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유어만 대화록(1948. 7.11)과 유어만 본국보고서 내용을 비교해보았다.

김구 "풍옥상/며칠내 중요발표" 발언누락

검토 완료

안재석(annsr)등록 2024.02.26 14:35
영화 건국전쟁에 언급된 7.11 자 유우만 당시 중화민국 공사(겸 유엔한국임시위원회 중국대표)와 김구 대화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위 영화는 유우만 공사가 대화록을 직후 영문번역하여 이승만에 전달했고, 2009년경에야 공개되었는데 그 내용중에는 '김구의 본심, 즉 북의침공을 예견하고서 단정에 참여안했다.'고 해석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유우만 공사는,  남한 단독선거를 전후하여 장개석의 지시를받아  이승만, 김구 합작 및 김구의 단독정부 참여를 종용하고 있었다. 유어만이 당시 헌법제정(1948. 7.17)과 정부통령선거(7.20) 직전인 7. 11. 김구를 방문한 것은 1차목표가 단독정부 합작을 종용하는 것, 부수적으로는 그의 남북협상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O 김구 - 유우만 대화록(48.7.11) 
 
미국의 우드로윌슨센터가 연세대 이승만연구소로부터 받아 공개하고 있는 문서
(https://digitalarchive.wilsoncenter.org/document/record-conversation-between-kim-gu-and-liu-yuwan 작성자, 수신자가 생략되어 있고, 총 2장 중 마지막장의 말미에는 종이로 가리워진 듯한 흔적이 있다)
 
(To Be Kept in Strict Secrecy)
 
The following is the gist of the talks carried on between Mr. Kim Koo [Kim Gu] and Minister Liu Yu-man [Liu Yuwan], Chinese Minister at Seoul, over an hour beginning from 11:00 a.m., July 11th, 1948, in a surprise visit made by the Minister. 1948년 7월 11일 오전11시부터 한시간 대화의 내용 

.......... (중략)...............


Kim: Don't you think it possible for America to back down? 미국이 (남한만의 단정입장을) 철회할 가능성이있는가?

 Liu: Impossible, for the American people is solidly backing Korean independence. 미국은 한국의 독립을 지지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Kim: One of the motives for going to the Leaders Conference was to see the actual things happening in North Korea. Even if the Communists stop expanding the Korean Red Army for three years to come, all the efforts in South Korea will hardly be able to build up an army to the present strength of the red army. The Russians will easily set it on its southward swoop without incurring the blame for the moment a government is set up here, the People's Republic will be proclaimed. 내가 북 연석회의에 참여한 것은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을 확인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는데, 공산주의자들이 북한적군 확장을 3년동안 멈추더라도 남한에서 아무리해도 현재의 적군의 세력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비난을 자초하지 않고 그것을 남진하도록 할 것이며 여기 정부가 수립되면 인민정부가 선포될 것이다 (*단정에 대한 미국입장 철회않으면 내전위험을경고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
 
Liu: It will not happen unless Russia means war which she doesn't. In the past Russia reconciled twice before international coercion, once from Korea and the other time from the Laotung [Liaodong] Peninsula. Probably she will do so again under the impact of the roused world opinion working through UN. If the government now being set up is to be an American puppet just as the northern regime is a Russian one, I could easily understand your stand to collaborate with neither. With UN backing, it will be a sovereign one, a base to win union from. The weaker you find it, the more unreserved should be the weight you throw in. 러시아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과거 러시아는 한번은 한국으로부터 한번은 요동반도로부터 국제분쟁을 회피한 적이 있고 아마도 유엔 등 세계여론의 압력 하에 똑같이 할 것이다. 만약 지금 수립되는 남한정부가 북한정부가 소련의 꼭두각시인것처럼 미국의 꼭두각시라면 당신이 어느쪽과도 협력하지 않겠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남한정부는) 유엔의 지지속에 주권국이 될 것이고 이로부터 통일의 기초가 될 것이다. (남한정부가) 약할수록, 더욱 참여해야한다.  
 
 
 
O 유우만공사 본국(중화민국) 보고 (48.7.13)
  
그런데 당연히 중국공사인 유우만은 본국에 보고한다. 아래는 2007년 국사편찬위가 대만의 과거 외교문서를 번역본 간행한 내용이다(중국대만소재한국사자료조사보고 II, https://db.history.go.kr/item/bookViewer.do?levelId=fs_014_0050 )
 
보고일은 7월 13일인데, 제헌헌법 3독회(7. 12~13)은 "내일"로, 김구와의 3시간 면담(7.11)은 "어제"로 표현되고 있어서 실제로는 7. 12.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본국보고서의 중요내용이 위 대화록에는 빠져있다.

즉, 밀담의 내용중 김구가  "자신은 어떠한 경우에도 馮玉祥(* 풍옥상,중국의 군벌로 배신자의아이콘)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을 것"(*풍옥상은 중국 군벌출신으로 입지를 자주 변경하여 국민당에서 공산주의협력으로 불신받는 인물임. )고 말했다는 부분, 
또, "며칠내에 중대한 발표를할 것"이라는 부분과 달리 대화록에는 멀지않은 시기 자기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내용만 있다 ( 대화록 중, Kim: (gravely smiling) I knew all the time what was coming. As a fact I have something on my mind, which I have kept away even from the closest of my colleagues and which I think it improver to divulge to you now. I tell you this much; in no distant future, I will make everything clear, whether my friends, including you, like it or not. I hope you can wait, can't you? ) 

아래는 국사편찬위원회가 간행한 내용이다. 

 
 16. 劉馭萬 총영사의 報告
 
[발신] 劉馭萬
[수신] 外交部
[연월일] 1948년 7월 13일
[번호] 제145호
[내용]
극기밀:남경외교부. 제191호 전보 잘 받았습니다. 한국국회는 내일 헌법 3독통과(*7.12~13)를 앞두고 있습니다. 정부조직법도 2-3일 내에 제정될 것입니다. 이승만은 이달 중순부터 정부조직을 시작하여 8월 15일 이전 전 세계에 대한민국정부 수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한국위원회의 진용은 이전과 동일합니다. 캐나다·호주·인도의 의견이 여전히 맞지 않고 있습니다. 시리아대표가 뉴욕에서 보낸 전보에 의하면 시리아정부는 한국이 정식정부를 성립하는 것에 대해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시리아대표는 재차 한국을 방문할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프랑스대표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뀐다면 한국문제의 전도는 낙관적입니다.
저는 蔣 대표가 보고한 3가지 제안에 대해 모두 동의합니다. 특히 세 번째 내용을 중시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 차례의 의견 교환을 통해 이승만은 비로소 한민당이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가운데서도 부통령의 자리를 김구에게 양보하는데 동의하였습니다. 다만 그 조건은 김 씨가 공개적으로 정부에 반대하지 않고 북한과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승만은 곧 국회에 김구를 부통령으로 제안할 것입니다.
어제 아침 김구와 3시간가량 밀담을 나누었습니다. 김씨는 정치활동을 재개할 의향이 있는 듯 앞으로 며칠 내에 중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아울러 김 씨는 자신은 어떠한 경우에도 馮玉祥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김 씨의 의사보다는 부하들의 의견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승만은 김구를 받아들이기는 할 것이지만 결코 김 씨 주변의 인물들까지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 씨 주변 인물들을 받아들인다면 한민당 내부에 커다란 분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1-2일 내에 재차 김규식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회담 결과는 다시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2차 남북영수회담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평양에서 거행되었습니다. 2김은 북한 2김이 남하해야만 계속 회의에 참가할 것이라 하지만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劉馭萬】
註) 亞東司 191호 전문은 蔣 대표와 羅 대사가 보내온 한국문제에 관한 건의 내용을 전달한 것임.
 
O 결어

역사는 전체자료와 맥락을 보고 검증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자료를 놓고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이마져 검증의 대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본국보고서에 언급된 김구의 "풍옥상이 되지 않겠다.(공산 변절 않겠다)""며칠내 중대발표" 등 핵심내용이 빠져있는 위 대화록 역시 검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48. 7. 18. 유어만 김규식 요담
* 김구는 48. 7. 19. 기자회견에서 출마거부를 밝힘
* 김구, 김규식 7. 20. 최근 북의 일방적인 제2차남북협상 및 인민공화국선포를 이유로 남북협상포기선언("그러나 최근의 신문보도에 의하면 평양에서 소위 제2차남북협상을 행하였다 한다. 이것을 보면 우리는 의구치 않을 수 없다. 그 회의가 일의 독단일 뿐 아니라 그 참가단체로 보드라도 제1차협상의 남한을 대표하여 참가한 정당 사회단체 사십일개에 비하여 과연요 무기였다(없었다) 그래도 이것이 민의에 의한 통일이라 주장하면서 인민회의란 것을 통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한 헌법에 의하여 인민공화국을 선포하고 국기까지 바꾸었다. 물론 시기와 지역과 수단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반쪼각 국토위에 국가를 세우려는 의도는 일반인 것이다. 이로부터 남한북한 호상경쟁적으로 국토를 분열하며 동족상잔의 길로 나갈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진정한 애국동포들과 더부러 민주자주통일의 국가를 건립하려는 그 노선을 더욱 굳게 직히며 최후까지 노력할것을 천하에 정중하게 선명한다." 주, 대,부통령 선거당일에 남북 각 단정을 모두 비판하면서 이것이 동족상잔을 초래할것이라고 하며, 민주자주통일의 국가를 건립할 것을 재차 다짐하는 내용)
 (이상 48. 7. 20.자 경향신문 라이브러리, "본연의 자태로 돌아간 양김씨 (공동성명, 남북협상수방기))
 
* 7. 20. 남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이시영 국회간접선출(의원의 자유투표에 의한 결과 불출마선언한 김구 대통령, 부통령 각 2위득표) 
 
*제헌헌법 제3독회 및 의결 : 제28차(7.12.) 회의 이승만 의장은 독회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하여 이틀만에 마치고, 전원기립으로써 헌법안을 통과시켰다 註04 제1회 국회 본회의 제27차 회의록 10-17쪽, 제28차 회의록 3-8쪽 및 10-16쪽.
 
*우드로윌슨센터에 준 유어만-김구  대화록 (현재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보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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