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대화를 하면 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을 취재하는 것. 한 사람의 가치관은 곧 그 사람 스스로 행한 자기관찰의 열매일 것이다. 초등학교, 처음 맞아본 백점짜리 시험지, 중학교 처음 맞이한 사랑, 고등학교 열심히 공부했던 입시시절, 사람의 인생 한순간 한순간이 모여 사람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 가치관은 짧은 대화에서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대학시절 수업을 열심히 들은 편은 아니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교수님의 말씀이 하나 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사연이 있다" 라는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학교 앞 벤치에 상주하시는 노숙자 분께 말을 걸어 그의 삶을 들여보셨다. 그리고는 그 또한 찬란하고 역동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노라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저 그런 질의응답만으로 그의 인생을 입밖으로 꺼내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답변의 깊이는 물어보는 사람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어떤 사람이건, 어느 현장이건, 직접 만나고 부딪쳐보면 늘 복잡하고 새롭다. 작가가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은 사연은 도식적일 수 없다. 조직폭력배를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이 회칼을 들고 다닐 거라 상상한다. 실제로는 번듯한 명함을 들고 다닌다. 정치인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깊이도 있고 인간적인 매력도 많다. (한겨레신문: '듣긴 했지만 알아낸 게 없는' 질문만 하는 당신에게) 그렇다면 '좋은 답을 이끌어내는 질문'에 대해 알아보자. ▲ 인터뷰 일러스트 ⓒ 핀터레스트 1. 개방형 질문을 사용해라 (구체적으로 질문해라) 단순한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폐쇄형 질문보다는 "어떻게", "왜", "무엇을" 등의 개방형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내가 원하는 대답을 끌어내기 위해 의도가 뻔히 보이는 질문을 하는 것은 그저그런 재구성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질문을 받는 이도 진정성 있는 대답을 하려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개방형 질문은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구체적인 상황을 던져주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상황과 설정은 생생함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난민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치자. 난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와 같이 다소 막연한 질문보다는 주변에, 아파트 옆집에 난민이 산다면 어떠실 것 같은가요?라며 구체적 상황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다. 2. 문답이 아닌 대화임을 기억하라 사실 취재는 질의응답이 아닌 '대화'를 할 때 더 잘 이루어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터뷰에 들어가면 몸이 경직되고 긴장하게 된다. 또는 그저 귀찮다고 생각하거나 진심으로 응할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딱딱한 분위기에 형식적인 질문과 대답만 오가는 상황에서 응답자는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스몰토크를 통해 두 사람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중간중간 공감의 태도를 보이는 것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계속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다보면 상대방도 자신이 말하는 내용에 점점 몰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철저한 사전조사와 순차적인 질문 구성이 중요하다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해 그들의 배경, 관심사, 입장 등을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상대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바탕으로 상대방과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상대방이 어이없어하거나 불쾌해할 질문들을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다. 비하와 무례는 무지로부터 나온다. 대화의 자리에 앉기 전 상대가 이미 말한 것, 상대가 관심 있어 하는 것, 상대의 구상 등을 먼저 파악하는 것은 예의다. 만약 특정 이슈에 대해 전문가를 인터뷰하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그 사람의 입장이나 주장이 무엇인지 정도는 파악하고 가야한다. 그래야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예상치 않은 상황과 답변이 올 경우도 있다. 철저한 자료수집은 그에 대한 대처를 더욱 유연하게 해준다. 또한 일반적인 질문에서 점차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질문으로 이어가는 방식으로 질문을 구성할때 상대방의 속내를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처음부터 말하기 거북한 무거운 질문을 던지면 상대는 형식적인 대답만 하고 넘어갈 수 있다. 따라서 먼저 가벼운 대화나 질문을 통해 인터뷰 대상자의 마음을 열고, 그 후부터 우리가 진짜 궁금한 부분이지만 상대방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질문을 꺼낼 수 있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결론만' 들었으면 좋을 때가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을 알아야 한다. 특히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이 만났을 때 진행하는 모든 대화는 상대가 대답할 수 있는 일, 대답하기 좋은 질문부터 하는 게 좋다. (뉴스파워: 좋은 기자는 좋은 질문을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이 많은 주변인에 질문을 할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추가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한 질문만 끝내고 더 볼일 없다는 듯 가버리는 것보다는 (물론 그러진 않겠지만은) 상대방의 발언을 끝까지 듣고 추가질문을 하는 것은 "내가 너의 말에 흥미가 있다. 경청하고 있다"라는 의미로 들린다.이는 평상시에도 그러하다.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 형식적인 질문을 해놓고 그의 대답에 아~그렇구나 라며 수긍만 하면 상대방도 뻘쭘하여 입을 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심도 없으면서 질문은 왜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취재 #인터뷰 #질문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