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다 더 시적인 가사를 쓴다는 밥딜런은 미국의 베트남 침공에 대한 반발로 평화운동과 인권운동 그리고 흑인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의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유명한 노래 "천국문을 두드려요(Knockin' on Heaven's Door)" 등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 불리던 그는 2016년 영광스러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미국에 밥 딜런이 있다면 한국에는 김민기가 있다. 서슬 퍼런 독재정권의 거치른 광야에서 자유와 정의를 위해 주옥같은 노래로 불을 지피고 몸을 불살랐던 그가 서러움 모두 남기고 천국으로 가버렸다. 그의 노래는 찬란한 조명과 호화로운 악단이 연주하고 안락한 좌석이 갖춰진 실내 공간이 아니었다. 그의 가사처럼 거치른 광야인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에서 그리고 교정에서 경찰이 쏜 최류탄과 방망이에 쫓기며 메케함과 땀냄새가 진동하는 곳에서 목놓아 불러졌다. 1979년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을 때 문선대에서 활동하는 김민기를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다. 동해안경비사령부에 배치받아 근무할 때는 삼군사관학교 출신 중대장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라며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불렀다. '아들아 내 따들아 서러워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아라 군인 아들 너로다 2 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 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 갔네' 왠지 씩씩한 것 같으나 슬픈 감성이 배어 있다. 군 제대 후에야 이 노래를 김민기가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군에서 어느 늙은 상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권유해 듣고서 이 노래를 썼다고 한다. 그는 또한 종교의 타락에 대해서도 한탄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기독교마저 믿음을 빙자해 착취하고 탄압하는 도구로 전락하자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으로 시작하는 김지하가 쓰고 김민기가 곡을 붙인 '금관의 예수'가 탄생했다. 금관에 짓눌려 답답해하는 예수가, 굶주린 문둥이와 거지에게 자신의 금관을 벗겨달라고 부탁하지만, 결국 금관을 벗긴 거지와 문둥이는 경찰에게 절도죄로 잡혀간다는 내용이다. 격동의 1970-80년대 혼돈과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그 시대인들에게 김민기는 밥딜런이요 존바에즈였다. 아니 그들보다 더 자유를 갈망하고 인류를 사랑하며 앞것들을 밀어주고 세워주는 영원한 버팀목인 뒷것이었다. 그가 30년을 지켜온 '학전'은 못자리 농사를 짓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원한 못자리요, 그가 거둬들인 자유에 대한 결실은 영원히 한민족의 가슴속에 얼로 자리할 것이다. #김민기 #밥딜런 #아침이슬 #예수 #존바에즈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