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문화예술, 진입장벽 허물어져 가는 국내 미술시장?

[인터뷰]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 오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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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우(jeongwoo9812)등록 2024.03.11 08:47
 2024년 국내 미술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지난해 상반기 국내 아트페어 시장은 흔히 반 토막이 났다고 할 정도로 침체기를 겪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산 가격의 하락, 국내 경기 침체 영향이 손꼽아진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국내 미술시장을 전망적으로 보고 있다. 미술품 판매 저조에 비해 최근 국내 화랑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통적으로 화랑 지역이었던 삼청동이 아닌 강남 부근에 새롭게 한국 지점을 유치하는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많았다.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을까.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의 변화이다. 최근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MZ 세대가 새로운 고객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세대들이 미술에 가지는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 미술시장의 잠재력 또한 긍정적으로 상승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업계의 진단은 결국 왜 2030이 미술산업에 열광하게 되었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통념적으로 미술은 오직 상위 일부 계층만이 소유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젊은 세대들은 그러한 진입장벽을 깨뜨리고, 해당 시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었을까?
 
MZ세대들이 미술에 열광하는 방법
 
 우선 새롭게 '가치 소비'에 중심을 두는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미술시장에 안착하게 된 것이 크다. 가치소비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소비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소비행위를 말하며, 최근 MZ세대의 소비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미술시장 내에서 자신의 소비행태를 취향 소비 그 이상으로 스스로 인식하고 지향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이다. 
 또한 그 성격도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영향력이 넓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칭하는 트렌드 용어도 등장했다. '디깅 모멘텀'(Digging Momentum). 서울 대학교 김난도 교수 연구팀의 <트렌드 코리아 2023>에 등장한 키워드로, 디깅 모멘텀이란 말 그대로 특정한 분야에 과몰입하는 행위와 소비 행태를 말한다. 디깅 모멘텀은 일상적이고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자가 몰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디깅'하고, 주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모멘텀'을 보여준다. 그 범위도 굉장히 넓다. 미술시장으로 한정하자면, 미술관에 접근하는 경로부터 궁극적으로 작품을 구매하고 수집하는 과정까지. 미디어 기업과 같이 해당 산업과 관련된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소비층이 변화하니 관련 기업들도 발맞추기 바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기업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의 가이드로 찾는 콘텐츠, 그 누구보다 대중들의 디깅을기다려왔던 미디어 기업. 바로 '널 위한 문화예술'이다.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기업
 
 널 위한 문화예술은 2018년에 설립되어 현재 소셜 미디어 총합 1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 국내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 기업이다. 문화예술 그중 특히 시각예술 분야와 관련한 컨텐츠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통하며 시작해, 2021년부터는 '사적인 컬렉션'이나 '99티켓'과 같은 미디어 커머스도 운영 중에 있다. 2022년에는 국내 시각예술 콘텐츠 플랫폼 1위를 달성해, 10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 A투자를 유치받기도 하였다. 
 
 초창기부터 이어져 온 널 위한 문화예술의 메시지는 심플하다. 예술은 더 이상 소수만의 문화가 아니라, 우리 삶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을 만큼 근접한 것. 즉 새로운 유입층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다 대중 친화적인 시각에서 예술을 소비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널 위한 문화예술의 컨텐츠 또한 시각 예술 전시 및 여러 문화예술 정보를 소개해 주거나('널 위한 문화예술'), 미술 관련 지식이나 교양을 쉽게 전달시키는('예술의 이유') 영상물 위주로 전개되어왔다. 그 결과 널 위한 문화예술은 대중들에게 일명 '문화예술계의 입문서'로 인식되는 미디어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는 동종 업계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널 위한 문화예술 채널의 성장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는 그들과 비슷한 컨텐츠를 제작하는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문화예술 분야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고 디깅하려는 예비 소비자들에게 더욱 적합하고 유용한 환경이 갖춰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 관심사가 아닌 디깅이 가지는 힘
 
 이러한 비결에 관해 작년 겨울, 널 위한 문화예술 오대우 대표(32)를 직접 만나 물어보았다. 근래 눈에 띄게 늘어난 문화예술에 대한 2030의 관심에 가장 발 빠르게 반응한 널 위한 문화예술의 대표인만큼, 그 자세한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인터뷰 말미에는 새롭게 문화예술 미디어 사업에 종사하고자 뛰어드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은 집중해서 보면 좋을 듯하다.
 
-현재 널 위한 문화예술은 문화예술 분야, 특히 시각 미술업계에서 라이트 컨슈머를 유입시키는 포지션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 관점에서 비교적 소수 시장인 미술 시장에서 널 위한 문화예술과 같은 미디어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역할이나 장단점이 궁금하다.
 
 "미술 시장은 니치한 마켓인 것은 맞으나 그중에서는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시장은 주로 매니아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활발하게 커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처분 소득이나 교육 수준이 늘어나면, 예술을 즐기려는 욕구는 어느 나라든 증가하거든요. 
 저는 이것을 예술에 대한 일종의 부채감을 가졌다고 얘기하는데요.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구체감을 가진 소비자들은 늘어나는데, 예술을 향유하는 데 있어 그 허들은 높다는 점이에요.
 저는 그러한 장애를 미디어 시장이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말해 미디어 시장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미술 분야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가 많은 것을 자극하고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미디어가 미술 시장 속 소비자들이 가지는 정보 격차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제품 시장과 다르게 예술 시장의 특징은 소비자의 욕구가 아닌, 창작자의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시장이에요. 즉 태생적으로 소비자랑 창작자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정보 격차를 일으킵니다. 따라서 미디어 비즈니스가 스토리텔링을 통해 잘 전달을 해주면 그 가치를 납득시키거나 허들을 낮춰주는 데 굉장히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컨텐츠를 보면 B2B와 B2C를 동시에 활용하는 양상이 보인다. 이 둘은 제작 단계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또 서로가 상충하기도 한다. 이 중에서 컨텐츠를 제작할 때 특별히 염두해 두거나 기준으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근 문화예술 컨텐츠를 하는 팀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저희 널 위한 문화예술이 가장 선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유저가 필요로 하는 화법을 우선으로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이 방향성은 초기에 기존의 문화예술 미디어들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어려운 용어나 오피니언 위주로 돼 있는 칼럼이나 평론, 월간 잡지 등이 불친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보다는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발견해서 보다 쉬운 언어로 만들자는 방향이 잡히게 되었어요. 
 따라서 근래에는 클라이언트나 광고주들의 요청보다는 반대로 그들을 설득하는 입장으로 접근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노하우를 따라서 진행했을 때, 소비자 반응이 더 좋을 것이다'라는 걸 설득하죠. 소셜 미디어의 장점은 데이터가 바로바로 수집된다는 것에요. 어떤 용어를 썼을 때 실제로 어떤 유저가 몰입했고 또 이탈했는지 등을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콘텐츠 하나가 나가는 순간부터는 유저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쌓여요. 이러한 데이터적 노하우를 콘텐츠적 노하우로 활용해, 지속적으로 유저를 위한 콘텐츠 제작에 힘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근래 미술업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또 질문자처럼 널 위한 문화예술을 보고 이 업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비전공자 혹은 미디어 전공자가 미술업계에 들어오려면, 어떤 마인드 셋과 준비가 필요할지 물어보고 싶다. 
 
 
 "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닌 콘텐츠에 관련한 공부를 많이 한, 일명 해외 미디어 덕후였어요. 2017, 18년 때도 Vox, Vice, Axios 등 해외 미디어들은 다 외우고 다 보고 다녔고, 그 레퍼런스들을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이 삶의 낙이었습니다. 그래서 미술업계뿐 아니라 어느 콘텐츠 업을 하더라도 잘 만들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마음가짐이나 준비가 필요하다는 맥락보다는 본인이 관심 있는 것을 찾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전공생이 아니라는 업계의 시선이 저한테는 오히려 좋았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되려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관습적인 경우가 있어요. 문화예술 업계가 특히 그런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관행들이 시장을 지켜왔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고 멋진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커지지 못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때문에 오히려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저는 이들과 이미 생각하는 구조가 달라서 나는 업계의 관례를 모른다는 점에서요.
 어떠한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깨부수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기본적으로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 등 수용적인 노력들도 갖춰야 합니다. (웃음)"
덧붙이는 글 기사 작성 중 인터뷰어인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에게 피드백을 받아 수정된 내용입니다. 그러나 인터뷰어의 사진을 참가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초 기사 작성을 염두해두지 않은 인터뷰이기에, 인터뷰 당시 사진 촬영은 하지 않았으며, 추후 인터뷰어에게 프로필 사진을 요청했으나 거절해,
인터뷰어의 사진 등에 관한 정보는 부재합니다. 이점은 부디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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