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리망의'(見利忘義)! 지성인을 대표하는 교수단체에서는 매년 정치계를 평가하는 의미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2023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는 현 세태를 꼬집은 말이다. 정치인의 가족으로 두 번째 선거를 치렀다. 공직에 근무하느라 평생 정당 가입이 불가능하여 정치에 기웃거려 본 적이 없었다. 퇴직 한 지 3년 차, 주변 가족이 정치에 입문하고 보니 선거에 깊숙이 관여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정치인들을 보면 평생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이익에 저울질을 하여 이쪽저쪽으로 옮겨 다니는 이들도 있다. 예로부터 이러한 사람을 '철새 정치인'이라 하며 악평이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유권자도 물론 소신을 가지고 정치인을 선택해야 맞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은 끈끈한 정(情)이 두루 흐르기 때문이다. 가족, 집안, 외가, 친가를 아우르는 혈연관계. 선배, 후배, 동문 등 학연으로 얽혀진 관계가 그렇다. 또한 동, 서, 남, 북으로 나뉜 색깔론. 진보냐 보수냐를 겨냥하는 정치색이 우선 되는 성향이 많다. 자신의 의견 보다는 여기에 휩쓸려 후보자의 정치적 철학이나 공약 등을 미처 꼼꼼히 살펴 검증하지도 않은 채 모두 덮고 가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난 뒤 정치인의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정치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 선거가 끝나면 출마한 당사자들은 선거 결과에 명쾌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평생 정치인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선배가 상대편 운동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그 선배를 보고 싶지 않았다. 한 표가 아쉬워 발이 부르트게 뛰어 다니던 상황에서 왜 섭섭하지 않겠는가마는 선거가 끝난 후 선배를 찾아갔다.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하며 서로 화해를 했다. 이처럼 선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서운한 감정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는 것이 선거이다. 이번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근소 차로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이때 패자는 얼마나 속이 쓰리고 상실감이 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승자도 패자도 유쾌하게 상대방을 인정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에게도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선거에 패한 당사자는 이 지역을 떠나면 그만일지 모르지만, 지지하던 유권자 입장에서는 또 다르다. 그 중에서는 같은 동네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한 영업을 해야만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당장 우리 집 식당에 음식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어제까지 서로 견제했던 이웃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더구나 지역 조합의 장이라면 상대편을 지지했던 조합원들까지 모두 품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마했던 후보의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 임기동안 상대 후보를 도와 지역이 화합되어 민생 우선 과제들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젠, 구태의연한 학연, 지역, 혈연관계, 동·서의 분리 등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성숙한 사고를 해야 한다. 시대는 흘러갔고 세대는 변하는데 선거 문화만 옛 것을 고집한다면 자라나는 신세대를 품을 수도 없을 뿐더러 세대 간 급간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지 20여 년이 되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 것처럼 선거제도는 지역 축제라 여겨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영원한 승자는 그 지역에서 땀을 흘리며 어깨를 맛대며 같이 사는 지역 주민라고 할 수 있다. 선거에서 멋진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뒷방 노인네는 되지 말아야겠다. 덧붙이는 글 기고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지역 사회에서는 서로 상대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끼리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본 원고를 송고하게 되었다. 선거가 진정 지역사회의 축제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국회의원선거 #정치인 #승자와패자 #지역축제 #화합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