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광복의 그날이 오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편히 눈을 감겠소

79주년 8.15 광복절을 맞이하여

검토 완료

정문기(soseulbaram)등록 2024.08.19 09:44
어제 우리는 79주년 8.15 광복절을 맞이했다.

2024년의 광복절을 보니 우리 민족의 역사와 광복의 의미를 긴요히 되새겨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특히 최근 MB정권 시절부터 발호하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암약하고 있던 소위 '뉴라이트'라고 불리우는 일부 세력이 친일 행위를 미화하고 일본을 도와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는 우리 사회에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을 더이상 '뉴라이트'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불러줄 것이 아니라, "매국노, 친일파, 밀정, 간첩, 친일 부역자" 등의 이름으로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아직까지 21세기 대한민국의 한복판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이는 단순히 현재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과거와 깊이 연결된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바로 참된 역사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광복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은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 유관순 열사로 상징되는 전국적인 3.1 독립만세 운동과, 그 이후에 이에 대한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 그리고 그 산하에서 활동한 김구,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홍범도, 김좌진, 김원봉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광복 이후의 대한민국은 독립을 위해 싸운 이들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지 못했다. 이승만 정부와 미국의 묵인 하에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함께 올바른 역사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일제에 부역했던 이들이 새로운 정부와 사회 체제에서 중용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엊그제까지 일제의 앞잡이로 우리 국민들을 감시하고 괴롭히고 수탈하고 고문하는데 앞장섰던 친일 부역의 순사들이 광복 후 설립된 이승만 정권 하에서 그대로 기용된 것이다. 독립이 되었는데, 일제에 붙어서 동족을 핍박하던 매국노들이 멀쩡히 다시 경찰로 일하며 치안을 담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중들의 피가 얼마나 끓어올랐겠는가!

심지어 이승만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자를 조사하기 위해 제헌국회에서 설치한 특별위원회인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反民族行爲特別調査委員會), 약칭 '반민특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심지어 경찰들을 동원해 그들을 무력으로 해산시켰던 것이다. 특위 활동기간 동안 위원회에서 수집했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에 대한 수많은 자료와 증거들은 불에 태워 없애버렸고, 이 거대한 죄악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으로 끝나버린게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의 근원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오늘날 일부 세력이 과거 친일 행위를 정당화하고 심지어 미화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위와 평판의 유지, 매국의 죄악 위에 켜켜이 쌓아온 한 줌의 부를 안전하게 대물림해 나가기 위한 사리사욕에만 눈이 멀어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정의와 진실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행위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 선열들의 희생을 모욕하는 것이며, 그들의 후손들에게 또 다른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우리의 역사, 특히 일제 강점기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정확히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정신과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현재와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역사 왜곡에 대한 법적, 제도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역사 부정론이나 일본 극우세력과 그를 추종하는 국내 일부 세력들의 왜곡된 주장이 공론화되는 것을 막고, 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 지도록 강제성과 실효성이 있는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학계와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산시키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지금까지 소위 '뉴라이트'로 불리는 자들은 여론을 살피고 그나마 눈치는 보면서, 형식과 절차를 지키는 흉내라도 내며 그들의 야망을 실현하려 물밑에서 움직였었다면, 작금의 상황은 정반대로 뻔뻔하게도 대놓고 그들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들은 보수가 아니며, 수구세력이란 말도 아까운 종일주의자, 친일파 매국노들일 뿐이다. 세상에 어떤 보수가 우리 자신의 역사가 아닌 타국가, 그것도 우리를 침략하고 수탈했던 일본의 역사를 미화시켜주기 위해 저렇게도 애를 쓴단 말인가.

셋째,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확실하게 강화해야 한다. 독립운동을 한 분들의 후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은 진정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효율적인 예산 분배를 통해 국가보훈처의 예산을 더 늘리고 다각적인 정책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분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함께, 그들의 업적을 기리고 널리 알리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넷째,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배상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들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고,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이끌어내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군함도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저들의 후안무치함을 볼 때, 이번에 또 묵인하고 동의해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독도 문제로 대표되는 저들의 영토 침탈에 대한 야욕을 볼 때 긴장을 늦추지 말고 빈틈없는 외교, 군사적인 대응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섬세한 외교적인 조율도 병행되어야 하리라 본다.

다섯째,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이념적 대립을 넘어, 우리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그러한 화합과 통합의 노력에 저해가 되는 개전의 여지가 없는 인간 말종들에 대해서는 역사 왜곡과 매국행위에 대해 강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법률에 근거하여 가차없는 처단을 해야 할 것이다. 화합과 통합이 아무리 좋다 해도 재활용할 수조차 없는 폐기물까지 짊어지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여러가지 어려운 사회경제적 여건으로 암울해 하고 있는 청년들과 미래 세대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우리 민족의 저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꿈과 열정을 심어주어야 하며,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광복절은 단순히 베란다나 대문 앞에 태극기를 걸고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날이어야만 한다. 우리는 순국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진정한 의미의 광복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이는 단순히 외세로부터의 해방을 넘어, 우리 사회 내부의 모순과 불의로부터의 해방까지 이루어 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선택들로 인해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많은 과제를 떠안고 있다. 매우 지난한 과제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광복 79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진정한 광복의 완성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과거를 직시하고, 현재를 냉철히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는 순국 선열들의 못다 이룬 꿈이 실현되는 곳이며, 동시에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남겨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광복절을 기념해야 하는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