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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공약' 영유아 무료예방접종 228억도 날아갔다

등록 2010.12.14 20:24수정 2010.12.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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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저는 민주당이 복지의 탈을 씌워 앞세우는 어떤 망국적 복지포퓰리즘 정책도 거부할 것을 이 자리를 통해 밝히고자 합니다. 또, 지금 이후로 이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공세와 시의회의 횡포에 대해선 서울시장의 모든 집행권을 행사해 저지할 것입니다."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를 통과한 전면 무상급식조례를 거부했습니다. 전면 무상급식은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겁니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자 <중앙선데이> 인터뷰에서도 무상급식은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무상급식에 대해 철회하지 않으면 제가 아무리 의회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시장이란 치명적인 정치적 오명이 남더라도 절대 이 사안에 대해선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상급식에 대해 연일 맹공격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그럼 오 시장이 약속한 복지공약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오 시장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공공보육시설 확충과 무상보육 확대로 보육걱정을 없애겠습니다"라며 '보육걱정 없는 서울'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중 12세 이하 영유아 무료 예방 접종에 필요한 예산은 새해 서울시 예산안에 한푼도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오 시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에는 12세 이하 영유아 무료 예방접종에 연 228억 원을 쓰겠다는 구체적인 예산계획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새해 예산안을 입수해 예산안과 사업별설명서를 모두 검토했지만, 오 시장이 선거 당시 구체적인 예산 금액까지 명시했던 영유아 무료 예방접종 예산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12세 이하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비용은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시절 국가에서 모두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이 공약이 실현된다면 보건소가 아니라 동네 병원에서도 필수 예방접종을 맞출 수 있고, 신생아를 둔 가정이라면 1년 동안 총 14번을 무료로 맞출 수 있어서 대략 48만 여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오 시장이 약속한 영유아 무료 예방접종 예산은 왜 빠졌을까. 서울시는 책임을 중앙정부로 돌렸습니다. 이 사업이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실시하는 '국가 매칭 사업'인 만큼 정부 예산 상황에 따라 서울시의 방침을 결정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모현희 서울시 보건정책과장] "시장님 공약대로 진행을 하려고 했었는데 정부 질병관리본부가 국회에서 예산을 협의 중에 있으니까 지방자치단체는 기다려 보라는 얘기가 있어서 국회가 예산을 결정한 다음에 국가의 매칭 비율에 따라서 예산도 절약할 수 있고 해서 국가의 정책 결정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한 정부의 2011년도 새해 예산안에서 영유아 무료접종 예산이 사라진 것은 8일이었고, 서울시가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지난 11월 10일이었습니다. 정부안에서 빠지기도 전에, 예산안에 올리지 않았던 겁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2년에는 국가 보조를 받지 않더라도 영유아 무료접종을 실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공약은 임기 내에 완료하면 된다"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오 시장이 선거 때는 선심성 공약을 해놓고 이제와서 과시적인 토목 사업에 예산을 쏟아붓느라 보편적 복지 예산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규영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시민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온갖 분칠을 다 해놓고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는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과시적으로 금방 눈에 들어날 수 있는 본인이 공약, 즉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 서울 등 토목 건설사업에 예산을 편성하다 보니 복지 예산들은 삭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상급식으로 인해 촉발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오 시장의 사고가 이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비에도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전면 무상급식조례를 거부하며 보름 가까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전시성 토목 사업 예산은 올렸지만, 영유아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무료 예방접종 공약은 정부 예산 문제를 핑계로 외면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gkfnzl) 내방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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