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 아줌마들의 래프팅 도전기

무서웠지만 신났던 경호강 래프팅!

검토 완료

김경희(9244kim)등록 2024.08.23 14:17
지난주 초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경호강으로 래프팅을 갔다. 몇몇 남자 동창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래프팅이 처음이었다.

버스에 탄 친구들은 모두 들떠 있었다. 50대 중반에 처음 래프팅 체험에 도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는 얕은 곳에서 살짝 맛만 볼 수 있다는 총무 말만 믿었다. 그러나 웬걸 현지에 도착해 보니 실내 수영장도 아니고 그냥 깊고 넓은 강이 눈앞에 펼쳐졌다. 얕은 곳은 따로 없었다. 강물에는 작은 파도가 일고 물보라까지 쳤다. 겁이 덜컥 났다. 그때부터 심장이 떨렸다.

10년 전 처음 수영을 배울 때도 유아 풀에서 음! 파! 만 한 달 연습했었다. 수영장에서 수영 배울 때 1년 동안이나 초급반에 머물렀던 겁보인 나는 총무 말을 철석같이 믿었는데 '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내적 갈등이 시작됐다.

8명씩 심장 콩닥 팀과 심장 쫄깃 2팀으로 나뉘어 보트를 들고 강으로 이동했다. 안전요원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래프팅 시작전 몸풀기 ⓒ 김경희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해서 봉을 잡으세요!"
"나머지 한 손으로는 패들을 잡으세요."
"발은 꼬아서 보트에 있는 줄에 고정하세요."
그리고 온몸에 물을 적시고 구명조끼를 다시 조이라고 했다.

이제는 보트에 타야 하는데 겁이 덜컥 났고 내가 해군 원사 출신 호성이라는 친구에게 "우황청심환 이라도 먹어야 할 것 같은데?"라고 했더니
그 친구는 "여럿이 함께 타고 안전요원도 같이 타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타봐" "언제 또 타보겠니?"

"그래! 해보자 도전!"

나는 보트 가장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뒤에 안전요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안전요원이 나를 건져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계속 겁을 내니 안전요원은 "맨 뒤 누나는 그냥 보트 가운데 앉으세요!"라고 했다.

"그래도 돼요? 와 신난다!" 그러면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디어 출발! 하나! 둘! 같이 입을 맞춰 패들을 저으라고 했다.

"가운데 앉아 가는 누님은 목소리라도 크게 내세요!"
"네! 하나! 둘! 하나! 둘!"

"패들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해서 잘 잡으시고 반대쪽 손으로는 깊이 노를 저으세요!" 라고 안전요원은 계속 강조했다.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아 강물이 깊지 않아 여자 친구들은 좋아했지만 남자 동창들은 스릴이 없어 조금 시시하다고 했다. 한참을 가다 강물이 깊은 곳에 도달했는데 보트가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다.

안전요원은 디스코 팡팡처럼 계속 보트 위에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라 했고 나도 함께 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방방 뛰어도 보트는 꿈쩍도 않았고 결국은 안전요원이 보트에서 내려 보트를 끌었다.

우리 보트에 함께 탄 세 명의 남자 동창들은 "겁보들만 있어서 보트 한번 엎자고 할 수도 없고 재미가 없구만! 허허허"
그러자 여자들은 일제히 "그런 소리 하지마!"

"충분히 재밌다 하하하"
"하하하 호호호"

도착할 때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강 언저리에 왔을 때 쯤 물놀이 시간을 주었고 남자들만 물속으로 들어가고 여자들은 보트 위에 머물렀다.

혜원이라는 친구가 다른 친구들이 물속에서 노는 게 재미있어 보였는지 물속에 뛰어들었고 곧바로 "어머! 어머! 무서워!"하면서 보트 위로 올려 달라 했다. 우리는 "그러게 뭐하러 물에 들어갔어? 그냥 보트에 있지!" 하면서 여러 명이 달라붙어 끄집어 올렸다.

다른 보트에 탔던 정숙이라는 친구는 우리 보트 쪽으로 와서 "이제 지친다 나 좀 끌어 올려줘"라고 했다. 키가 큰 그 친구는 여러 명이 달라붙어 겨우겨우 끄집어 올렸다.


격한 운동 후 점심은 꿀맛!

래프팅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 ⓒ 김경희


래프팅을 마치고 준비해 간 전어회 무침에 밥을 두 그릇이나 비웠고 밥이 달았다. 지금까지 먹어본 전어회 무침 중 가장 새콤달콤했고 식당에서 나온 흰 쌀밥은 윤기가 자르르했다.

꿀떡! 꿀떡!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다들 피곤 했는지 꿀잠에 빠졌다.
한참이 지나 회장을 맡고 있는 미경이가 "그만 자고 일어나라"
"몸을 풀어 줘야지 안 그러면, 안 쓰던 근육을 써서 내일 못 일어난다!"

"그래! 몸 좀 풀자!"
30분 동안 디스코 타임!!
버스 안에는 디스코 메들리가 흘러나왔고 우리들은 모두 같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몸 제대로 풀었네! 내일 아침 덜 힘들겠지?"
"어 그럴거야!"

50대 중반에 시도한 래프팅 행사는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
함께한 남자 동창 녀석들 성이 용이 환이 윤 채 현 연은 겁보 여자 동창들 챙기느라 몸살은 안 났으련지...

무더운 여름 이것저것 준비를 잘해줘 우리들의 입과 눈을 즐겁게 해준 회장 미경이와 총무 미숙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박수!!!

래프팅 기회가 또 주어 진다면 그때도 보트 중간에 앉아 가겠지만 그래도 또 이 짜릿한 기분을 맛보고 싶다. 야호!


래프팅을 마친후 기념샷 ⓒ 김경희



덧붙이는 글 오문수 기자님께서 재미있고 공감 되는 내용이라고 적극 추천해 주셨습니다.

여수넷통에 송고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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