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끌고 거리로 나온 엄마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 오마이뉴스 모바일

유모차 끌고 거리로 나온 엄마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등록 2014.04.30 19:29수정 2014.04.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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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0일) 오후 서울 강남역 앞에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거나 품에 안은 엄마 100여 명이 피켓을 들고 세월호 침몰 사고 추모행진을 벌였습니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엄마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위해서 거리로 나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지후(31) / 서울 도봉] "사고가 아닌 참사로 키운 거는 정부와 돈과 권력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만히 집에서 있을 수가 없어서, 우리 아이들이 이제 크면 살아갈 세상이니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나왔습니다."

[이안나(30) / 서울 금호] "아이를 낳기 전보다 아이를 낳고 나니까 세월호에서 사고를 당해서 희생당한 아이들이 내 아이들같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 사고를 접했을 때에도 눈물이 많이 났었고..."

1시간 동안 강남역과 교보문고 사이를 왕복한 엄마들 중 일부는 사회 참여에 소홀히 했던 점을 반성했고, 또 다른 엄마들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다솜(34) / 경기 분당] "앞으로는 좀 더 참여하고 발언하면 우리나라도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써봤습니다."

[허연미(34) / 서울 흑석] "사과처럼 느껴지지도 않고요. 누구를 위한 사과인지, 그것도 자기 변명에 불과한 것 같고, 가슴 속으로 다가오지도 않더라고요."

지난주 목요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추모행진을 제안했던 엄마는 이런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주영(30) / 서울 방배] "선장도 물론 잘못이 있지만 그 부분을 부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뜻인 거 같아요. 그것들을 시민들은 관심을 가지고 각 부처들이나 이 재난매뉴얼을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 엄마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모임을 이어나갈 뜻을 내비쳤습니다.

[전주영(30) / 서울 방배] "집회가 어려운 게 아니고, 오늘도 평화롭게 잘 끝났잖아요. 우리가 할 말을 밖에서 하자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요. 이 희생들을 헛되게 보내지 말고 우리가 이런 문화를 좀 만들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개조차원의 국민안전 마스터 플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아이 엄마들은 거리를 행진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gkfnzl) 내방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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