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이름 물은 뒤 한부모 가정이세요? '기습' 조사 논란

교육부 '늘봄학교 운영 위한 기초 조사'에 민감 질문... "프로그램 지원 위해 가정행태 질문"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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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언론창 윤두현(educhang)등록 2024.01.04 17:44

교육부가 실시한 설문조사 이미지. ⓒ 교육언론창



교육부가 예고없이 일선 초등학교에 신입생 예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늘봄학교 기초 조사'를 실시토록 해 불만을 사고 있다. 질문 내용에는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과도한 조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4일 경기 파주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받은 '늘봄학교 관련 기초 조사 안내' 공문을 보면, "2024학년도 늘봄학교 운영 준비를 위한 기초조사"라며 1월 1일부터 8일까지 1주일간 조사 기간을 뒀다. 설문조사는 온라인으로 이뤄지며, 신입생 예비모집 때 직접 조사를 하거나, 또 학부모에게 개별적으로 설문조사 URL을 공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늘봄학교 운영 준비 위해..."

관련 설문조사를 하는 ㈜오픈서베이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다고 밝힌 조사 질문지에는 모두 13개 문항을 담고 있다. 학부모의 거주지, 자녀 입학학교, 자녀 신상 등에 대한 질문과 늘봄학교 참여 의사와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 등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서 가정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외벌이 가정', '맞벌이 가정', '다자녀 가정',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교육비지원대상 가정' 등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학생의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적으라고 하면서다. 

이에 일선 학교에서는 "초등학생 신입생에게 민감할 수 있는 개인정보까지 굳이 밝히라고 해야 하느냐"고 문제를 지적했다.

"민감정보인데..."

경기 북부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1학년 학부모들은 사실 늘봄학교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가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학부모에게 한부모 가정이냐, 조손 가정이냐 묻는 것이 바람직한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3일 입장문을 내고 "갑작스런 공문을 누가 처리해야 할지, 어느 담당자가 기초조사를 운영해야 할지를 두고 학교 내 혼란만 부추겼다"며 "예비 학부모에게 무작정 정책의 장점만 부각한 설문조사는 학부모와 학교에 대한 기만이자 모독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방과후 프로그램의 경우 학부모 부담이다. 하지만 앞으로 다문화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등에 방과후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가정 형태를 묻는 질문을 포함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창의재단 "방과후 프로그램 지원 위해 가정행태 질문"

한편 교육부에서 늘봄학교를 전담하는 부서 책임자가 발령 3개월 만에 교체된 사실이 알려졌다.

교육부는 교육복지돌봄지원국 방과후돌봄과장으로 A과장을 1월 1일 자로 발령냈다. 전임 과장은 지난해 9월에 부임해 결국 3개월 만에 늘봄학교 담당부서 책임자가 교체된 것이다.

전교조 장은정 초등위원장은 "지난해 1월 늘봄학교 정책을 발표했던 과장은 발표이후 9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고, 이어 온 과장은 3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다"며 "담당 부서장의 잦은 이동으로 늘봄학교가 일관성있게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언론[창]은 이와 관련 교육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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