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구의원이 갑질을?

광진구의회에서 발생한 갑질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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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시민의힘(epp23)등록 2024.06.03 17:36
갑질, 도대체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갑질이란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 하여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출처: 2019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 국무조정실)

2023년 국무조정실에서 실시한 갑질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1명(25.7%)이 갑질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최근에는 갑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56.4%가 '그렇다'라고 답한 것으로 보아 인식하지 못한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갑질이라는 단어는 이전부터 사용되었으나 뉴스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3년도입니다. (G포털사이트 기준) 2013년 4월 15일 포스코 임원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이 발단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땅콩회항으로 유명한 '대한항공 086편 이륙지연 사건',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되었던 '재벌 2세 야구방망이 구타사건'이 대표적인 갑질 사건입니다. 2018년 4월 16일 뉴욕타임즈는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갑질 사건을 Gapjil이라고 소리나는대로 표기하며 '중세시대 영주처럼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소개했습니다. 부끄럽지만 갑질이 한국 사회 고유의 병폐이며 권력에 의한 부당한 위계적 지배구조가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혀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회적으로 알려진 재벌이나 방송인들의 갑질은 금방 이슈가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갑질은 너무 많은 탓일까요? 공론화를 하려고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관계자들은 일을 키우지 말라고 만류하며 피해자는 속만 앓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는게 대다수입니다. 광진구의회에서 일어난 사건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2024년 1월 2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진구지부와 광진시민사회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광진구의회 A구의원 갑질 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의원의 조속한 징계처분과 피해자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으나, 진척이 없어 4월 26일 기자회견에서 해당 구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2024년 1월 29일 기자회견 (출처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진구지부 홈페이지)
2024년 4월 26일 기자회견 (출처 : 디지털광진)


 

광진구의회 전은혜 구의원 구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은혜 구의원의 대표 사진 ⓒ 광진구의회

 

보도자료에는 전은혜 구의원의 갑질 관련 경과가 실려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를 뽑아 살펴볼까요?
 

광진시민사회연석회의가 배포한 보도자료 중 갑질 경과 요약본 갑질 경과에 대한 자세한 보도자료와 함께 제공된 요약본 ⓒ 광진시민사회연석회의

 

1. 구의원이 개인 수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공적조서는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합니다. 하지만 전은혜 의원은 이를 의회 사무국 직원에게 쓰라고 지시했다가 공식업무가 아니라는 거절 의사를 무시하고 거듭 작성을 강요하여 결국 조서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2. 핸드폰 충전기, 방한용 슬리퍼 등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의회 예산으로 구매하라고 요구합니다. 담당 직원이 의회 예산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성격의 것이라 개인적으로 구매할 것을 권하였으나 꾸준히 "충전기와 슬리퍼는 대체 언제 사주냐" 압박하여 결국 받아내고 말았습니다.

3. 8명이 참여하는 1박 2일 프로그램에 176만원 가량의 28인승 리무진 버스를 요구했으며 규정 상 어렵다는 담당 직원의 말에 언성을 높였습니다. 인원이 부족하면 의정팀이 따라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억지를 부리기도 하고요. 같이 갈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담당 업무도 아닐뿐더러 의원이 연구 목적을 위해 가야하는 의원 연구단체에 의원이 아닌 직원이 많이 따라갈수록 그에 수반되는 여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위에 언급한 사례 외에도 '출신'을 언급하며 차별적 발언과 무시가 일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광진구지부에 따르면 담당 직원은 의원과의 대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우울증 증상이 심해졌고 정신과 의사로부터 심각한 위험 상태라는 진단을 받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광진구의회 추윤구 의장이 발송한 시위 중지 요청 공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진구지부와 광진시민사회 연석회의에 발송한 공문 ⓒ 동서울시민의힘

 

광진구지부와 연석회의의 공개사과를 하라는 주장에 전은혜 의원은 총선 전에는 그러겠다고 하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사과가 아닌 유감을 표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당적을 바꾼 광진구의회 추윤구 의장은 광진구지부와 연석회의에 시위 중지요청 공문을 발송하여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진 상황입니다. 

 

전은혜 의원 갑질 관련 카드뉴스 동서울시민의힘이 정리하여 제작한 전은혜 의원 갑질 카드뉴스 중 일부 ⓒ 동서울시민의힘

 
유감,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지요. 전은혜 의원이 무엇이 그리 섭섭한지는 모르겠으나 자양 3,4동과 화양동을 대표하여 구민들을 대변하는 의원으로서, 그리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를 생각해서 빠르게 사과를 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으로 보입니다.

우리 주변에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갑질, 참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갑질처럼 주변에 알려 공론화하고 시민들이 함께 공분한다면 조금이나마 해결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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