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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끈 프랑스 감자튀김 '용기'... 우린 왜 못하나

[22대 국회, 이것만큼은 바꾸자]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 필요

등록 2024.04.16 13:30수정 2024.04.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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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흐름과 거꾸로 가는 환경 정책을 견인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시급하게 제·개정해야 할 자원순환 관련 법률을 제안한다. 기후위기 대응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의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순환경제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세부내용을 담은 입법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한 제안을 여덟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말]
퇴근길에 세탁 세제를 샀다. 외근을 나간 곳 근처에 마침 제로웨이스트숍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사서 가방에 넣었는데 무게가 상당하다. 아마 세탁 세제 때문이었을 것이다. 직접 들고 오려면 많이 살 수 없고, 적게 사면 자주 방문해야 하니 제로웨이스트숍은 집에서 멀지 않아야 한다. 물론 일부 소비자는 집 근처 제로웨이스트숍에 가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제로웨이스트숍이 편의점처럼 즐비하지 않으니까.

스마트폰에서 클릭 몇 번으로도 쉽게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시대, 심지어 새벽 배송이 가능한 사회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이렇게 고단한 일이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가 없다. 플라스틱 아틀라스(2022)라는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의 40%는 포장재에서 발생하고,  플라스틱 포장재의 평균 수명은 6개월 정도다. 물론 수 초, 수 분 만에 버려지는 것도 상당하다.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라스틱 포장재 없는 소비가 가능해야 한다. 

포장재를 줄이는 방법, 리필 제품을 사용하자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려면, 용기는 반복해서 사용하고 내용물만 채울 수 있는 리필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용기에 필요한 제품만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고, 생산자가 제품을 판매하되 용기를 수거해 재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 제로웨이스트숍과 일부 대형매장, 생협 중에도 곡물이나 세제를 판매할 때 소비자가 자신의 용기에 담아 갈 수 있도록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 필요한 만큼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1인가구가 많아지는 추세라 이용의 편리성만 보장된다면 리필 제품의 구매량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생산자가 제품을 판매하되 용기를 수거해 재사용하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한살림 재사용병을 꼽을 수 있다. 한살림은 2006년부터 '병되살림운동'을 통해 유리병을 재사용해 왔고, 현재 70여 품목을 6개 규격의 재사용병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쨈, 분말, 젓갈류, 장류를 담은 재사용병은 조합원이 사용한 뒤 세척해 반납하면 포인트 50원을 적립해 준다. 병 재사용의 효과를 높이려면 한살림 외 다른 식품사도 병 재사용을 해야 하는데 병의 규격을 통일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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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에서 70여개의 제품이 재사용병을 이용한다. ⓒ 녹색연합

 
최근 제로웨이스트숍 허그어웨일 리필스테이션은 리필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척된 용기에 주방세제나 세탁세제를 담아 집까지 배송하는 모델을 운영하는데 직접 리필 제품을 들고 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리필 매장과 리필 배송서비스가 함께 운영될 수 있다면 포장재 감축 효과는 커질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감자튀김 용기가 뭐길래


프랑스는 감자튀김 포장지에도 주목했다. 프랑스는 2020년 '낭비방지 순환경제법'을 제정해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를 목표로 과대포장을 금지하고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재사용 용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2년부터 1.5kg 이하의 과일과 채소는 플라스틱 포장을 제거한 후 매장에 진열하도록 했다. 공공건물에서는 플라스틱병을 무료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고, 식당 등에선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 판매를 금지한 뒤 무료 식수를 제공하도록 했다.

면적이 400m² 이상인 상점은 소비자에게 재사용 또는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를 무료 혹은 유료로 제공해야 하며 소비자가 개인 용기를 가져와 구매상품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23년부터 패스트푸드 및 식당에서 일회용 식기류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면서 프랑스 맥도날드는 감자튀김 포장지를 재사용 용기로 교체했다.

이 사실을 마크롱 대통령이 엑스(X, 옛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감자튀김 용기의 인기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2020년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단계적으로 정책을 시행하면서 다른 나라와 달리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순환경제 정책이 후퇴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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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nuelMacron의 sns 캡쳐 사진. ⓒ 녹색연합

 
독일 레스토랑, 음료, 식품  포장 시 다회용기 제공 의무

독일도 일회용 포장재 소비를 줄이기 위한 재사용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포장재법을 개정해 2023년 1월 1일부터 식당, 카페, 배달 서비스, 케이터링 등은 소비자가 포장을 원할 경우 재사용 가능 용기를 제공해야 한다. 재사용 용기에 대한 보증금 여부는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데 이미 판트(Pfand)라는 빈용기보증금제도가 2003년부터 시행되어 페트, 캔, 유리 등의 용기를 반납하도록 해왔기에 시민들은 재사용 보증금 적용에도 익숙한 편이다.

이와 같은 다회용기 사용 정책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다회용기 제작, 회수 시스템을 구축하게 만들었다. 독일 맥도날드는 물류회사와 협력해 컵 개발부터 운송, 반환시스템까지 구축해 모든 맥도날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버거킹은 독일의 대표적인 재사용컵인 리컵과 협력해 버거킹의 컵 반납과 보증금 환불을 독일 전역의 2만 개 이상의 리컵 파트너에서 가능하도록 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에서는 재사용 용기에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담아 판매한다.

유럽연합은 1994년에 포장 및 포장 폐기물 지침을 채택해 포장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을 이행한 결과, 재활용률은 높아졌다. 그러나 이내 포장 폐기물 발생량이 재활용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재활용 정책은 포장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유럽연합은 포장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서 재사용을 선택했다.

현재 재사용 목표를 설정하고 특정 유형의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자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개정 중이다. 3월 4일, EU 이사회와 의회의 각 대표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가 음료나 식품을 포장할 경우 추가 비용 없이 자신의 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30년까지 포장으로 판매되는 식품의 10%는 재사용 포장재로 제공할 것을 노력하도록 했다. 노력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재사용 포장재에 대한 목표를 제시한 것은 유의미하다. 이번 개정안은 유럽의회 및 이사회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 시행되므로 발효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리필과 재사용은 법률에 근거한 조항으로 마련되어야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대형마트 등에서는 리필용 세탁 세제나 샴푸, 린스 등 모발 세정제를 살 수 있다. 이는 제품의 총생산량 중 일부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생산하도록 하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하 포장규칙)' 10조에는  화장품류, 세제류, 분말커피류 등에 대해 포장용기 재사용 용품 생산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포장용기 재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체감은 높지 않다. 이유는 포장 규칙에 명시된 내용이 '노력하여야 한다'이기 때문이다. 즉, 제시된 비율만큼 생산하는 노력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뿐 이행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현재 대상 품목은 세제류나 샴푸, 린스류 등 6가지로 품목이 제한적이고 의무가 아닌 권고로 그친 내용이기 때문에 리필 제품의 생산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 해당 내용을 규칙이 아닌 상위법률(자원재활용법)에서 다룰 수 있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포장재 사용량 저감 효과가 높은 식품 분야도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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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제로웨이스트숍 1호인 더피커 매장. 다양한 곡물과 세제 등을 포장재 없이 구매할 수 있다. ⓒ 녹색연합

 
21대 국회에서 '기초지자체의 제로웨이스트(zero-waste) 매장의 설치 및 운영 의무화'가 담긴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법안 심사 소위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해당 개정안에 대해 '지자체의 직접 설치·운영 의무화보다는 민간의 자발적인 설치·운영을 도모할 필요가 있고, 현재 녹색특화매장 지정제도가 운영되고 있기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 결국 법률이 개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녹색특화매장은 전국에 31개(2023년 12월 기준)에 불과하며 지자체 내 제로웨이스트 설치·운영시 민간단체에 해당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보다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다. 지자체에 이와 같은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무포장 정책 이행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고 실질적으로 자치구 내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크다. 

자원재활용법 10조 3엔 무포장 제품 판매 사업이나 다회용기 회수·세척 후 재공급하는 사업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예산 규모와 집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안정한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제로웨이스트가 시민의 실천으로 머물지 않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22대 국회에서는 재사용, 리필 제품 생산과 소비가 확대될 수 있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입니다. 이 글은 녹색연합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제로웨이스트 #무포장 #재사용 #리필 #다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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