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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의 근본원인은 무분별한 인력 감축에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의 원인으로 시스템 부재, 구조적 결함, 사고 기관사의 판단 착오, 그리고 사령실의 대응 미숙으로 꼽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형 참사로 키운 가장 큰 책임을 기관사와 사령실의 대응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래서 사법처리의 대상자로 이들 기관사와 사령실 직원이 꼽히고 있는 것이다.
판단의 착오로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고 대응 미숙이 사고를 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편리하기는 하지만 결코 옳은 생각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판단과 대책으로는 제2, 제3의 사고를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근본원인을 해결하고 나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야 하는데 이들 노동자들을 처벌한다고 사고 재발의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판단착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는 별개로 사고의 근본원인을 찾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이번 사고를 키운 원인을 1079호 기관사의 초기 대응 미숙, 사령실의 사태파악 미숙, 1080호 기관사의 판단착오를 들고 있다. 그런데, 한명의 기관사에게 운행차량의 운행과 승객의 안전을 모두 책임 지운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가? 한명의 판단으로 - 전적인 권한도 없이 사령실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 운행차량과 승객의 안전을 어찌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인가? 지하철을 운행하기에도 바쁜 기관사가 어떻게 모든 차량의 출입문을 주시하고 제반 상황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런데 적자 감소를 이유로 무분별한 인원 감축을 추진해왔다. 구조조정이라면서 모든 경영 부실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오로지 정리해고를 통한 원가 절감만을 추구해왔었다. 이에 노동자들이 저항하면 대체인력을 투입해 운행을 강행해왔고 그 과정에서 지하철 운영을 맡고 있는 공사는 불법, 탈법도 일삼아 온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끔찍한가? 훈련된 기관사도 그릇된 판단으로 사고를 회피하지 못했는데 대체인력으로 운행을 강행하다니.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무분별한 인원감축은 우선 노동자의 격무를 불러오고 그것은 업무에 피로를 가중시키고 집중도를 떨어뜨리며 판단력을 저하시킨다. 이것이 정리해고와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 사고의 근본원이라는 이유의 첫번째이다.
두번째로 필수 인원을 줄이려는 생각은 인건비를 절감하고픈 모든 사용자들의 욕망이다. 그것을 기계나 자동화시스템이 해결해주리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보자. 해결해 주었는가? 한명의 기관사로는 사고를 막고 일어난 사고에 대처한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지하철의 전역을 세 사람이 모니터링 하고 지휘 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서울 지하철 공사는 모든 기관사들을 없애고 자동화하겠다고 한다. 어떤 결과가 올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세번째로 돈 벌겠다고 광고판을 덕지 덕지 붙였다. 여기에 대해서 긴말이 필요 없지 않을까?
네번째로 안전을 책임지는 부서조차 없다면 안전을 어떻게 담보한다는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많은 지적이 있었고 때로는 노동조합이 파업을 통해서 저항하기도 하였지만 결과는 시민의 발을 볼모로 억지를 부린다면서 강경대처해 온 공사와 자치단체, 정부는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아울로 이러한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언론사들은 이번 사고의 사실상 공범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공공 사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공공 사업은 말그대로 그 사업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또한 공공의 권리에 밀접하다는 것이다.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차원에서 일치 통일 시켜서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경영하지 않으면 안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을 민영화 시킨다는 것은 사적 이익에 공공의 안전과 복리를 팔아 먹는 것과도 같다.
이제라도 무분별한 구조조정=정리해고의 등식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도 사고 기관사 개인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를 불러온 근본원인을 생각하고 그 근본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먄 또다른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대구 지하철 참사로 숨진 모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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