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악기, 사라진 이야기: 비틀스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부터 드레이크의 블랙베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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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아(clappinga)등록 2024.04.30 12:01
 

▲폴 매카트니가 그의 51년간 실종되었던 베이스 기타와 재회했다 ⓒ BBC 홈페이지

 
지난 2월, BBC는 폴 매카트니가 51년 전 도난 당했던 베이스 기타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폴 매카트니 (Paul McCartney),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로 꼽히는 '비틀스'(The Beatles)의 전설을 함께 써 내려간 보컬•베이시스트다. 그는 1972년 런던에서 베이스 기타를 도난당한 바 있다. 이 베이스 기타는 독일의 악기 제조사인 '호프너(Höfner GmbH)에서 만든 Höfner 500/1 모델로, 폴 매카트니가 1961년에 구입하여 비틀스 활동 당시 11년간 사용해 온 기타였다. 비틀스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 이 베이스는 세월의 흐름 속에 그렇게 대중에게 잊히는 듯했으나, '잃어버린 베이스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폴 매카트니와 51년 만에 재회하게 되었다.
 
'잃어버린 베이스 찾기 프로젝트(Lost Bass search project)'는, 2018년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를 제작한 호프너사의 전 마케터이자 일렉트릭 기타 매니저인 닉 와스 (Nick Wass)와 폴 매카트니의 만남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후 2023년 저널리스트와 미디어 전문 연구원, 소셜 미디어 전문가가 합류하며 더욱 활발하게 활동, 2024년 2월 잃어버린 베이스를 찾아냈다.
 
매카트니와 악기 제조사인 하프너(Höfner)는 재발견된 베이스가 분실되었던 베이스 기타가 맞음을 인증했으며, '잃어버린 베이스 찾기 프로젝트'는 "이제 우리의 임무는 베이스의 타임라인을 정리하여 잃어버린 베이스의 완전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상징적인 베이스 기타의 여정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다큐멘터리나 책을 제작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매카트니 대변인은 BBC를 통해 분실한 기타를 다시 찾게 되어 무척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양한 뮤지션의 '악기 도난 사건' 
 
유명 뮤지션의 '악기 도난 사건 사고'는,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유명한 음악가들은 왜 악기를 분실하게 될까? '뮤지션의 악기'란 어떤 의미일까?

부산에서 8년간 콘트라베이시스트로 활동해 온 이 모씨(28세,남)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악기란, 오랫동안 신어서 몸에 맞게 닳은 편한 신발이에요." 새 신발처럼 딱딱하거나 불편하지 않고, 내 몸에 맞게 닳아 편해진, 그래서 더욱 손이 가고 애착이 생긴 신발과도 같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아무리 비싼 악기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좋은 음색을 낼 수 없어요."라며 그의 악기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던졌다.

어쩌면 뮤지션에게 있어 본인의 악기란, 이와 같은 의미에서 '소지품' 그 이상의 가치를 담은 또 다른 형태의 '반려'가 아닐까. 그렇기에 누군가는 '경애하는 뮤지션의 '반려'를 지독히도 탐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점에서 '유명 뮤지션의 악기 도난 사건'은 대중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이자 콘텐츠가 된다. 오늘은 비틀스의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기타, 해리슨과 함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로 평가받는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의 깁슨 기타, 17세기에 만들어진 이탈리아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래퍼 '드레이크'의 스마트폰'블랙베리'까지. BBC가 다룬 '역대 악기 도난 사건'을 살펴보자.

┃비틀스의 또 다른 전설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 그의 잃어버린 기타 두 점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이 그의 기타 1965 Rickenbacker’로 연주하고 있다 ⓒ Tumblr_harrisonsstories

 
 
비틀스 멤버 중 기타를 도난당한 이는 폴 매카트니뿐만이 아니다. 비틀스의 보컬이자 리드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 그도 기타를 도난당했다. 심지어 그가 도난당한 기타는 두 점.

첫 번째로 도난당한 것은 미국의 전설적인 기타 제조사 '리켄바커(Rickenbacker)'에서 제작한 '1965 Rickenbacker'였다. 이 기타는 1966년에 약탈당했는데, 특이한 점이 있다면 해당 기타 고유의 일련번호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회수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아무도 일련번호를 모를 수 있냐?" 묻는다면 "60년대기에 그럴 수 있었다."고 답할 수 있다. 지금 시대야 디지털을 활용한 현대적인 기록 관리 시스템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체계적이고 현대적인 기록 관리 시스템이 없어 때때로 일련번호가 누락되거나 잘못 기록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Rickenbacker사에서 일련번호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아 처음부터 일련번호가 매겨지지 않았다면 당연히 악기 추적이 불가능하다. 어찌 되었든 간에, 리켄바커사에서 일련번호를 기록했든 기록하지 않았든, 일련번호를 누군가 기억해 내지 않는 이상, 비틀스의 유산 'Rickenbacker 1965'는 앞으로도 찾아내기 어려워 보인다.
 
조지 해리슨이 도난당한 두 번째 기타는 '깁슨 레스폴(Gibson Les Paul)'사에서 제작한 기타 '57 Les Paul'이다. 조지는 이 기타에 '루시(Lucy)'라 이름 지었는데, 이 기타는 '역대 주인 라인업'이 상당히 화려하다.
 
이전의 소유주는 '러빙스푼풀(Lovin' Spoonful)'의 멤버로 가장 잘 알려진 미국의 뮤지션 '존 세바스찬(John Sebastian)', 밴드 '맥코이스(McCoys)'와 '에드가 윈터(Edgar Winter)'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한 '리크 데링거(Rick Derringer)', 그리고 영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Eric Clapton)'이다. 그야말로 족보 있는 기타인 것이다.
 
그래서 탐이 났던 걸까? '루시'는 1973년 해리슨의 집에서 절도범에 의해 도난당한다. 이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악기 가게에 판매되었다가, 이후 멕시코 음악가인 '미겔 오키아(Miguel Ochoa'의 손에 들어갔다. 그는 조지 해리슨과의 거래를 통해 '루시'를 조지에게 넘겼고, 그 대가로 조지 해리슨의 또 다른 기타'1958 Les Paul Standard'와 베이스 기타'Fender Precision'를 받아낸다. 조지 해리슨의 팬들은 오키아를 엄청나게 비난했지만, 어찌되었든, 기타는 주인에게 돌아갔다.
 
┃조지 해리슨의 아내와 결혼한 또 다른 전설,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Eric Clapton)'그리고 그가 도난당한 기타 '비노(Beano)'
 
 

▲에릭 클랩튼이 그의 기타 Gibson Les Paul ‘Beano’로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 43Guitars...andCounting

 
 
'Layla, you got me on my knees
Layla, I'm begging, darling, please
Layla, darling, won't you ease my worried mind?'
 
'Layla', 곡의 초반부터 전개되는 강렬한 기타 리프. 사랑하는 여인에게 사랑을 갈구하며 격정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이 곡은 에릭 클랩튼이 자신의 절친한 친구 '조지 해리슨'의 부인을 짝사랑하며 지은 곡이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그 조지 해리슨이냐?" 묻는다면 대답은 "YES" 비틀스의 기타리스트, 바로 그 조지 해리슨이다.
 
조지와 에릭은 꽤나 닮은 점이 많다. 같은 시대에 활동한 실력 있는 기타리스트였고, 한 여자, '패티 보이드(Pattie Boyd)'와 결혼했으며, 아끼던 기타를 도난당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통점은 대중들에게 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어왔다.
 
에릭 클랩튼이 도난당한 기타는 미국의 기타 제조회사 깁슨(Gibson Guitar Corporation)에서 제조한 'Gibson Les Paul' 모델이다. 그는 기타의 이름을 '비노'라 지었으나 1966년 도난당했다. 그의 스튜디오 앨범 'Blues Breakers with Eric Clapton'이 발매된 직후였다.
 
이후, 싱어송라이터 조 보나마사(Joe Bonamassa)는 '비노'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2016년, 인터뷰에서 해당 기타가 미국의 사적인 컬렉션에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계기로 보나마사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격려하는 청원이 2018년 제기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그 행방은 베일에 싸여있다.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 5,260원의 샌드위치를 사려다 도난당한 약 21억 가치의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7살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음악 전문학교 퍼셀(The Purcell School)'에 입학. 11살의 나이로 '프리미어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첫 상을 거머쥔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 일찍이 국제 무대에서 천재성을 인정받은 그는, 17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바이올린의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를 소유할 기회가 생기자, 자신의 아파트를 저당으로 맡기고 45만 파운드에 장기 대여했다.
 
하지만 2010년, 봉변을 당했다. 맨체스터에 있는 가족과 친지를 방문하려 영국 런던의 유스턴역으로 가던 중, 바이올린을 도난당한 것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의 가격은 당시 기준 약 120만 파운드(한화 약 21억 4,000만 원) 김민진 씨는 샌드위치를(2.95파운드_당시 한화로 약 5,260원) 사기 위해 바이올린 케이스를 바닥에 잠시 내려놓은 사이, 바이올린을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진 바이올린은 3년 후 회수되었지만, 소유주는 기존 대여자인 김민진에게 돌려주지 않았으며, 이에 그는 회고록 'Gone: A Girl, A Violin, A Life Unstrung'을 통해 악기가 분실되고 발견되고 다시 분실되는 과정을 풀어낸 바 있다.
 
┃ 'In my blackberry' 래퍼 드레이크의 미발매 곡 가사가 담긴 블랙베리 스마트폰 분실 사건

캐나다 출신의 래퍼,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드레이크(Drake). 그는 2009년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프로듀싱한 곡 'Say What's Real'에서 최고의 가사 몇 개를 잃었다고 언급했다.
 
"카보에서 내 최고의 가사 몇 줄을 잃었어 /그래서 만약 측면 스크롤이 달린 블랙베리를 발견하면…( Lost some of my hottest verses down in Cabo/So if you find a Blackberry with the side scroll)…"
 
노랫말과 같이 그는 멕시코 카보에서 블랙베리를 잃어버렸다. 문제는, 드레이크에게 에게 '블랙베리는'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닌 악기였으며, 그는 노래를 쓸 때마다 블랙베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미국의 연예 잡지 'US Weekly'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모든 랩을 블랙베리에 적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드레이크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분실 사건의 세부 내용이나, 그의 블랙베리를 찾았는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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