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0월 12일자 서울신문 인터뷰 기사 모습. ⓒ 교육언론창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특권학교가 사교육비 주범'이라는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자사고를 사실상 만든 이주호 교육부장관의 과거 예언이 눈길을 끈다. 정부는 16일 국무회의를 열고 '사교육비 폭증과 고교 황폐화 이유' 등으로 문재인 정부가 2025년부터 추진키로 한 자사고와 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없던 일로 되돌렸다.
자사고가 과외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학교?
2일, 교육언론[창]이 확인해보니, 2007년 10월 발표된 이명박 대통령 후보 교육공약을 주도했던 이주호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고의 사교육 감소론'을 펼쳤다. 이 장관은 당시 자사고 100개 신설 등을 내세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정책을 만든 인물이다.
이 장관은 2007년 10월 12일자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과외(사교육)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율형사립학교 등 300개 학교를 일반고에서 다양하게 전환하면 그만큼 학생이 들어갈 기회가 많아지게 되고 과외비(사교육비)도 줄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17년이 흐른 올해 현재 이 같은 자사고 확대정책은 사교육비 상승 주범으로 내몰린 상태다. 자사고는 사립학교가 교육과정 자율권을 갖는 대신 일반고 평균 대비 많게는 66배 이상인 한 해 3064만원의 학부모 부담금을 받는 학교다. 현재 전국에는 34개의 자사고가 있다.
이 장관의 자사고 예언 뒤 17년 뒤인 올해 1월 15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고액 사교육비를 쓰는 학생의 경우, 일반고를 희망하는 중3 학생은 7.2%였다. 반면 과학고는 42.9%, 영재학교는 25.0%, 외고·국제고는 19.5%, 자사고는 15.7%로 크게 많았다. 그 차이가 일반고 대비 특권학교는 크게는 5.9배에서 작게는 2.1배에 달했다.
고1 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액 과외비 상황을 보면 일반고에서는 7.1%인 반면, 영재학교는 43.8%로 치솟아 6.1배를 기록했다. 과학고는 38.5%(5.4배), 자사고는 29.0%(4.1배), 외고·국제고는 21.7%(3.1배)에 달했다.
이 결과는 사교육걱정이 국회 교육위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일반고와 자사고, 외고 등 특권고 1학년 학생과 이들 학교 진학 희망 중학교 3학년 학생 5574명을 대상으로 월 15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이에 대해 구본창 사교육걱정 정책대안연구소장은 교육언론[창]에 "이주호 장관의 17년 전 예측은 정확하게 빗나갔다"면서 "특목·자사고와 관련된 사교육은 해당 고교 입시와 진학 이후 고교내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하게 되는 것이다. 고입과 대입 체제는 그대로 둔 채 특목·자사고를 늘리면 오히려 입시경쟁을 위한 사교육이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최근엔 "AI 교과서 정착되면 학원 안보내도 된다"?
한편, 이 장관은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와 관련해서도 지난 달 19일 한 경제신문 행사에서 "고등학생은 한 달 평균 학원비가 80만 원이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가 정착되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사교육 절감'을 다시 예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사교육업체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이어서 이 같은 이 장관의 예언은 다시 빗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교육계의 시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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