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복원 공사에 주력한 강진 병영성 태풍으로 인한 일부 성곽 긴급 보수 현장

검토 완료

이민규(zkzk753)등록 2024.10.16 16:30
복원 사업이 실시된 국가사적지 전라병영성 남문 성곽이 무너지면서 허술한 문화재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강진군은 1997년 전라병영성이 국가 사적 제397호로 지정됨과 동시에 전라병영성 정비계획을 수립해 성곽과 문루 복원을 진행했다. 2011년부터 성 내외부에 대한 발굴조사도 실시하는 등 전라병영성의 유적 보호에 주력해 왔다.

강진군에 따르면 전라병영성 남문 옆 높이 6m, 길이 15m 정도의 성곽이 1월 21일 무너졌다. 이에 지난 6월 이경훈 국가유산청 차장이 강진을 방문하고 '전라병영성'을 둘러봤다. 이 차장은 전라병영성 남문 옆 성벽 붕괴 구간을 점검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동시에 원인 파악과 함께 복원 과정에서 관계전문가 의견을 설계에 충분히 반영해 다시는 붕괴 등이 없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병영성은 여전히 관리가 되지 않는 허술한 복원 현장을 보였다. 2011년도까지 투입된 공사비가 49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고, 그 후에도 10년 가까이 매년 복원 공사를 해 왔으므로 1천억 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사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정부나 지자체들이 많은 돈을 들여 문화재를 복원하거나 재현하는 가장 큰 목적은 문화유산 보호의 목적이 있겠지만, 관광객 유치 또한 중요한 목적일 것이다. 20여 년 넘게 공사가 진행되어 왔음에도 외부와 달리 성 내부 전체 모습은 허허벌판이었으며, 1년에 단 3일간 사용되는 축제 기간 이외에도 드넓은 병영성 내부 공간에 활용 방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국궁장 시설은 설치만 해 놓고 방치된 상태였으며, 공사 현장은 금연 팻말을 설치해 놓은 곳에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 또한 성 출입문의 표지는 뜯겨져 있는 상태였다. 화장실은 오래 방치돼 외부가 검게 썩어서 그런지 아예 사용 불가라고 해놨다.

한 주민은 "성벽 복원 공사만 20년 걸렸다. 이렇게 맥없이 무너졌으니 부실 공사로 밖에 볼 수 없다. 관련자에게 강력하게 책임을 묻고, 문화재 복원 사업에서도 배제 시켜야 한다"라며 안일한 관리를 지적했다. 강진군의 관계자는 "강진 병영성 성벽의 붕괴와 부실한 보수 공사는 역사적 국가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건으로 향후 문화유산 보수 공사에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 사회와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역사적 유산을 올바르게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cpn문화유산에도 실립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