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두란' 최명순·정경수 대표 인터뷰
전통 장류 키트에 지역농산물 이용
체험가능, "받은 것 지역에 나누고파"
▲ ‘운두란’ 최명순·정경수 공동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무한정보> 임정은
'약과 음식의 근본은 같은 것이다' 한식의 중심 철학인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의 뜻이다. "기본적으로 음식에서 약의 효과를 기대하고 만드는 것이 경영철학이에요"라고 '운두란'의 정경수(74) 공동대표는 말한다.
최명순(69, 전통장류 가공분야 예산군 명인, 충남품목연구회농업기술명인)·정경수 공동대표 기업인 운두란은 예로부터 뒤뜰(뒤란)에 장독대를 놓아온 맛의 공간이라는 의미다.
최 대표는 동생이 암으로 밥을 잘 못 먹을 때 동생을 위해 항암 효과가 있으면서 맵고 짜지 않은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춧가루 △청국장가루 △사과발효액 △겨우살이 △조청 △발아현미 △백련근 △마늘과 토마토퓌레 등 12가지 항암효과가 있는 원재료를 넣어 만든 토마토고추장은 2014년 제품과 제조방법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
원재료는 군내에서 얻을 수 없는 몇 가지 품목을 제외하고 모두 지역농산물을 이용해 예산군 브랜드인 '예가정성' 인증마크를 받았다. 지역농가에서 예약구매해 재료 수급과 농가 소득 안정화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는 예산군 특산물인 원재료에 대해 "대추방울토마토는 잘게 부숴 데쳐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조려서 퓌레로 만들어요. 퓌레가 31.4% 라는 건, 생과육이 40%정도 들어간다고 봐야 합니다"라며 "기존 토마토고추장과 다른 점이 퓌레 첨가인데, 원가상승 원인이 되죠. 그래도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들려고 고집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에서 2019년 실시한 시험에서 퓌레를 넣어 발효한 토마토고추장이 퓌레보다 항산화물질 중 하나인 라이코펜 함량이 거의 두 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시판 고추장과 비교했을 때 토마토고추장의 무기질(칼슘·칼륨·마그네슘·아연)함량이 더 높았고, 나트륨은 낮았다(충남농업기술원 농식품가공팀 이정 선임연구원).
영양뿐만 아니라 맛도 더했다.
최 대표는 "항산화효과를 위해 토마토를 넣는데 토마토 특유 텁텁한 맛을 잡는 게 어려웠어요. 여러 시도 끝에 사과효소를 넣어 텁텁함을 없애고 부드럽고 감칠맛 나게 만들 수 있었죠"라고 말했다. 사과도 군 특산물을 이용함은 물론이다.
주민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와 협업해 지역주민들에게 전통발효식품 가치를 전파하는 강의와 체험을 제공하고, 초·중·고교생들에게 진로체험 강의와 장 만들기 실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고추장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2020년 시작한 뒤 계속하고 있다.
최 대표는 "어릴 때부터 전통장을 먹으면서 건강하게 자라는 손주들을 보며 다른 아이들도 그러길 바랐어요"라며 체험 키트를 설명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개발한 키트 덕분에 큰 도구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교육했던 전과 달리, 체험처에서 직접 체험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체험 인원은 약 3400여 명이 넘는다.
▲ 고추장만들기 키트 구성품이 놓여 있다. ⓒ 최명순
▲ 어린이가 고추장만들기 키트를 가지고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아래). ⓒ 최명순
체험키트는 여전히 아는 사람들만 입소문으로 이용하고 있다. 체험 키트를 만들 여력도, 체험 교육을 담당할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3년에 확장·이전 했지만(공장 40평, 부지 400평) 제품을 생산하기도 벅차 키트는 쇼핑몰이나 리플렛에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 대표는 "저희한테 한 번이라도 배운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키트로 장만들기 교육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 교육자를 위한 교육도 할 여력이 없어요. 아이들이 전통장을 알고 먹어야 미래에도 약과 같은 음식이 전수될텐데요"라며 아쉬워 했다.
한편, 운두란은 공동대표 2인이 예산군농업기술센터 교육과정을 통해 2015년부터 관련 교육을 받고 자격증 취득 뒤 창업한 기업이다. 받은 것을 지역에 나누고자 △전문인력 양성 산학협력협약(2015년) △ 진로직업체험(2018년)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사업 협약(2019년) △지역 인재 채용(2019년, 2023년 총 2명) 등의 지역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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