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서 '나'를 찾기 위한 취업도전기

아이가 잠들고 난 이후에 새벽독서를 하며 '나'자신에 대해서 수없이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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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지(omymj)등록 2024.04.09 09:48
취업을 위해서 몇 달 동안 새벽 독서를 하며 나에 대해서 오랜 시간을 들여다본 시간이 있었다. 소위 인생 책이라는 말처럼 현재 나에게 필요했던 말만을 많이 알려준 한 권의 책을 읽었다. 나는 30대 초중반의 주부인데 내가 읽었던 책은 '20대, 공부에 미쳐라'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20대 시절에 일찍이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주변의 잡다한 모든 것들을 차단하면서 가끔 숨통을 틔우고 싶을 때마다 중고서적에서 사들인 책 중의 한 권이었다. 나는 20대가 지나고 느끼는 후회의 감정을 미리 알고 싶었다. 제목부터 끌렸던 이 책을 망설임 없이 구입을 하고 다 읽어보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결혼하고 나서 친정에 갔더니 그 오래 전 날 꽃아 두었던 그 자리에 이 책이 그대로 꽂혀있었다. 시간은 벌써 10년이 더 흘렀는데 말이다.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때 이루려고 했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실패의 추억으로 가득했던 돌아가고 싶지 않은 20대의 시간들이 회상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절 간절했던 마음과는 다시 가까워지고 싶어서 책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육아맘으로 일상을 보내면서 책의 존재는 또다시 잊어버린 채로 꽤 한참 동안 그저 펜트리에 꽂혀서 장식품처럼 있다가 얼마 전 이 책이 내 손에 잡혔다. 나는 이 책에 푹 빠져들어서 읽고 또 읽었다. 형광펜을 그으면서 읽다가 갑자기 아이가 나를 찾을 때면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아쉬웠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읽으려고 애썼다. 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에도 가방에 넣어 다니며 수시로 펼치기 일쑤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던 나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바로 '일과 취미의 방향을 함께 하라'는 것이었다. 하루 24시간 중에 일하는 시간을 취미와 같은 방향으로 보낸다면 효율적인 시간을 보낸다. 이 말은 맞다. 하지만 20대 때에는 이 말이 너무나 와닿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일은 취미와 함께 하지 못한다고 단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문장에 꽂혀서 나는 나의 취미에 대해서 곰곰이 고민해 본다. 좋아하는 것은 취미이고, 잘하는 것은 특기라는 걸 고려하면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의 아이와 함께 노는 것. 그 중에서도 영어 인노래를 부를 때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나의 일도 '아이'와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해야 했다. 이 책은 오늘의 이런 나를 위해서 준비한 책이었나보다. 더 늦지 않게 책을 들여 다 볼 수 있어서 안도했다.
 
얼마 전까지 '마인드셋'이란 책이 유명해서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곤 했는데 나는 두꺼운 그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전혀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이 나에게는 마인드셋을 하기에 아주 탁월했다. 누구나 각자에게 끌리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10년을 돌고 돌아서 나에게 필요한 조언들을 상당히 들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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