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 온 뒷북

왜 책을 사러 갈 때 입장료를 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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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a1stgrade)등록 2024.07.05 13:06
세종에서 기차를 타고 수서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삼성동 코엑스몰에 도착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해 놓았던 터라 안심하고 입구에 들어섰다. 내 눈을 의심했다. 우리나라에 활자 중독자들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도서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입장하는데 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주최 측에서는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칭찬할만하다.
전시회장에는 많은 출판사들이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주로 타깃이 되는 독자층에 맞추어 체험행사, 저자사인회, 굿즈 제작 증정등 내용도 다양했다. 여기까지는 칭찬의 말이다.
수많은 인파가 모여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앉아서 쉴 공간 하나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좁은 부스 탓에 두어 명이 서서도 책을 읽어 볼 수 없었다. 아마도 부스에 자리값이 매겨진 것이 아닌가 예상했다.
도서전은 여는 이유는 좋은 책을 만들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출판사들의 홍보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부스의 크기는 출판사의 유명세와 같았다. 잘 알려진 출판사는 서너 개의 부스를 붙여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독자들을 맞았고 영세한 출판사는 부스 하나를 나누어 쓰기도 했다. 아쉬운 부분이었다.
지인과 도서전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같은 의문 하나를 품었다. 왜 책을 사러 가는데 돈을 내고 입장을 해야 했던 것일까?
인터넷으로 집에서 쉽게 책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난 종이책을 살려 보겠다는 마음으로 전시회장에 달려 나간 동지들에게 돈을 받아야만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현장에서도 인터넷 서점과 마찬가지로  정가의 10%를 할인해 주었으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중간 마진이 줄어들었을 텐데. 나는 10권의 책을 구매했고 차비와 시간 노력까지 들여 참여했다.
책에 대한 사랑이라 몰아가기엔 석연치 않다. 입장료는 왜 내야 하는 것일까?
작년보다 올해 행사가 더 성황리에 마쳤다고 하니 내년 도서전에서는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고 싶다. 덧붙여 이런 좋은 행사에 정부나 지자체의 많은 예산이 지원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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