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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비둘기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일반적으로 비둘기를 보면 '평화'란 단어와 '더러움'이란 단어를 떠올리는게 일반적입니다.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면서 더러움의 상징이기도 한 비둘기(비둘기의 날개 속에는 엄청나게 많은 기생충이 산다는 얘기를 들어서일까요).

게다가 언제나 날지 않고 걸어 다니는 비둘기. 살찐 비둘기를 보면서 저는 언제나 비둘기를 '닭둘기'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의 비둘기가 제 생각을 바꿔놓더군요.

지난 4월 초, 볼일이 있어 사당역에 서 있던 저는 근처에 날아온 비둘기를 보며 여느 때와 같이 '닭둘기들이 날아들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서너 마리의 비둘기가 모여들어 보도블록 틈을 쪼고 있는 모습, 그 속에서 무언가 어색함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그 어색함은 한 마리 비둘기의 부자연스런 거동에서 비롯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비둘기와는 다르게 절룩이는 비둘기. 다른 녀석들처럼 종종걸음이 아닌, 뭔가 절룩이는 걸음으로 돌아다니며 땅을 쪼는 모습이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던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발가락이 잘린 비둘기라니!

▲ 발가락이 없던 녀석입니다
ⓒ 송지산

▲ 같은 장소에 있던 다른 녀석들입니다. 이녀석들은 멀쩡하더군요.
ⓒ 송지산

깜짝 놀란 저는 멀찍이 서있던 다른 비둘기를 보고 녀석을 다시 쳐다봤습니다. 정말 발가락이 없었습니다.

녀석은 발가락이 없으면서도 열심히 돌아다니며 땅을 쪼고 있더군요.

그 비둘기의 모습은 그동안 얼마나 나 자신이 비둘기에 대해 무심했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단지 주변에 많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무관심하게 대했던 녀석들도 생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도 주위에 있는 비둘기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우리의 무관심속에서 비둘기마저도 멸종할지 모르니까요. 언젠간 비둘기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새가 될지 모르니까요.

▲ 비둘기도 생명인 만큼 보호받아야 합니다.
ⓒ 송지산

덧붙이는 글 |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전대기련) 소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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