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은 '독도의 날'로 지정된 날이다. 하지만 딱히 관련된 일이 없다 보니 '그래 독도는 우리 땅이지, 암' 하며 그냥 지나쳐가는 하루였을 텐데, 2024년 10월 25일에는 특별한 의미가 생겼다.
▲ 용인시는 아스팔트나 시멘트, 건물 등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얼마 전 용인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진행하는 제7기 지속가능발전대학 강좌 중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김상래 물환경센터장님이 진행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도시 물순환' 강의에서 들은 이야기에 꽂혀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25일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물순환촉진법)' 시행령이 시행되었다. '물순환촉진법'은 홍수와 가뭄을 비롯한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면 증가 등 복합적인 물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한 물순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이다.
특히 시행 후 1년이 되는 내년 10월 25일까지 전국의 물순환 실태를 조사하고 물순환 촉진을 종합적,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가 물순환 촉진 기본방침'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10년마다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법률적으로만 보면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퍼뜩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곰곰이 따져보았다. 물순환이란 용어에 대해 살펴보자. 물은 고여 있지 않고 흐르는 습성이 있다.
빗물이 하늘에서 떨어져 지표면으로 흘러 바다로 가거나 땅 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모인다. 물은 동식물을 비롯한 모든 생명들의 몸으로 들어왔다 돌아다니다가 나가기도 한다.
햇빛을 받아 온도가 오르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을 만들고, 구름은 다시 빗물로 떨어진다. 때론 얼음으로 얼어 오랫동안 머물다 녹아 다시 물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모두가 물순환이다.
▲ 빗물은 하늘에서 떨어져 하천을 따라 흘러 바다로 가거나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모인다. ⓒ 용인시민신문
물순환촉진법은 이렇게 물이 순환되는 것을 촉진하는 법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나오는데 '불투수면 증가'란 말이다. 불투수면은 도시화로 아스팔트나 시멘트, 건물 등으로 덮여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면적을 뜻한다.
물이 스며들어야 큰비가 내렸을 때 물이 차오르는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스며든 물이 천천히 스며 나와 가뭄을 버틸 수 있다.
이렇게 홍수와 가뭄에 불투수면 증가는 큰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흙이나 숲, 녹지로 이루어진 투수면은 가뭄과 홍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물순환촉진법 시행으로 도심에 불투수면이 줄어들고 투수면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한다.
기후 위기 시대 물순환은 기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비가 오면 주변 온도가 떨어지고, 다시 물이 증발할 때 주변 온도를 낮춰준다. 불투수면은 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빠른 시간에 바다로 흘러가게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불투수면의 지표 온도로 더워진 물은 바닷물의 온도를 더 빠르게 상승시킨다. 또 빗물은 땅속으로 스며들며 많은 양의 탄소를 땅속에 가둬두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불투수면이 많아지면 빗물은 탄소를 머금은 채 바다로 모이게 되고, 온도 상승에 따라 다시 대기 중으로 빠르게 탄소를 내보내게 된다. 그러므로 기후변화에 있어 물순환에 의한 물관리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렇듯 물순환은 아주 중요한 자연의 순리이며 우리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의미에서 10월 25일 시행된 물순환촉진법은 큰 의미를 갖는다. 경기도 안양시는 이미 물순환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물순환 명품도시로 도약하겠다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용인특례시는 지난 6월 '용인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며 물관리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각종 산단이 줄지어 들어선다는 발표가 있는데, 여기에 막대하게 들어가는 물수요와 관리에 대한 계획, 물순환 대책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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