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는 하루, 대학생이 도전한 디지털 디톡스 체험기

디지털 디톡스의 경험: 스마트폰 없이는 불편한 디지털화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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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도환(doo5963)등록 2024.11.03 19:32
얼마 전, 스마트폰과 태블릿 없이 하루를 보내는 디지털 디톡스를 경험해 보았다. 스마트폰이 없는 하루라니,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큰 불편함이 찾아왔다. 그간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일상 속에서 디지털 기기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제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들 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이 마치 새로운 세상에 던져진 기분이었다. 물론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는 경험은 상쾌한 면도 있었지만, 동시에 불편함이 많았다. 이 모든 경험이 디지털화된 시대에서 내가 겪은 변화와 깨달음을 주었다.

특히 수업 시간에 그 불편함이 가장 두드러졌다. 교수님들은 강의 자료를 주로 이캠퍼스를 통해 업로드해 주시는데, 종종 수업 직전에 올려주시는 경우가 있다. 평소라면 태블릿을 통해 자료를 바로 다운받아 필기와 함께 수업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디톡스 중이었기에 강의 자료를 다운받을 수 없었다. 강의 내용이 자료 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교수님의 설명에 더 귀 기울여야 했지만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조차 쉽지 않았다. 이전에는 이런 일이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디지털 기기가 없다는 이유로 자료를 받아볼 수 없으니 디지털화된 환경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스마트 기기가 없이 수업을 들으니, 평소와는 달리 필기 속도와 정확도도 떨어졌고, 강의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 순간이었다.

디지털화는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필수적으로 다가와 있었다. 대표적으로 학교 교내식당에서도 키오스크를 이용한 주문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았다면, 이제는 대부분의 교내 식당이 키오스크로 운영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결제를 주요 이용한 필자의 경우에는 식사결제마저도 직접 카드를 들고다녀야 하였기에 불편해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결제가 특별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일상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작은 일마저 불편해진다. 간단히 주문하고 결제하는 것도 디지털 기기를 의존하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또한, 동아리 모임에서도 디지털 기기의 부재가 불편하게 다가왔다. 동아리 활동 중 회의 자료와 메모, 일정 등을 공유할 때 주로 노션과 같은 온라인 협업 도구를 사용한다. 평소라면 노트북이나 태블릿으로 노션 페이지에 접속해 회의 내용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노션에 접근할 수 없었다. 대신 노트에 회의 내용을 적어보려 했지만, 회의 자료가 전부 온라인에 올라와 있어 종이만으로는 부족했다. 노션을 통해 팀원들이 수정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함이 사라지니 회의 내용 파악이 어렵게 느껴졌다. 회의 자료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디지털 디톡스를 경험하며 협업 도구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체감했다.

이처럼 하루 동안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며 현대 생활의 불편함을 체감했지만, 그럼에도 디지털 디톡스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끊임없이 오는 알림에 방해받지 않으니, 생각보다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 평소에는 잠깐의 집중이 깨지는 일이 잦았는데, 스마트폰이 없으니 온전히 주어진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기의 방해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오히려 평소에 하지 않았던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은 내게 디지털 기기 없이 보내는 시간이 오히려 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두 번째로, 디지털 디톡스는 사람과의 소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친구들과의 대화 중간에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대화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 없는 자리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좀 더 진심으로 다가가고,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대화 중간에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습관은 상대방에게서 나의 관심을 빼앗아 가는 행동일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스마트폰 없이 주위 사람들과 온전히 소통하는 시간은 특별하게 다가왔고, 디지털 기기가 없는 자리에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디톡스는 평소 놓치고 있던 작은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내는 동안 평소에는 잘 보지 않던 풍경이나 상황을 차분히 돌아보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창밖의 가로수와 지나가는 사람들, 도심의 작은 변화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여유롭게 내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당연하게 지나쳤던 일상이, 디지털 기기 없이 보내는 하루 동안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은 여유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고, 디지털 디톡스의 장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물론 디지털화된 현대사회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없이 지내는 것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학습이나 생활, 그리고 사회적 소통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하루라도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하고 싶다. 디지털 기기 없이 보내는 하루는 우리에게 더 큰 여유와 집중력을 줄 수 있으며, 평소에 소홀히 하던 관계와 소통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디지털 기기는 현대인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지만, 그로 인해 놓치고 있는 소중한 순간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 동안의 짧은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더 풍부하고 진정성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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