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용혜인 "민주당 입당은 쉬운 선택, 제3지대 이준석에 내주면 안 돼"

[인터뷰①] 총선 위해 '개혁연합신당' 추진 "민주당, 비전으로 설득해야...시작은 연동형 유지"

등록 2023.12.01 07:12수정 2023.12.01 07:42
41
원고료로 응원
a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11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2대 총선 계획을 발표하며 진보적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개혁연합신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10월 27일 한국갤럽은 '2023년 국정감사 활약 국회의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놀랍게도 1위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었다. 용 의원은 <시사IN>의 '신뢰하는 정치인' 조사에서도 10위 안에 들었다. 야권으로만 따지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탄희 의원,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4위다. 단 한 석만 있는 소수정당 정치인임에도 298명의 국회의원과 대권주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뜻이다.

용 의원은 최근 '개혁연합신당'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11월 24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신당'은 "윤석열 정권 생명연장의 길"이라고, '제3지대'는 "선거공학신당 주창자들"이라고 규정하며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한국 정치가 나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용혜인의 호소 "주판놀음 말고... 당명 내려놓더라도, 모이자" https://omn.kr/26iq8). 11월 30일에는 사회민주당(창당준비위원회), 열린민주당과 신당 추진 합의문을 발표다.  
 
a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열린민주당 김상균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창당준비위원장이 1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연합신당 추진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용 의원은 녹색전환과 혁신국가, 국민통합이란 기치 아래 "예를 들면 개혁과제 30개를 구체적으로 국민들 앞에 보여드리는 연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선거제도다. 총 의석 수와 정당 득표율을 연동시켜 거대 양당 쏠림 현상을 억제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면 기본소득당이든 개혁연합신당이든 국회 진입이 쉽지 않다. 다만 그는 "소수정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서 연동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3지대 깃발 꽂으면 끝 아냐... '개혁'으로 채울 것"
 

‘개혁연합신당’ 추진하는 용혜인 “민주개혁 진영 승리 견인하겠다” ⓒ 유성호

 
- 11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지역구 출마를 고민했고 어느 정도 자신 있었다"면서도 "길을 크게 여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기반을 만드는 것 또한 세력화의 한 방법 아닌가.

"소수정당에게 '한 석'이 얼마나 큰 의미 있는 자리인지, 그 무게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제가 재선에만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길이고, 국민의 응원과 반대로 가는 길 아닐까 싶더라. 

민주당이 고립되고 진보정당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무당층의 정치 불신과 환멸이 가장 커진 시기다. 자칫 제3지대를 선거공학적 세력과 이준석 신당에게 고스란히 내어주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 결과 보수정권은 확장하고 개혁정치는 좌절될 수 있다. 내년 총선을 3자 구도가 아니라 4자 구도로 만들고, 누군가가 제3지대에 가서 깃발을 꽂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3지대를 개혁적 내용으로 채워내는 것이 소명이라 판단했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 출마 지역은 광주가 유력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수도권 한두 곳, 호남 1곳 정도 고민했고 지역에서나 외부에서나 특정한 지역에 출마하는 게 어떠냐는 요청과 제안도 있었다."


- 민주당과 지지층이 겹치는데, 혹시 지역구에 나가면 표가 분산될 수 있다고 봤나.

"지역구를 검토할 때는 그런 고민도 있었다. '민주진보진영의 승리가 필요한 선거에서 민주진보진영 모두가 패배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면 곤란하다'는. 개혁연합신당이 성공하는 길에 (지역구 출마가) 필요하면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어쨌든 지금은 고민하지 않는다."

- 최종적으로 기본소득당의 총선전략은 '개혁연합신당'이 됐다. '묻지마 반윤연대'만으로는 안 된다며 '녹색전환, 혁신국가, 국민통합'이란 연합의 기준을 제시했는데 기존 진보정치 노선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추상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한 연대·연합, 인물 중심 연대·연합도 수없이 봤다. 그런 연대·연합은 국민들에게 새로움과 감동을 줄 수 없다.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노동을 말하고, 노회찬 의원을 호명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얘기한다. 기존의 노동 중심 연대·연합이 그와 함께 할 수 있을까? 없다. 추상적 가치 중심의 연합이 가진 한계다. 저는 예를 들면 개혁과제 30개를 구체적으로 국민들 앞에 보여드리는 연합을 하고 싶다. '22대 총선에서 개혁연합신당이 승리하면 저 30개의 과제가 논의되겠구나'라는 걸 분명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 정의당 '세번째권력'은 11월 27일 토론회에서 '이준석과는 함께 해도 용혜인과는 못한다'고 했다.

"기본소득당이 제안하는 방향에 동의하지 못하면 그럴 수 있다. 생각이 다르면 같이 하기 어려우니까. 그런데 그 뒤에 '이준석 신당과 감정적으로도 가깝다'는 표현이 붙었다. 정치를 감정으로 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던 사람들이 친소관계에 의해서 정치를 하는 건, 그들이 비판해온 구태의 모습을 반복하는 일이다. 

또 이준석식의 소수자 공격, 이를 통해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는 것을 비판했던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어떻게 그와 감정적으로 가까울 수 있는지도 굉장히 의문이다. 현재의 제3지대 논의가 가진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인터뷰 뒤인 11월 30일 장혜영 의원은 세번째권력에서 탈퇴 - 기자 주)."

"'제2의 위성정당'은 프레임 씌우기... '양당 나빠' 의미없다"

- '반윤석열' 전선에서 민주진보정당들이 이준석 신당에 '지분'을 뺏길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모두가 '반윤석열'을 할 때, '윤석열 다음'을 무엇으로 채울 거냐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해서 차별성이 없다. 그러다보니 내부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준석 전 대표가 더 새롭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도 '반윤석열 다음'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석열 다음'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게 우리의 과제다."

- 지지층 가운데는 '차라리 민주당에 입당하라'는 이들도 있지 않나.

"어떻게 보면 저 개인에게는 민주당과 합당하거나 민주당에 들어가서 열심히 하는 게 손쉬운 선택이다. 다만 지금 한국 정치에 필요한 게 과연 그런 거냐고 묻는다면, 저는 민주당을 견인해내고 대한민국이 더 개혁적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개혁연합신당이 안착하려면 민주당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하냐도 중요하다. 자칫 더불어시민당과 비슷하다면 '제2의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텐데.

"전형적인 프레임 씌우기다. 민주당이 만든 게 아닌데 어떻게 위성정당인가. 그리고 위성정당과 정반대다. 위성정당은 모정당의 주변을 뱅글뱅글 돌지만, 개혁연합신당은 민주당과 민주진영을 더 개혁적으로 견인해내겠다. 또 민주개혁진영의 승리,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선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당 모두 나빠'처럼 손쉬운 양비론을 내세워서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민주당과 필요한 부분에서 연대와 연합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을 거절할 필요도 없다."

- 우원식 의원은 지난 11월 20일 토론회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연합정당' 식의 역할분담을 제안했다. 비슷한 관계 설정을 생각하는가.

"구체적으로 저희가 지역구를 민주당에 몰아주는 것을 고민하거나, (신당을 위해) 교감하는 단위들과 논의한 적은 없고. 연대와 연합은 지역구와 비례 양쪽에서 다 있을 수도 있다."

- 개혁연합신당에서도 지역구 출마자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논의 과정에서 조율할 문제다. 현 단계에서 지역구는 어느 정당, 비례는 어느 정당 이렇게 가져갈 문제가 아니다. 우원식 의원 이야기도 '지역구는 무조건 민주당'이 아니라 연동형 비례제를 지키고, 그걸 설득해 나가기 위한 과정에서 말한 예시로 이해하고 있다."

- 실제로 투표용지에서 앞쪽 번호를 받으려면 현역 의원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더불어시민당이 만들어질 때도 민주당의 '의원 꿔주기'가 있었다. 내년 총선에선 없다고 보면 될까.

"그런 건 저희는 생각도 못해봤는데(웃음)."

- 민주당과의 연대 속에서 소수정당들이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하는 것은 진보세력의 오랜 '성공공식'이었다. 하지만 2020년 위성정당 등장으로 어렵사리 도입한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기본소득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진보세력 안에 존재한다. 이들도 함께 할 수 있나.

"그들이 기본소득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논할 건 아닌 것 같고. '선거공학적 세력과 연대하지 않는다. 보수정권 재창출로 귀결될 연대는 하지 않는다. 분명한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연합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본소득당이 제안한 녹색전환과 혁신국가, 국민통합에 동의한다.' 이런 세력이라면 누구든지 논의하고, 연대·연합할 수 있다. 다만 말씀한 분들이 그런 세력인지는 봐야겠다."

"병립형이면 과반? 민주당, '비전'으로 국민 설득해야"
 
a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11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회 국회의원선거(총선)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개혁연합신당이 다음 국회에 안착하려면 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선거제도의 종류를 떠나 용혜인 의원도 발의한 '선거연합정당법' 등을 처리하는 일이 선행됐다면 어땠을까. 숙제가 밀리다보니 '병립형 회귀냐 아니냐' 하는 상황으로 몰린 것도 같다.

"연동형 유지 혹은 확대를 주장하는 쪽에 '똑같이 위성정당 공포를 조장하는 전략이라면, 국민의힘을 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위성정당 공포론을 활용한 선거제 개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위성정당 방지가 안 되면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는 논리에 방어가 안 되는 상황에 내몰렸다. 연동형을 강화하고 안착시키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논의해왔다면 선거제 개혁 논의가 이렇게까지 무너지진 않았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월 28일 유튜브 방송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현행 선거제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막기 위한 의석 수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촛불 이후 탄핵대상이었던 정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가 동의해서 만든 제도가 연동형이다. 각 정당의 유불리와 상관없이 연동형을 지키는 게 맞다. 만약에 병립형으로 돌아간다면, 사실 거대 양당이 의석을 다 가져가는 상황이 예상된다. 

'누가 제3정당을 하냐'가 아니라 4당, 5당, 6당이 공존하고 그 과정 속에 경쟁과 연합이 활발해져야 정치문화도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연동형이 필요하다. 소수정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그대로 의석 수에 반영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선거제도는 게임의 룰'이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정치가 1당과 2당의 게임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면 실제로 우리가 목소리를 들어야 할 수많은 국민들은 그 게임에서 배제된다."

- 연동형이 유지된다면 '조국 신당, 송영길 신당' 등 정당들이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남는다.

"2016년 총선은 병립형이었지만 그때도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상당히 많은 정당의 이름이 들어갔다(총 27개 정당 – 기자 주). 정당의 난립이 연동형 때문에 발생하는가? 아니다. 많은 정당이 생기는 게 나쁜 일인가? 아니다. 오히려 인구가 5천만이나 되는 나라에서 하나 혹은 두 개의 정당만이 모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한 일이다. 국민들의 삶의 욕구와 방식이 다양해지는 만큼 정당들의 모습도 다양해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런데 국회에 들어올 수 있는 문턱 자체가 너무 높아서 다양한 정당들이 국민들에게 본인들의 정책과 비전을 설득하고 정치적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원외정당으로 남아있다. 국회 문턱이 낮아지고 더 많은 정당이 국회에서 경쟁해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의미 없는 정당들의 난립'은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 어쨌든 선거제 관련해선 민주당의 입장이 중요한데,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는 민주당 의원들도 선거제도를 '게임의 룰'로 보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하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당을 모토로 가진 정당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로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게 민주당이 갖고 있는 보수정당과의 차별점이어야 한다. 그 내용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선거제만 돌아간다고 과반을 차지할까? 아니다. 제가 제안한 개혁정치연합이라든가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에게 민주당의 비전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를 해나갔으면 좋겠다. 그 시작은 병립형 회귀가 아닌 연동형 유지다. 빠른 시간 내에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

* ②번 <"하나도 안 맞지만..." 용혜인이 이준석 짠 하다고 한 이유 ">로 이어집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개혁연합신당 #민주당 #2024총선
댓글4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다시는 고등어구이 안 먹을랍니다
  2. 2 가수로 데뷔한 2011년 이후... 날 무너뜨린 섭식장애
  3. 3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말한 바로 그날, 장모가 한 일
  4. 4 윤 대통령의 8가지 착각... 그래서 나라 꼴이 이 모양
  5. 5 신동엽-성시경의 '성+인물'이 외면한 네덜란드 성매매 현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