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책방 : 동네 책방 카잔차키스

자유의 느낌이 살아있는 동탄의 작은 서점

검토 완료

최문섭(kkang2lee)등록 2024.05.13 08:00
동네 마다 자리잡은 아늑한 책방은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세대를 초월하는 종이책의 감성이 SNS를 바탕으로 폭넓고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 책방지기의 특색있는 큐레이션으로 책과 문화를 전파하는 동네 책방을 하나 씩 들여다 보기로 했다.
  

책포장 책포장 ⓒ 최문섭

 
동탄 신도시 상가 1층의 서점 카잔차키스에서 구입한 책은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인데, 책의 디자인보다 훨씬 멋진 포장지에 씰링스탬프로 마무리 해주는 정성과 느낌은 애써 찾아간 수고를 잊게 해주었다.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고 싶을 정도의 만족스러운 책포장이었다. 간결한 서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가구도 잊을 수 없는데, 초록색의 소파와 진홍색의 책상 의자는 가죽과 원목이 조화를 이루었고 그 독특한 질감과 선명한 빛깔로 서점을 중후하고 우아하게 만들어 주었다.
  

책표지 책표지 ⓒ 최문섭

 
책값을 계산하면서 선물받을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한 책방 주인장의 친필 메시지를 받았다.
"원준님의 삶의 여정에 책을 통한 깊은 사유와 지혜가 더해지길 바랍니다. 2023.11.23. 서점 카잔차키스."
이런 메시지의 정성이 하나씩 모여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아이들의 발길이 책의 세계로 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서점 전경 서점 ⓒ 최문섭

 
씰링스탬프를 활용해서 정성스럽게 포장한 책선물을 손에 쥐면 역시 본전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 포장된 책선물은 아이들도 관심을 보인다, 조금씩 관심을 보이다보면 읽는 사람이 되고 읽다 보면 쓰기도 할 것이라 믿는다. 아까운 포장을 뜯고 나서 책을 펼쳐보니 역시 새 책을 볼 때의 느낌은 저렴한 중고책과는 또 다른 활력과 에너지를 가져다 준다. 서점의 도서는 인문, 예술, 문학, 여행을 중심으로 책방지기의 감성이 느껴지는 책들로 큐레이션 되었다.
 
서점의 상호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이름에서 가지고 왔는데, '그리스인 조르바' 는 '열린책들' 에서 정통적인 사철방식 제본으로 출판한 책인데 나도 몇 년 전에 한 권 구입했다. 구입한 후에 책장에 모셔두고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는데, 저자가 외국인이고 번역서라서? 소설의 구성과 내용이 어려워서?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나의 독서력이 아직 부족한 탓이겠지. 묵직한 두께와 산뜻한 디자인에 사철제본이라서 책 자체의 느낌은 훌륭한데, 몇 번을 읽다가 덮어두고 책장에 전시해두고 있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은 여러 명의 저자가 각자의 사정으로 혼자 밥을 먹는 심정과 사연에 관한 책인데 나도 가끔씩 혼자서 오붓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할 때가 많았기에 공감이 가는 글이다. 김밥, 계란말이, 카레, 치킨, 짜장면, 만두, 탕수육, 잔치국수, 김치전, 떡볶이, 순대볶음, 김치볶음밥, 제육볶음, 오징어덮밥, 김치찌개, 닭도리탕, 동그랑땡 등은 언제 들어도 먹고 싶어지는 나의 소울 푸드이다.
 
카잔차키스 서점은 정기 독서모임을 하면서 지역의 독서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유인의 상징 그리스인 조르바를 떠올리는 카잔차키스 서점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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