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교사집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교사들. @교육언론창 윤근혁 ⓒ 교육언론창
대구에 있는 국립 A초등학교 교사가 쓴 "단체 폭언과 감시, 감금에 시달렸다...나를 노예처럼 부리지 말라"는 편지 글이 교사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커뮤니티에 퍼진 이 편지 글을 본 교사들은 "너무 끔찍하다", "진짜 미친 학교다"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한 교원단체는 편지를 쓴 교사가 무척 큰 위태로움에 직면한 것으로 판단, 실태파악에 나섰다.
자녀 입원...정시퇴근인데도 엉뚱한 두 곳 허락받아
21일, 교육언론[창]은 대구에 있는 A초 B교사가 최근 작성한 A4 용지 6장 분량의 호소 글을 살펴봤다. 작성자가 학교와 실명을 밝힌 이 글은 A초와 관련된 제3자가 교사 커뮤티니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교육언론[창]이 A초에 확인한 결과 B교사는 실제 이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담임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B교사는 편지 글에서 "A초 전입 네 달이 조금 넘었다. 도에 지나친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넣는 갑질, 직장 내 괴롭힘으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렇게 말씀드린다"면서 "그것은 바로 개인과 단체로 이루어지는 폭언과 감시, 감금"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교사는 "제가 말하는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은 아침에 일찍 와서 학교 주차 차단 바를 열거나, 학년에 창문을 열고 각 교실에 불을 켜는 것, 비가 오는 날 현관에 우산털이와 각종 매트를 까는 것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용납해서도 안 되는 것들이 있다"면서 다음처럼 적었다.
"(A초 발령) 1년차라는 이유로 2024년 2월 13일부터 학교 내 감금을 당한 것입니다. 모든 선생님이 퇴근하고 나서야, 1년차가 퇴근할 수 있도록 지시하는 것이 미치도록 힘들었습니다. 보통 밤 11시쯤에는 집으로 향할 수 있었는데, 가장 늦게 간 날은 밤 12시쯤 퇴근한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이 과정에서 B교사는 "남아서 일하는 선생님께 언제 가시는지 물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받았고, 한번 물어봤다가 혼났기 때문"이라면서 "메신저를 통해서 그저 어떤 분이 남아계신지, 몇 분이나 남아계신지 숨을 죽이고 바라볼 뿐"이라고 상황을 밝혔다. 그러면서 "초과근무를 달지도 못한 채 2~3월을 그렇게 매일 밤 11시 혹은 밤 12시까지 일했다. 제가 너무나도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서 학년부장님께 요청하여 5월부터는 밤 9시 30분에 퇴근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됐다"고 털어놨다.
또한 B교사는 자신이 당한 '용모 강요'와 관련, "1년차라서 복장을 단정하게 입기 위해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맬 수 있다"면서도 "현장체험학습이라도 양복에 넥타이에 구두를 신고 학년의 모든 보건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넥타이가 살짝 내려왔다고 소리치며 지적받는 것, '정신이 헤이해졌다'고 모욕을 당하는 것, 수치심을 주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B교사는 또 "(영아 상태인) 딸이 2주간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아내가 119를 호출하여 딸을 싣고 입원을 하러 갈 때에도 정시퇴근은 허락된 것이 아니었다"면서 "법적으로 정한 퇴근시간인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 오후 5시에 나서려고 해도 이것은 허락을 받고 갈 수 있는 것이었다. 그 허락은 저의 학년부장님과 저희 동기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생님을 통해 두 개의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B교사는 "그들만의 카톡방을 구성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관리자 위의 관리자를 하고 있었다"면서 "마치 학교폭력을 행하는 초등학생이 담임교사 없이 마음대로 방을 만들고 단체로 모의를 하고 집단의 형태로 괴롭히는 것처럼 말이다"고 일부 부장과 이 학교 일부 선배 교사들을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B교사는 "저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학교에서의 수치심, 모멸감, 굴욕감과 가정에 미안함과 부채감이 복합적으로 저를 휘감아 존재가치를 부정당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B교사는 이 편지를 쓴 이유에 대해 "저는 저와 동기 선생님, 그리고 다른 선배 선생님들이 이러한 불합리한 괴롭힘을 계속해서 당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절대 우리 학교에 들어오시는 미래의 선생님들께 이런 폭력을 문화라는 이름으로 되물림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B교사는 편지 글 끝 부분에서 학교 선배들에게 "불법적이고 부당한 갑질, 직장 내 괴롭힘을 멈추어 달라. 이것은 동물에게도 해서는 안 되는 길들이기다. 노예처럼 부리는 것을 그만 둬 달라"면서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노예처럼 부려먹기...동물에게도 해서는 안 되는 것"
"부당한 지시, 보고를 내리고 감금을 하는 불법을 멈춰주세요. 1년 전에 일어났던 서이초 사건이 기억납니다. 땅에 떨어진 교권 속에서 여러 위협을 이겨내며 책임을 다하고 있는 교사끼리 폭력을 저지르지 마세요."
이 같은 편지 글이 교사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한 교사는 "그 학교 실습 갔을 때 미친선생님들 때문에 소름 돋았다, '군대인가'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적었고, 또 다른 교사는 "(그 가해자들은) 교사 가면을 쓴 악마"라고 비판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이 교사의 호소에 급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급한 상태로 보인다"면서 "우선, 대구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해당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해당 학교에 대한 조사와 감사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A초 교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교사마다 느끼는 예민도가 다를 수 있다. 그렇게 편지 내용처럼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는 의견도 들었다"고 밝혔다.
교육언론[창]은 A초 교장과 교감의 반론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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