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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까지 법정보호종 14종 사는데 환경부는 '삽질'

[현장]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 공식 발족하고 본격 활동에 나서다

등록 2023.11.28 09:42수정 2023.11.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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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왕버들숲을 찾은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이 왕버들숲을 찾아온 큰오색딱따구리를 바라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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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이 팔현습지 구석구석을 조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난 주말인 25일(토) ~ 26일(일) 금호강 팔현습지에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이 모였다. 전국에서 모인 16명의 생태 전문가들인 이들은 이날 첫 모임을 하고 이후 분기별로 모여 팔현습지 생태 모니터링을 이어가기로 했다. 말하자면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이 정식으로 발족한 것.

이들은 조류, 어류, 포유류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25일 오후 5시 팔현습지의 터줏대감인 수리부엉이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팔현습지에 살고 있는 다양한 야생의 친구들을 탐사하고 그 흔적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생명들이 팔현습지를 기반으로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 추가 발견

26일(일) 새벽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우선 조류 조사에서는 팔현습지 하식애에서 전날에 이어 수리부엉이를 다시 함께 목격하고, 주변에서 수리부엉이가 뱉어놓은 펠릿(pellet)도 확인했다. 이로써 이곳 팔현습지 하식애가 수리부엉이 한 쌍의 안정적 서식처임이 입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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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태조사단이 하식애 수리부렁이를 탐조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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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하식애에 둥지를 틀고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팔현습지의 터줏대감 수리부엉이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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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가 소화되지 않은 것을 다시 뱉어낸 '펠릿'이다. 작은 새의 뼈가 잔뜩 들어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외에도 메추라기, 넓적부리, 알락오리, 홍머리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비오리, 멧비둘기, 집비둘기, 물닭, 논병아리, 흰목물떼새, 삑삑도요, 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중대백로(대백로), 쇠백로, 새매, 말똥가리, 방울새, 후투티, 큰오색딱다구리, 황조롱이, 때까치, 까치, 큰부리까마귀, 박새,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동박새, 딱새, 참새, *알락할미새(백할미새), 되새, 양진이에 수리부엉이까지 총 39종이 조사됐다. 도심 하천에서 적지 않은 개체수의 조류가 목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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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에서 목격된 큰오색딱따구리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어류 조사에서는 총 13종의 어류가 확인됐다. 잉어, 돌고기, 참중고기, 참몰개, 누치, 모래무지, 돌마자, 강준치, 얼룩새코미꾸리(수중관찰), 대농갱이, 꺽지, 배스, 밀어 이렇게 총 13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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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금호강 수중에서 목격된 얼룩새코미꾸리의 모습. ⓒ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 성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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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물고기 신동 백민서군(6세)이 팔현습지서 채집한 우리 물고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 어류조사를 진두지휘한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소장은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얼룩새코미꾸리가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 큰 수확"이라고 어류 조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포유류 조사에서는 수달, 삵, 너구리, 뉴트리아, 족제비, 두더지, 멧밭쥐가 확인됐고, 고라니는 조사 기간 여러 마리가 목격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새로운 법정보호종 한 종이 추가로 조사됐다. 바로 하늘다람쥐의 존재가 확인된 것.

깊은 산중에 주로 서식한다고 알려진 하늘다람쥐까지 이곳 팔현습지에서까지 목격된 것이다. 하늘다람쥐의 배설물로 그 존재가 확인됐다. 팔현습지에 접한 산지(제봉)에서다. 하늘다람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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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학교 하정옥 대표가 가파른 산지를 오르며 탐사에 나서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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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둥지와 배설물. 이로써 팔현습지에 14종의 법정보호종이 기록됐다. 이는 금호강 대구구간 전체 13종보다 많은 수다. ⓒ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 하정옥

     

이에 대해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 하정옥 ('추적자학교' 대표, 포유류 담당) 대표는 "하늘다람쥐는 숲이 좋은 곳뿐 아니라 도심숲 인공새집에서도 산다. 대개 오동나무나 은사시나무 등의 활엽수에 딱따구리가 만든 구멍을 둥지로 사용한다. 도심숲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서식지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하늘다람쥐의 팔현습지 출현 배경을 설명했다.


하늘다람쥐의 등장으로 팔현습지에서 14종의 법정보호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그들을 호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수달, 삵, 담비, 얼룩새코미꾸리, 남생이, 원앙, 수리부엉이, 흰목물떼새, 큰고니, 큰기러기, 황조롱이, 새매, 참매, 하늘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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삵의 배설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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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의 배설물은 10여 곳에서 발견됐다. 수달이 팔현습지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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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 은행을 잔뜩 먹고 배설한 곳에 은행이 그대로 들어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는 금호강 대구 구간(42㎞) 전체의 법정보호종 13종(제3차 전국자연조사)을 뛰어넘는 수로 팔현습지가 얼마나 중요한 습지인지가 수치로도 증명된 것이다. 아직 양서파충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법정보호종이 팔현습지에서 목격될 수 있다.

370억 국민 혈세 투입, 환경부발 '삽질'의 강행

그러나 현장 소식은 녹록지 않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토건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3.9㎞에 이르는 슈퍼제방공사부터 시작됐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멸종위기종들의 보고인 팔현습지에 대한 환경부발 '삽질'이 시작된 것"이라고 환경부를 강하게 비난한다. 제방공사부터 시작된 것으로 기존 폭 5미터 제방을 폭 7미터의 슈퍼제방으로 만들고, 무제부 산지 구간엔 교량형 보도교를 놓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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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에 토건 삽질이 강행되고 있다. 슈퍼제방 공사를 위해서 제방 양쪽의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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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의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냈다. 기백 그루가 넘어 보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를 위해 370억 원이라는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 3.9킬로미터 슈퍼제방에 200억 원, 1.5킬로미터 교량형 보도교 산책로에 170억 원이 투입된다.

이에 대해 국립한경대학교 토목공학과 백경오 교수는 말한다.

"200억 원을 투입해 슈퍼제방을 쌓을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하천변 땅을 매입해 저류지 같은 홍수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대안일 것이다. 이런 홍수터가 국내에 없는 것도 아니다. 경기 여주에 '여주 저류지'(2㎢)와 파주에 '장단반도 홍수관리구역'이 만들어져 있다. 이런 미래지향적 대안을 따라가도 모자랄 판에 환경부가 국토부식 토건 삽질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환경단체인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170억 원이 투입되는 1.5킬로미터 교량형 보도교 산책로는 팔현습지의 핵심 생태구역이자 멸종위기종의 '숨은 서식처'를 통과해 들어가는 높이 8미터의 새로운 길을 내는 공사로 이는 정말 심각한 생태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한다. "연결된 산과 강의 생태계를 완전히 갈라놓기 때문"이란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런 반생태적인 토건 삽질을 환경부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하고 있다"라며 "환경부가 토건 삽질 부처인 국토부 행세를 하고 있다. 나라가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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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생태조사단이 팔현습지 구석구석을 탐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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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태조사단이 팔현습지 구석구석을 탐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금호강 난개발 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금호강 공대위')'와 '팔현습지 시민생태조사단'은 28일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당장 국가습지로 지정해 관리해도 모자랄 이렇게 생태적으로 중요한 팔현습지에 환경부는 어이없게도 '삽질'을 강행하고 있다. 요식행위이자 허울 좋은 명분일 뿐인 해당사업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가 부결로 결론내자마자 '삽질'을 바로 강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26일 현재 제방 주변 나무 기백 그루 벌목을 시작으로 슈퍼제방 공사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현장 소식을 전한다.

이처럼 시민단체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발 삽질이 강행되고 있다. 이에 '금호강 공대위'는 강력히 주장한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법정보호종의 보고인 팔현습지를 망치는 사업을 환경부 스스로 벌임으로써 환경부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 이에 대한 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공사1과 책임자의 분명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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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의 집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놨지만 수달이 이용한 흔적은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면서 또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삽질'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우려하는 팔현습지의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 그대로 '삽질'을 강행한다면 거센 시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경고한다"고 환경부를 거세게 성토한다.

환경부는 토건 삽질 대신,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라

'금호강 공대위' 박호석 대표는 말한다.

"법정보호종이 14종이나 서식이 확인된 팔현습지는 어설픈 토목공사를 벌일 것이 아니라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호하는 것이 옳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견되는 법정보호종 야생생물들은 그들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이 사업이 얼마나 엉터리고 위험한 사업인가를 웅변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이 사라지면 우리 인간의 삶터 또한 온전하지 못하다. 환경부는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지금이라도 '삽질'을 중단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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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태조사단이 하늘다람쥐 배설물을 기록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같은 환경부발 삽질 강행에 대해 '금호강 공대위'는 긴급 대책회의를 연다. 대구지역 제정당시민사회단체를 향해 29일 '팔현 반상회'를 소집했다. 멸종위기종들의 '숨은 서식처'이자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집인 금호강 팔현습지를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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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태조사단이 팔현습지 간판 아래 모였다. 금호강은 야생동물의 집이다. 팔현습지 삽질을 멈춰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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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박사 백민서 군(6세)이 팔현습지 금호강에서 조개를 꺼내 보여주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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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태조사단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팔현습지를 배경으로 섰다. 다음을 기약하며 화이팅!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오랫동안 금호강 생태를 조사해오고 있습니다.
#금호강 #팔현습지 #하늘다람쥐 #시민생태조사단 #얼룩새코미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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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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