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민주시민교육',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

[주장] 세계 교육 개혁을 역행하는 윤석열 정권 교육 정책

등록 2023.12.05 10:26수정 2023.12.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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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민주시민교육법 관련 국회 학술토론회 포스터 2020년 7월 22일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박찬대 의원, 권인숙 의원이 주최해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학교민주시민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향후 입법 과제 포스터 ⓒ 강민정의원실 제공

1996년 15대 국회부터 2020년 21대 국회까지 25년 동안 '민주 시민 교육지원법안'이 일곱 차례 입법 발의되었다. 21대 국회에선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해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 상정돼 있다. 21대 국회에선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 또한 '학교 민주시민교육 법안'을 다시 대표 발의했다. 현재 상임위인 교육위에 상정돼 법안소위에 회부된 상태이다.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점이다. 이번 21대 국회 회기에도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애초에 '국민의 힘'은 민주시민교육 관련 법안에 관심조차 주질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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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교육> 비판 학술토론회 포스터 2022년 11월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국민의 힘 김기현 의원과 한국 교총에서 주도한 <민주시민교육> 비판 학술 토론회 포스터를 글쓴이가 사진 촬영 후 갈무리하였음.(출처 : 하성환) ⓒ 하성환


오히려 민주시민교육을 반대하는 행사를 여는 등 거꾸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2022년 정권이 바뀌면서 지금은 입법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조차 완전 동력을 상실한 상태로 보인다.
 
2022년 윤석열 정권 등장 이후, 강 대 강 대치 국면에서 국회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설령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대통령 재의 요구권 행사로 거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학교 '민주시민교육'은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북서유럽 국가들이 하나같이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 왔던 세계 교육개혁 흐름과 정면 배치된다.
 
게다가 'OECD 교육 2030 보고서'에서 강조한, 보다 나은 삶과 사회변화를 위해 교육의 변혁적 역량을 강조한 방향 설정과도 심히 어긋나는 흐름이다. 한국 사회는 OECD 국가 가운데 '청소년 주관적 행복 지수'와 '사회적 상호작용' 내지 '협력' 부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사는 능력'과 '관계 지향성' 역시 OECD 36개국 가운데 35위~36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북서유럽의 경우,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한 이후, 18세 이상 청소년 투표율이 증가했다. 5년 전, 스웨덴 열다섯 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 환경운동가로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기후 문제를 기후 정의로 인식해 북서유럽 청소년들이 UN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었던 사건 또한 '민주시민교육'이 낳은 소중한 결실이다. 2019년 핀란드에서 34세 최연소 총리 산나 마린이 등장한 것도 '민주시민교육'의 힘이다. 20세 탐페레 대학 시절, 산나 마린은 '사민당 청년조직'에 가입해 정치에 입문했다. 따라서 34세에 최연소 총리가 되었을 당시 산나 마린은 정치경력 15년 차였다.
 
이미 탐페레 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상태였다. 그녀는 사민당 청년조직을 통해 정치인의 미덕을 쌓고 다당제 의회민주주의 특징인 소통과 협력, 양보와 절충, 토론과 협상의 기술을 배우고 정치적으로 단련하였다. 무엇보다 산나 마린은 의제 설정에서 돋보였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도 뛰어났다. 정치인의 덕성과 품격을 아우른 모습이다. 좌파동맹 당 대표이자 산나 마린 총리 연정에 참여한 교육문화부 장관 리 안데르손(당시 32세) 역시 좌파동맹 청년조직에서 정치적으로 단련된 인물이다. 더구나 산나 마린 사민당 연정에서 19명 중 12명이 여성 장관(63%)으로 구성됐다.   산나 마린 내각에 입각한 좌파 동맹(32세), 녹색당(34세), 중도당(32세) 당 대표들은 교육문화부 장관, 내무부 장관, 재무 장관을 맡았는데 모두 32세, 34세 여성들이다. 모두 어린 시절부터 학교 교육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학습한 결과이다. 나아가 청소년 시절,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려는 열망으로 정당 청년 정치조직에 가입한 인물들이다. 세상을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민주주의자로 단련된 정치인으로 성장한 눈부신 장면들이다. OECD 가입국 가운데 영국, 아일랜드, 스웨덴, 핀란드, 독일, 프랑스 등 22개 국가에서 '민주시민' 교과를 필수교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게 오늘날 국제사회 현실이다. 미국 또한 2014년 기준 44개 주에서 '시민'(Civics) 교과를 필수과정으로 가르치고 있다.(주1)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교육은 더 이상 주입식 '입시 경쟁 교육'으로 지속할 수 없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에 가장 적합한 교수-학습 형태는 독일 '마그데부르크 선언'(2005)에서 천명했듯이 단연코 모둠별 프로젝트 수업이다.(주2)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이 주도하는 학생 활동 중심 학습이다. 협력적 관계를 통해 협동학습을 유발하고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인다. 교육과정의 일상에서 모둠별 토론과 발표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균형 잡힌 지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들은 프로젝트 의제를 준비하고 설정하며 진행과 평가의 전 과정을 거치면서 공감 능력과 책임감, 그리고 지속가능성과 시민 의식을 체득한다. 무엇보다 '실천 의지'를 갖는 것은 민주시민교육이 의도하는 핵심 가치다.(주3) 공익적 가치를 위해 아이들 스스로 행동하고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아가는 체험은 그 자체가 온전한 인격으로 성장해 가는 지름길이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
 
주1) Eurydice Brief Citizenship Education at School in Europe 2017. p. 20 ; 김원태(2020). 「학교시민교육이 입법화되어야 하는 이유」. 『학교 민주시민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향후 입법 과제 』. 국회 학술토론회 자료집. 2020. 7. 22. 6쪽에서 재인용.
주2) 독일은 2005년 "민주주의를 배운다는 것은 곧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것"이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마그데부르크 선언」에서 프로젝트 학습이 민주시민교육의 기본이자 핵심적인 학습방식임을 천명했다.
주3) 제리 제퍼스, 최상덕, 김호원 옮김(2018). 『청소년은 어떻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가? 흥미진진한 아일랜드 전환 학년 이야기』. 서울:살림터. 56쪽.
#학교민주시민교육 #마그데부르크선언 #프로젝트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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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동기는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의 안위를 뒤로한 채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펼쳤던 항일투사들이 이념의 굴레에 갇혀 망각되거나 왜곡돼 제대로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점이 적지 않아 근현대 인물연구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복원해 내고 이를 공유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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