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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날 행사를 위해 순천의료원 공원에 모인 시민들
ⓒ 김석
오랜만에 황사가 없는 맑은 하늘이 반가운 4월23일 토요일 순천의 의료원 공원에서는 순천시민단체들이 준비한 지구의 날 행사가 펼쳐졌다. 지구의 날은 22일이었다.

“인형 싸게 팝니다. 500원만 주세요.”
“아버지가 입던 겨울 재킷을 2000원에 팝니다.”
“학교 앞 아이들의 먹을거리 발암물질 들었습니다. 먹지마세요.”
“자자, 소망 목걸이 만들어 드려요. 어서 오세요.”
“지구의 날로 삼행시를 지어주세요.”
“꽃씨를 담은 화분을 나눠드립니다.”
“독거노인 돕기 붕어빵 4개가 단돈 천원.”


여기저기 옛 시골장터처럼 왁자지껄했다. 23일 펼쳐진 지구의 날 행사가 나눔 장터와 체험 공간으로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각 단체별로 호객행위(?)를 하느라 모두가 분주했다.

▲ 지구의 날 행사에 참석한 순천여중 학생들
ⓒ 김석
동시에 한쪽에서는 오늘 만큼은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거리를 다녀보자며 ‘느림보 대행진’이 진행되었다. 느림보의 종류는 오늘 다 모였다. 자전거, 유모차, 세발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그리고 어깨동무.

행진을 하는 동안 도로 옆으로 쌩쌩 달리던 차안에서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고 고개를 내밀어 보다가 “지구야,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푯말을 보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오늘 하루쯤 같이 지구의 모든 차를 세우고 함께 걸어 봐도 좋을 텐데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바탕 교통체증(?)을 일으킨 행진은 의료원 공원으로 돌아와 지구의 날을 생각하는 작은 기념식을 가졌다. 순천YMCA 평화학교 어린이들의 노래 소리가 퍼졌다.

“온 세상 어린이들 모두 모여,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하고… 평화는 우리 것이니 다 함께 평화를 누리자.”

▲ 순천YMCA 평화학교 어린이들이 흥겨운 율동을 하고 있다.
ⓒ 김석
이어서 지구의 날과 관련하여 강경순 순천YMCA 이사장이 다음과 같이 지구의 날 의미를 전달했다.

“유독 인간만이 지구를 아프게 한다. 배가 부르면 눈앞에 놓인 먹잇감도 마다하는 맹수들과 달리 인간은 욕심의 끝이 없다.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위협하는 행동을 인간은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은 물론이며 가뭄과 홍수는 지구가 아프다고 하는 신호이다. 오늘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지구를 마음껏 사랑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기념식이 끝날 무렵 토요일 오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순천의료원 공원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 느림보 행진에 참석한 청소년들
ⓒ 김석
순천YWCA의 재생비누만들기와 손도장 찍기, 순천생협의 안전한 먹을거리 안내, 순천 민주노동당의 먹을거리 장터, 순천강남여고 봉사동아리의 붕어빵판매, 순천청년연대의 독도는 우리 땅 전시회, 그린순천21의 나눔 장터, 순천YMCA의 꽃씨 나눠주기와 학교 앞 불량식품 전시회, 수자원공사의 물 관련 사진, 순천 디카모임의 환경 디지털 사진전시, 동사연의 3행시 짓기, 환경운동연합의 생태사진전시, 순천KYC의 지구 모자이크 만들기 등 많은 볼거리로 준비한 지구의 날 행사는 시민들의 많은 참여로 끝이 났다.

ⓒ 김석
지구를 살리는 일에 대하여 모두가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구를 살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순천시민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가급적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생활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를 잘 분리 배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오늘 지구의 날 행사를 계기로 지구를 지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로 바라보고 전기코드 몇 개 뽑는 것부터 실천할 수 있다면 오늘 피켓 구호 “지구야, 미안하다 사랑한다” 처럼 지금은 지구에게 미안하지만 우리가 지구를 사랑하는 작은 실천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석기자는 순천YMCA 시민사업부 간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Ytimes에도 송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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