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원로 "정진석 추기경, 용퇴 결단 하시길" - 오마이뉴스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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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원로 "정진석 추기경, 용퇴 결단 하시길"

등록 2010.12.13 16:10수정 2010.12.1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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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주교단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정진석 서울교구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원로사제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규탄했습니다.

정 서울교구장은 지난 8일,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주교단에서 4대강 사업이 자연파괴와 난개발의 위험을 보인다고 했지 반대한다고 한 것은 아니다"며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개발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로사제들은 이 발언과 관련해 정 서울교구장이 주교단 전체의 결론에 위배되는 해석을 내리고 혼란을 조장했다며, 교구장 직에서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문/ 안충석 서울대교구 신부] 동료 주교들에게 그리고 평신도, 수도자, 사제 등 교회의 모든 지체를 향하여 용서를 구하고 용퇴의 결단으로 그 진정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함세웅 서울대교구 신부는 정 서울교구장이 주교단의 결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언어유희에 불과하다며 "'남의 부인을 탐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고 해서 남의 남편은 탐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지적했습니다.

[함세웅 서울대교구 신부] 십계명 보면 남의 아내 탐내지 말라돼있는데, 그럼 남의 남편은 탐내도 되나? 언어의 유희입니다. 그것부터 크게 잘못됐고. 하나님 앞에 정직해야, 잘못 은폐하려는 잘못이 더 크다. 같은 사제로써 이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날치기로 통과된 친수구역활용특별법에 대해서도 원로사제들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친수법이 세계 어디에도 유래가 없는 악법이라고 탄식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평화가 하루 바삐 오기를 염원했습니다.

[기자회견문/곽동철 청주교구 신부] 수자원공사의 적자를 보존해 주기 위해 4대강 수변에 위락시설과 선착장을 개발하도록 특혜를 주려는 악법이라는 점도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 저희가 자연과 피조물 안에서 하느님을 뵐 수 있도록 맑은 눈과 양심을 주소서.

한편 이들은 지난 1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내놓은 '추기경의 궤변'이란 제목의 성명에 지지와 동감을 표한다며 젊은 사제들의 충정과 호소에 귀기울여 달라고 말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 성명서에서 정 서울교구장이 '이천년 교회전통인 주교단의 합의정신과 단체성을 깨뜨렸다'며 '4대강 사업을 두고 빚은 교회분열의 책임이 정 서울교구장에 있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25명의 사제들이 성명에 동참한 가운데, 이들은 계속해서 전국의 사제들을 대상으로 연대서명을 받으며 정 서울교구장의 용퇴를 촉구할 방침입니다.

오마이뉴스 오대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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