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풍기는 이미지

사람들에게 나는 어떠한 이미지일까?

검토 완료

권민지(omymj)등록 2024.04.16 09:45
 
       

당신이 풍기고 싶은 이미지는 어떠한가?피 ⓒ 픽사베이

        사람들마다 풍기는 이미지가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일까. 일반적으로 이미지라고 하면 외모를 떠올리기 쉽다. 나는 키가 작고 왜소하고 마르고 얕보기 좋은 이미지일까. 실제로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본다면 나는 내가 보여지고 싶은 이미지대로 보일 수 있게 어떠한 큰 변화를 시도해 보아야 하는 걸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가 '나를 나로써 바로 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내 이미지가 의미 있어진다.라는 답을 내렸다.' 이 답은 이기적인 것일까.
 
 
  오늘은 평소와 다른 아침이었다. 늘 필라테스 수업이 끝나고 나갈 때 '안녕히 가세요.'라는 이 한 마디 외에는 사적인 대화를 일절 해보지 않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민지 씨~' 하면서 나의 이름을 상냥하게도 불렀다. 항상 웃는 얼굴로 수업을 하시는 분이어서 낯설었지만 나도 함께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민지 씨는 왜 항상 체어 바렐만 하세요?' 뜬금없는 단순한 질문이었는데 그동안 나를 볼 때마다 의아하셨나 보다. 기구 필라테스학원에는 '캐포머'와 '체어 바렐'이라는 두 종류의 기구가 있는데 대개 사람들은 이것저것 번갈아 가면서 한다. 그런데 나는 '체어 바렐'만 주구장창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만도 했다. 나는 즉시 대답했다. "체어 바렐을 할 때는 제 몸에 온전한 집중을 할 수 있어서요. 운동이 끝나면 항상 개운한 느낌이 들거든요." 캐포머를 할 때는 무언가를 흘러보내는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는 말은 아낀 채로 말을 마쳤다.
 
  선생님은 나의 대답에 바로 공감을 한다는 듯이 맞장구를 치셨다. '맞아요. 사람은 발이 땅에 닿아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는데 캐포머에서는 흔들거림이 많죠.' 순간 나는 '흔들거림'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흔들거림이 '스프링'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런가 봐요." 하며 목례를 하고 학원을 나왔다. 아주 잠깐이지만 가까움이 느껴지는 대화였다. 내가 집중하는 모습을 늘 주시하면서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목소리의 톤이며 웃는 모습이며 가끔 어설픈 모습을 보이는 것까지 나와 닮은 듯한 이 선생님의 외적인 모습을 떠올려보니 과연 실제 내면의 이미지도 궁금하다. 내면의 이미지가 비슷한 사람과 그냥 거리낌 없이 편안한 대화를 현실에서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서로 실망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인연을 오래 함께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에만 게재합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