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위한 교육복지 20년"

서울시교육청, 교육복지컨퍼런스 첫 날 성황리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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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mediababo)등록 2024.05.22 10:40

2024 교육복지컨퍼런스 5월 27일, 첫 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만큼 교육복지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 신동헌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2024 교육복지컨퍼런스'가 21일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을 열었다. 컨퍼런스는 이날부터 다음날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방대곤 서울시교육청 참여협력담당관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신청하고 자리를 함께 해주셨는데, 그 이유는 교육복지에 대한 배고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교육복지 20년 역사의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행사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원학생 확대됐지만, 학교간 격차 여전"
서울형 교육복지의 성과와 과제
 
우리나라는 1991년 3월과 6월에 치러진 지방선거로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분권화와 자율화를 위한 제도정비가 이뤄지면서 교육자치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하기 시작했으며, 2007년 주민직선교육감제가 도입되면서 정책적 측면에서 더욱 확대했다.
 
박상현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두 번의 경제위기는 사교육비 지출의 차이, 최근 코로나19의 발생으로 학생들의 정서적, 사회적 어려움과 돌봄 공백의 차이를 발생시켰다"며 교육복지의 의미와 교육복지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위원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10년간 주요 정책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2015년 희망교실 사업의 신설에 이어, 2016년 사업대상에 법정차상위계층이 추가되었고, 2020년에는 거점학교의 운영이 기존 2년에서 3년을 보장했으며, 지역교육복지센터가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설립하는 한편, 작년에 초, 중, 고 일반학교까지 운영 확대와 서울형 교육복지사업 기본계획안의 수립과 학생맞춤형통합지원의 시범운영은 눈여결 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교육청의 교복우사업을 비롯해 2011년 이후 최근까지 교육복지 영역에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였다"며 "특히 조희연 교육감 취임 이후 교육복지 관련 예산이 크게 증가한 점은 서울형 교육복지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지정학교는 거점학교가 지난 2016년 292교에서 2023년 303교로 늘었고, 일반학교는 같은 기간 641교에서 969교로 크게 증가했으며, 전체 지정학교는 933교에서 1,272교라고 한다. 이는 교육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일반학교와 거점학교간 격차를 감소시키려는 노력이며, 실제 '보장성'을 통해 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2014년 44%에서 2019년 75.6%로 크게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상현 위원은 "교복우사업의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교복우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많은 학교일수록 성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역교육복지센터의 확대를 통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가 강화된 점, 2015년에 도입한 '서울희망교실'은 일반학생을 포함하여 교육취약학생들에 대한 낙인감을 줄이면서 사회성을 향상시켰고, 교사들의 관심과 지속성 확보는 사업의 중요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위원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지정학교 및 지원학생의 확대로 사각지대가 감소하였다"면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건립한 지역교육복지센터의 확대로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 강화와 서울희망교실 사업의 확대, 교육복지 프로그램 참여율과 교육복지 프로그램 만족도의 증가, 교육청 사업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정책사업에 대해 자체 종합평가를 통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점, 그리고 정책연구 결과에 근거한 정책의 지속적 변화를 추진하며 개선해오고 있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

이어 그는 "거점학교와 일반학교 간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많은 학교에서 교육복지에 대한 부담과 사업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일반학교 지정의 확대에 따른 문제점이나 한계가 발생하고 있으며, 학생중심 맞춤형 통합지원 활성화의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점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교육복지 발전 방안에 대해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대변되는 학생중심 맞춤형 통합지원의 지속적 확대와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의 역할 재정립, 일반학교 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결국, 교육복지정책은 공교육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지전가와 운영자만의 사업이 아니라 학교 내 관리자와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핵심적인 과제로 개념 재정립을 통한 교육복지의 본질 강화"를 주문했다.
 

류방란 前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 신동헌

 
"OECD도 놀라는 우리나라 교육과정"
사회변화에 따른 교육복지와 미래교육
 
저출산, 고령화, 지역퇴락과 소멸, 제4차 산업혁명, 팬데믹, 기후 환경, 격차, 양극화... 사회변화를 설명하는 말들은 많다.
 
류방란 전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사회변화를 실감하실 것"이라며 "요즘은 만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인데, 이는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는 사회, 우리 사회는 잘 가고 있을까? 관성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것인가.
 
2022 교육과정은 "자기주도성, 창의와 혁신, 포용성과 시민성"의 인간상을 목표로 창의융합형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공동체, 의사소통, 심미적 감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 전 원장은 "OECD의 학습나침판을 보면 학생 주도성과 협력적 주도성을 강조하는데, 미래 학교교육 시나리오에서 학교교육의 확대와 교육 아웃소싱, 학습 허브로서의 학교, 삶의 일부로서의 학습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놀랍게도 우리 교육과정에는 OECD의 방향과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있다"고 전했다. 다만, 학생 주도성의 개념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복지 시각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빈곤아동은 기초생활수급자거나 한부모, 다문화, 학대아동이지만, 미래교육의 관점에선 그들 중에 교육적 욕구가 높은 학습자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아이들의 지적, 정서적 성장을 위한 학교의 강점과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류방란 전 원장은 "우리 학생들은 외부 자원과 잘 연계하는 교사를 원한다"며 "지식교육을 위한 교사의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학교는 가정의 영향력을 넘기 어렵다. 그렇지만 가정에서 돌봄이나 정서, 교육지원이 어려울 때, 학교와 지역사회의 전문인력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
 
류 전 원장은 "의미있는 관계가 없으면 의미있는 학습도 없다"면서 학교중심의 교육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미래교육에서 교육의 질은 지역사회 교육력의 질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교육력을 높여 가정 역할의 사회화를 위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선 노원구 청년정책과 과장 ⓒ 신동헌

 
"배를 만들고 싶다면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
교육복지와 함께한 지역사회네트워크
 
김지선 노원구 청년정책과 과장은 지역에서 30년간 활동한 베테랑이다. 노원구로 자리를 옮긴 지는 6년.
 
김지선 과장은 "교육의 힘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로 대변되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빈곤아동의 가난 되물림이 교육복지대상 아동청소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과 복지의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할까? 교육복지의 적극적 의미는 교육 본질의 회복이다. 교육복지는 교육소외와 교육격차, 교육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노원구의 교육복지는 지난 2002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때,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시작됐다. 교육복지사업을 위해 나눔의집과 마들창조학교, 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등 지역사회단체들이 모였다. 이듬해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사업이 시작되면서 전문가를 추천하고, 대상 학생 발굴을 위해 가정을 방문하고 상담했다.
 
김 과장은 "심화되는 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해 교육청과 학교에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한편, 학교와 지역사회에 사업예산을 지원했다"며 "사업 초기 '지역 중심'에서 '학교 중심'으로 점차 전환되었고, 정부의 변화에 따라 종합지원이 선별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복지가 시작되면서 학교에 만들어진 '교육복지실'은 아이들에게 놀이터이자 쉼터였다. 이후 교육복지 주체 형성의 토대가 되었던 '노원 나눔의 집', 노원 지역 교육복지네트워크 '나란히'를 비롯해 청소년성상담센터나 최근 28호점까지 개점한 아이휴센터는 노원구의 대표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No One, 노원" 노원구 교육복지 정책 비전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노원,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노원"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안전망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여 아동보호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청소년 참여 활동과 틈새 없는 아동돌봄서비스, 지역사회 아동 돌봄도 강화했다.
 
청년과 함께하는 교육복지 사업으로 시행 중인 '취약 청년 금융교육'이나 특성화고 취업역량강화를 위한 '예비청년교육', 20대 청년 문화생활비 지원이나 청년마음건강지원, 청년활력프로젝트 등의 '청년 교육복지 지원사업', 공릉동에 위치한 '청년일삶센터'와 수락산역의 '청년공유센터' 등은 눈여겨볼 만하다.
 
교육복지와 지역사회네트워크의 성과는 돌봄과 지원이 대상 학생을 중심으로 통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교육복지 공간이 학교에서 지역으로 확장되었으며, 대상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사업도 증가했다. 노원지역은 촘촘한 교육복지 안전망이 갖춰지고 있으며, 교육복지를 통해 성장한 아동청소년이 청년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김지선 과장은 교육청과 학교, 지역사회가 합심하여 교육과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선별복지나 보편복지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사업의 균형과 사업과 재정의 매칭을 위한 민관통합거버넌스의 소통과 협력을 당부했다.
 

김은영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복지조정자 ⓒ 신동헌

 
"아이들이 더 행복할 수 있어야"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복지
 
김은영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복지조정자는 "교육복지는 2003년 교육복지투자우선지원사업으로 시작되었다"며 "교육 현장의 대표적 교육복지정책으로 교육복지전담부서가 설치되는 등 학교조직의 재구조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복지 초기에는 교육취약 학생 밀집 지역과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중앙연구지원센터를 맡았고, 시도교육청 전담팀과 지역교육청 사업 전담팀이 만들어졌다.
  
교육복지를 통해 교사, 전문인력, 활동가, 지역기관 실무자 등 함께하는 사람들도 성장했다. 게다가 교육복지위원회, 교육복지 전담부서 설치, 교육복지통합지원팀의 사례협의회, 담당사업 부서간 정기협의체 등 추진체계도 구축되었고, 학교 간 연계협력을 비롯해 학교-지역사회 협력, 아동청소년 관련 네트워크, 자치구 연계 등 교육복지 네트워크가 갖춰졌다.
 
김은영 조정자는 교육복지의 성과로 "지역의 특색있는 협력사업을 선정하여 예산을 지원하는 지역기반형 교육복지협력사업과 학교-지역기관-자치구의 교육복지 플랫폼인 지역교육복지센터"를 꼽으면서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은 지역에서 학교, 학생으로 변했지만, 사람의 성정에 집중하기 위한 전문인력 배치를 확대하고, 지역교육복지센터의 안정적 운영으로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성수중학교 교장 ⓒ 신동헌

 
"교사도 교육도 존재의 이유는 학생"
교육복지를 보는 교사와 교육의 시선
 
교사의 시선과 교육의 시선은 충돌하기도 하고 불가근불가원 하기도 한다. 그러나 늘 함께할 수밖에 없다. 함께 학생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학생이 있다. 교육복지사업 출발점에서 제시한 최종 지향점은 '취약계층의 삶의 질 개선'이었다. 20년 동안 진행형이다.
 
김영삼 성수중학교 교장은 "학교와 교실의 작동 원리, 방법, 방향성을 규정하는 것이 교육의 시선"이라면서 "교사의 시선과 교육의 시선은 늘 상호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980~90년대는 민주주의의 격동기였다. 민주화 운동 이후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기였다. 교사와 교육이 충돌하던 당시, 교사들의 교육적 실천은 학급 단위, 자기 교과 수업 활동의 영역에서 개별적 차원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2002년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은 교육이 교사와 시민사회에게 손을 내밀면서 시작되었다. 교육복지 사업의 출발 단계에서 고민은 존재감 없는 아이들마저 우리의 아이이고, 그 아이들까지 품을 수 있는 학교 질서의 재구축이었다. 꼬리를 흔들어 몸통을 흔들겠다는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그는 "학생과 교사가 살아가는 곳이 학교"라며 "지방교육자치 전면화 이후 변화된 조건 속에서 교육복지는 학교 교육의 물과 공기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2002년부터 말하고 싶었지만, 2015년 이후에야 비로소 말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교육복지는 특정 사업이 아닌 학교 교육 활동의 기본 업무라고 전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동정' 차원의 시혜적 관점이 아닌 기본적 인권, 사회적 시민권의 시각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김영삼 교장은 "교육복지 체계 구축은 다른 말로 의무교육의 국가책임 기준 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잡고, 평평한 운동장의 작동 원리에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교육활동이 중요하며, 친구가 아닌 목표와 경쟁하게 하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삶을 섞는 관계 맺기에 기반한 교육, 더 많은 교육이 아닌 더 좋은 삶을 보장하는 교육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강화하고, 학교 독점의 닫힌 사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플로어 토론 발제자와 사회자가 컨퍼런스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신동헌

 
아이들은 점점 귀해질 것이며, 교육복지는 사람을 위한 일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와 교사, 지역사회는 자주 만나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복지 대상으로 만났던 학생이 30대가 되어 교육복지 현장으로 돌아와 전문가로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교육복지의 미래인 것 같다"는 한 참가자의 울림은 공명이 되어 행사장을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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