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에는 책임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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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큰별(wding1120)등록 2024.07.09 07:53
나는 성공을 위해서 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어떻게 구별될까? 좋은 꿈을 꾸면 되는가? 아니면 맹자가 남긴 "천작을 갈고 닦으면 인작이 저절로 따라온다"의 뜻인 인덕을 쌓으면 부나 권력을 자연스레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말처럼 인덕이 운 좋은 사람과 운 나쁜 사람을 결정하는 요인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조상님의 보살핌인지 하느님의 보우하심인지 정답은 알 수 없을 것 같다. 겉으로만 보면 운이 좋고 나쁜 건 나에게는 그저 불공평함으로만 생각된다. 그런데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운을 연구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는 자신의 저서 "Success and Luck: Good Fortune and the Myth of Meritocracy"에서 행운과 성공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순수한 자격주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에 도전하며, 행운이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결과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 성공의 일부일 뿐, 운이 그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내 나이 서른에 7년을 운영해 온 내 회사는 돌아온 어음 수표를 막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 후 2년이라는 시간을 멍하니 흘려보내다가 다시 한번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공사판 일용직을 그만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가진 기술이라고 운전이 전부이다 보니 생활정보지에 실린 배달 기사 모집 광고를 보고 무작정 찾아갔다.

 간단한 면접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전화가 왔다. 좀 전에 면접을 본 회사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이 가능하냐고 묻기에 가능하다 하니 출근하라고 한다. 그렇게 출근한 회사를 10년을 다녔다. 처음에는 1톤 트럭으로 중장비 부품을 정비업소 배달하는 일로 시작했고, 가만히 있는 게 심심해서 이리저리 따라다니면 옆에서 부품을 들어주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나를 지켜보던 회사의 임원 한 분이 정직원으로 일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첫해 둘째 해에만 여섯 번의 연봉 인상이 있었다. 회사의 매출은 매해 두 자릿수의 성장을 했고, 그때마다 내 연봉 역시 통상적인 인상률을 넘어 인상되었다. 근무하는 동안 연봉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었다.

 10년 차에 들어서면서 이 회사에 계속 다닐지 독립할지 고민하게 되었을 때, 몇 해 전 명절에 공인중개사 사촌 형님이 같이 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한 말이 생각나서 내 고민을 얘기했고, 어떻게 된 건 지 2개월 후 나는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출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가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4월이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 팬더믹 시대,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내가 근무하는 곳은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아니라 기업의 사무실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고, 코로나로 인하여 바이오 회사들과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호황을 맞으며 직장을 다닐 때와 비슷한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 코로나로 인하여 누구를 만나는 것이 쉽지도 않은 시기이니 일을 하면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작년에 내 이름으로 사무소를 열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내가 노력해서 이룬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나도 알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이 실패했을 때는 큰 노력은 했지만 불운했고, 그 후부터는 노력보다는 행운이 따라 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이런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애쓰는데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이런 이들에게 언젠가 좋아질 테니 용기 잃지 말라고 나는 말할 수 없다. 왜! 그들에게 행운이 올지 안 올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홍콩과기대 김현철 교수는 세바시 강의를 통해 태어난 국가, 나의 부모로 인하여 평생 소득의 80%가 결정되었다고 얘기하면서, 좋은 나라,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며, 이 행운을 얻는 사람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부의 사회 환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의 사회 환원이 이루어지려면 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나의 성공에는 행운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도 인정하지만, 아무도 자신의 힘만으로 성공을 이룰 수는 없다.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내가 속한 사회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을 것이다. 로버트 프랭크는 자신에 저서에 '행운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불운도 잘 느끼지 못한다'라고 썼다.

 내가 받은 행운을 다른 사람들도 받을 수 있도록 부의 사회 환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성공하는데 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경제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순히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장려하는 실력주의 신화를 추구하는 정책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운을 받기 위해서는 공정한 기회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분배를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이 성공에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현재 많은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통하여 능력과 노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요소가 존재하며, 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적, 경제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군가 이룬 부의 성공은 오롯이 자기 능력으로만 이룬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내가 받은 행운에는 책임도 함께 따라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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