔"던 경험을 말하며 "이럴 때 생수를 사먹게 된다"고 말한다. 덧붙여 자녀가 학교에서 활동을 할 때 다른 아이들이 모두 생수를 챙겨오는걸 보면서 집에서 가져가는 물 대신 생수를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다며 주변 분위기의 영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서 공공 음수대를 실제로 보거나 이용해 본 적이 있는지,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C씨(30대)와 H씨(20대)는 "스타필드와 같은 대형쇼핑몰"과 "영화관", "큰 상가나 빌딩" 등에 흔히 음수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잘 찾을 수 없었고 해당 시설들에 음수대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해왔다.

야외 음수대의 경우, B씨(30대)는 "한 번 이용하려 할 때 운영을 안 하고 있는 걸 보면 다음부터 편의점을 찾게 된다"며 상시적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F씨(30대)는 "사실 물 자체에는 별로 거부감이 없"지만 지저분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거나 물의 온도가 시원하지 않아서 이용하지 않게 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G씨(50대)는 상수도 모니터링 시민 활동에 참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음수대 수질 검사도 하고, (수돗물이) 집까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수과정의 성분이라든지 이런 검사를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수돗물과 음수대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고 덕분에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역시 시민 10명 중 7명(69.5%)이 음수대를 이용해본 적 있냐는 질문에 부정응답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공공 음수대의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 시민들은 어떤 제도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 


B씨(30대)는 "해외 사례처럼 집집마다 수질 정보를 직접 제공해 주는 것"이 근본적으로 수돗물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응답했고, D씨(30대)는 "민간 시설에 꼭 음수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민간 시설이야말로 사람들이 소비를 하는 곳이고 인식이 드러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음수대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참여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음수대 활성화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A씨(50대)는 "미디어나 방송에서 옛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처럼 '음수대를 찾아갑시다' 챌린지를 해서 홍보를 한다던지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고, E씨(30대)는 "아리수도 그냥 음용할 수 있는 물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수질 검사 결과를 아무리 들이밀어도 본인이 마셔보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다"며 "어떻게 해서든 한 번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C씨(30대)는 "음수대는 심리적인 부분이 큰 것 같다"며 "외국인들 중에서는 tap water(수돗물)를 마시는 데 거부감이 없는 경우도 많으니", "음수대를 관광지, 번화가에 설치해놓으면 자연스럽게 마시는 모습이 노출되어서 인식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생수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

여성환경연대는 수돗물과 공공 음수대 이용의 활성화를 생수 소비를 줄이는 한 가지 방안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공공 음수대가 유일한 방법만은 아닐 것이다. 평소 텀블러만 잘 이용하더라도 집에서 물을 챙겨 다닐 수 있고 카페 등에서 식수를 받아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인터뷰에서는, 한 참여자가 해외(호주) 거주 당시 크기가 작은 생수의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던 경험을 예로 들며 소용량 생수에 대한 제도적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고, 생수 소비가 불러오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인식 확산 및 공청회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는 자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참여자들은 열띠게 의견을 나누었다. 다양한 논의들 속에서도 공공 음수대의 청결과 위생 관리에 대한 이용자 친화적인 안내 및 홍보가 가장 시급하다는데 모두가 입을 모았다. 수돗물에 대해 뿌리깊은 불신이 자리잡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캠페인이 필수적이라는 데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인터뷰 중 한 참여자는 말했다. "물을 공급해야 되는데 방법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밖에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플라스틱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건 이제 우리 모두가 알고 있잖아요."

그렇다. 이제 더이상 플라스틱은 '어쩔 수 없는' 방법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시민의 마음에 가닿는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공공장소에서의 생수 판매 규제, 공공 음수대 설치 의무화 등 제도적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것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수돗물 수질 현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학교 내 수돗물 음용 교육 △공공 음수대 설치 장소 및 대수 확대 △공공 음수대 안내 표시 확대 △타기관과의 협력체계 강화 △적극적인 시민 의견 수렴 을 생수 소비 저감과 공공 음수대 활성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한다.

인식과 제도가 모두 폭넓게 개선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설치 대수를 늘리거나 일회성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수돗물 먹는 사회, 나아가 생수 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부처별 협력은 물론 종합적인 대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오는 11월 28일 화요일 저녁, 여성환경연대는 더 많은 경험담과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공공 음수대 개선방안에 대해 토의하는 시민 집담회를 개최된다. 자세한 사항은 여성환경연대 홈페이지 또는 신청링크(bit.ly/justwater_noplasti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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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레기 없이 물 마신다> 공공 음수대 개선방안 시민 집담회 포스터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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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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