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팩 재활용, 왜 아직도 어려울까요?

-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 포럼: 재활용 체계 개선 방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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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이드스타(guidestar)등록 2024.08.02 14:49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조아리 ⓒ 조아리

 

지난 6월 숲과나눔∙사랑의열매가 주관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제9차 정책포럼」이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는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체로, 6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하여 아파트, 마을 등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종이팩을 수거하고 종이팩 재활용 캠페인을 시행해왔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 포럼의 마지막 회차로, '종이팩 자원순환: 협력과 연대'를 주제로 열렸다.

포럼에서는 사업 수행단의 성과를 공유하고, 종이팩 자원순환 모델 정책을 논의하며 그동안의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전시된 일반팩과 멸균팩 제품 ⓒ조아리 ⓒ 조아리

 

종이팩(우유팩, 멸균팩)은 최고급 펄프로 만들어진 우수한 자원이다. 그러나 일반 종이와 재활용 공정이 달라 함께 배출할 경우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된다. 우유팩과 멸균팩도 분리 배출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종이팩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민들에게는 종이팩 분리 배출 방법이 쉽지 않으며 관련 분리배출 체계 또한 미비한 실정이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사업수행단,
아파트∙마을∙학교∙카페 등을 중심으로 종이팩 자원순환 사업 수행

"시민들이 종이팩 분리배출을 잘해도 재활용업체에서 제대로 된 선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성과공유 시간 ⓒ조아리 ⓒ 조아리

 

첫번째 세션에서는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사업수행단이 각 단체의 성과를 공유했다.

컬렉티브에는 숲과나눔∙사랑의열매와 함께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도담마을사회적협동조합,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 유어스텝, 소비자기후행동,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사회적협동조합이 참여했다.

도담마을사회적협동조합(이하 도담마을)은 서울 도봉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종이팩 재활용 현황을 조사하고 종이팩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아파트 주민들과 경비원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종이팩 재활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하고 종이팩 재활용 수거함을 시범 운영했다.

조은샘 도담마을 이사는 "아파트 주민들이 종이팩을 분리해서 배출해도 재활용업체에서 종이팩을 종이와 함께 수거해가는 경우가 많다"며,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활용업체가 종이팩을 선별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을언덕)이 지역사회-공공 결합형 시범 사업의 성과를 공유했다.

마을언덕은 서대문구에서 종이팩 수거모델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종이팩 수거를 진행했다. 워킹그룹은 마을언덕, 서대문구 기후환경과, 서대문 50+ 센터 등 7개의 공공기관과 지역사회단체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각 참여단체별 이슈를 고려한 종이팩 통합 수거 모델을 개발해 서대문구 3개동에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시범사업 전과 비교해 종이팩 수거량이 5배 이상 증가했으며 민간단체 중심의 종이팩 수거사업을 넘어 공공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마을언덕 관계자는 "민관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민간단체와 공공기관이 각자의 역할을 잘 인식하고 자원순환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의 종이팩 수거 참여 활동은 가정과 마을공동체의 실천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유어스텝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종이팩 자원순환 교육과 수거 활동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총 6곳의 초등학교에서 진행됐으며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인 종이팩 수거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김지현 유어스텝 대표는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종이팩 재활용에 참여한다면 가정과 마을에 종이팩 자원순환 활동을 확산시키고 실천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은 카페에서 배출되는 종이팩 수거 활동의 결과를 공유했다.

장한우리 대표에 따르면, 단순히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카페의 종이팩을 수거하는 활동을 넘어 이 활동을 대학교 봉사 동아리의 한 프로그램으로 확산시키고 어르신을 고용함으로써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종이팩 수거 체계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기후행동'은 자원순환 인식을 높이는 활동에 집중했다.

이들은 분리배출 시스템 마련을 위한 지지서명을 실시해, 지금까지 55만명의 지지서명을 받았다. 또한 전국 행사장 등을 순회하며 종이팩 자원순환 캠페인을 진행해 시민들의 자원순환 인식을 높였다.

종이팩 자원순환을 위해선 분리수거 지침 개정 우선..
'종이류'로 포함되어 있는 종이팩을 별도로 분류해야


두번째 세션에서는 정책 제안과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이지현 숲과나눔 사무처장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에서 지난 8회차동안 정책 포럼을 진행하며 도출한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이 사무처장은 "종이팩의 주재료는 최고급 펄프로 100% 재생 가능한 자원이지만 우리나라는 종이팩을 '종이류'로 지정해 분리배출이 안되고 재활용률도 낮은 상황"이라며, "종이팩 자원순환을 저해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제언에는 ▲환경부 종이팩 별도 수거품목 지정 ▲지자체 종이팩 수거 의무 강화 ▲종이팩 재활용제품 시장 활성화 ▲종이팩 재활용 인정 범위 확대 ▲종이팩 분리배출 홍보 및 인식개선 등 5가지가 제시됐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지정토론 ⓒ조아리 ⓒ 조아리

 

이어 지정토론에서는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김광진 테트라팩코리아 이사, 박창규 삼정펄프 영업기획팀 팀장, 윤상헌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본부장, 이지현 숲과나눔 사무처장,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종이팩 자원순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홍수열 소장은 "분리수거지침을 개정해야 종이팩 재활용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에 따르면, 기존 지침에서는 종이팩이 '종이'로 분류되어 있어 종이팩 선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지침 때문에 시민들이 종이팩을 분리 배출해도 폐지 수거업체에서 종이팩을 수거할 수 있으며, 공공선별장에서도 종이팩이 종이로 선별되고 있다. 따라서 지침 개정을 통해 종이팩을 종이가 아닌 '용기'로 분류해 종이팩 회수 체계를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윤상헌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본부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종이팩 재활용을 활성화할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홍수열 소장이 설명한 분리수거 지침 개정을 비롯해 종이팩 지질구조 개선, 종이팩(일반팩, 멸균팩) 분담금의 현실화, 대국민 홍보 및 의무구매제도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종이팩 지질구조 개선을 위해 "재활용이 어려운 원료에 대한 사용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종이팩의 재활용 품질을 저해하는 황색펄프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가 지난 10개월 동안 진행한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종이팩 자원순환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마련하게 됐다"며 "9차 포럼을 마지막으로 해당 정책 포럼은 마무리되지만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고 자원순환을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포럼의 내용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공식 사이트(https://cartonsav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한국가이드스타 청년 공익 기자단인 '채리티 에디터 양성 과정'참가자의 취재 기사입니다. / 채리티 에디터 7기 조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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