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가용을 놔두고 버스를 탈 수 있겠습니까?

알뜰교통카드의 실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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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옥(treegem)등록 2023.12.27 09:22
2021년부터 알뜰교통카드가 나왔다. 일정 거리를 승차 전이나 승차 후에 걸으면 교통비를 할인해주는 카드이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그 실효성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 든다.

알뜰교통카드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추진한 사업인데, 그 목적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 교통비 절감 및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 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하여 지급하는 사업입니다."

교통비 절감 및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편한 자가용을 놔두고, 알뜰교통카드를 만들어 버스를 이용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며칠 전 폭설로 직장 동료들은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왔다. 그런데 몇몇은 위험을 무릅쓰고 자가용을 운전해서 직장에 왔다. 버스를 어떻게 탈지 몰라서 그냥 자가용으로 출근한 것이다. 이들을 버스 이용객으로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이라도 버스를 타보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현재 알뜰교통카드는 한 달에 15회 이상, 최대 60회까지 승차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정상 출퇴근을 해도 한 달에 20회인데, 출퇴근을 하지 않은 사람이 버스를 이용하여 할인을 받기란 정말 어려운 시스템이다. 자가용 이용자를 변화시키거나 가끔이라도 버스를 이용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1회를 이용하면 단돈 50원이라도 할인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알뜰교통카드는 교통카드 이외의 특정 카드사와 연결되어 카드를 신청해야 가능하다. 이미 버스 교통카드가 있는데 교통 할인을 위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특정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선전을 위한 미끼 상품 같은 느낌이 든다. 버스를 타는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면 교통카드 자체를 사용하면 할인을 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출발할 때와 도착할 때마다 알뜰교통카드 시작과 마침을 눌러주어야 하는데, 바쁜 일상에서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걷기와 버스 타기를 장려하는 정책이라면 마일리지 효과를 확실하게 홍보해 주면 좋겠다. 마일리지 적립 여부를 본인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바로 할인 금액을 카드사로 보내기 때문에 본인도 얼마나 할인을 받고 있는지 모른다. 본인의 노력에 의해 얼마나 알뜰교통카드로 할인을 받았는지 아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이다. 

알뜰교통카드제도는 목적대로라면 참 좋은 제도이다.  이 제도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카드사 입장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입장을 헤아려 조금만 시정해주면 더 좋은 제도가 될 것이다. 버스비가 올라 더욱 힘들어지는 이때 알뜰교통카드 이름답게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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