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 가족 "최선 다했다는 조남호 회장 보며 눈물만..." - 오마이뉴스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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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가족 "최선 다했다는 조남호 회장 보며 눈물만..."

등록 2011.08.18 17:55수정 2011.08.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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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제가 이 크레인에서 225일을 보내는 것보다..."

[한나라당 의원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와서 얘기를 해야죠!"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흘러나오자 회의장은 금세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오늘 국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지도위원과 전화통화를 시도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향해 '지금 쇼하냐'고 소리를 질렀고, 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뭐가 그렇게 두렵냐'고 맞섰습니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 "그런 식으로 하니까 이게 정치 쇼로 보이는 것 아닙니까. 국민들 앞에서."

[정동영 민주당 의원] "들어보란 말이예요. 한나라당은 뭐가 그렇게 두렵습니까?"

결국 청문회는 정회됐고 정 의원이 김 지도위원과 통화를 하지 않기로 한 뒤에야 회의는 다시 열렸습니다.

이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정리해고 사태를 불러온 조남호 회장을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의원들은 조 회장이 정리해고의 이유로 밝힌 경영 위기가 '조작된 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 "직원들은 30% 임금 삭감했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정리해고 시키면서 임원들 월급은 1억 원 이상 올리고 주식 배당하고 현금 배당받고 이런 정리해고를 노동자들이 납득할 수 있습니까?"

[이범관 한나라당 의원] "주주들에게 주식과 현금을 배당하고 임원의 임금을 인상시키고."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경영이 어려워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영도조선소에 남아 있는 선박수라든가, 전세계적 진행중인 조선시황이라든지 그런 것을 감안해서 최후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 결정을 지었던 것입니다."

조 회장은 지난 2003년 목숨을 끊은 노조원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향해 거듭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잘 모르겠습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 "지회장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도크에 몸을 던진 사람입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본인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과 드리겠습니다. 본인이 그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인지를 못했고, 오늘 의원님의 질타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생기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 "해고는 살인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십시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네."

회의장에서 청문회를 지켜본 해고자 가족들은 조 회장이 정리해고에 대해 잘못한 게 없고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하는 모습에 억울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도경정(33) / 경남 김해] "자기는 잘못한 거 없고 최선을 다했으니까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억울해요. 저희들이 잘못한 게 없지 않습니까. 저희들이 억울하다고 해도 한번도 나와서 들어주지 않았던 그 사람이 여기에 와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하는 모습에서 너무 눈물만 많이 났고요. 저희 아빠들 삭발도 해보고 애기랑 같이 길에서 자보고 했지만, 이런 마음을 회장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자기도 아들이 있고 손자가 있지 않겠습니까.

조남호 회장은 청문회 내내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이고 사과도 여러 번 했지만, 정작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으며 해고자 가족들을 또 한번 울렸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gkfnzl) 내방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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