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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밀양대 통합 이후 ▲조건 없는 부산대 졸업장 수여 ▲부당한 등록금 인상 철회 ▲자치기구 예산지원 보장과 행정처리 이원화 반대 ▲06학번 신입생들의 이동식 수업방식 개선 등을 요구하며 13일 현재 수업거부 8일째인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옛 밀양대) 학생들이 지난 7일(금) 부산으로 원정 투쟁을 떠났다. 부산대학교 장전동 캠퍼스를 비롯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투쟁한 밀양대학교 학우들을 밀양대신문사 오륜중 기자가 동행 취재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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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학우들이 방송에 따라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 내 미리벌 광장으로 집결했다. 투쟁 이틀째 조금은 피곤해 보이기도 하고 들떠 보이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버스 5대에 나누어 타고 부산대학교 부산 장전동 캠퍼스에 도착한 학우들은 학과별로 집결했다. 김영호(응용·01) 학우는 "4대 요구안이라는 권리를 찾기 위해 온 것이니만큼 원하는 것을 받고 가야죠"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조금 긴장되어 보이는 학우들은 몸짓동아리에서 준비한 몸짓을 보며 다시 한번 결의를 다져가는 모습이었다. 다음 순서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폐교된 밀양대학교를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작년 3월 31일 부산대-밀양대 간의 통합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되기 전부터 밀양대학교에는 각 자치기구를 중심으로 '흡수통합반대위원회'가 만들어져 불평등한 통합을 반대했다. 밀양대학교 학우들은 '학내 집회'와 '밀양시내 가두행진·선전전', '밀양대학교 총장실 점거' 등을 하며 반대했지만 통합은 결국 승인되었다.
이후 본부 측은 2학기가 끝나가는 동안에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학생과 학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총학생회 김태화(건축·05) 회장과 학회장들이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들이 한번도 찬성한 적이 없는 통합이었고, 그 피해자인 우리에게 폐교의 졸업장이 아닌 조건 없는 통합 부산대학교 졸업장을 제시하라"며 "부산대학교 측은 한편으로 부산대학교의 졸업 필수 과목인 실용영어·실용컴퓨터(각각 한 학기에 1학점 이수 가능, 정규·계절학기 포함 1년 반이 소요)를 이수하면 부산대학교 졸업장을 주겠다고 농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3·4학년의 처지를 무시한 부당한 처사라는 것.
또한 "부산대학교는 올해 140억 원을 받고 2009년도까지 총 290억 원 가량의 통합자금을 국가로부터 받을 예정이면서도 밀양대학교 학우들의 등록금을 9% 인상시켰다"며 "같은 종합대와 산업대 간의 통합이면서도 등록금 삭감 조치를 단행한 강원대-삼척대의 경우와 너무나 상반되는 모습이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밀양캠퍼스에서는 통합 전 수업이 2동에서 이루어지던 것과 달리 2009년도 입학 예정인 나노과학기술학부 신입생들을 위한 공사를 빌미로 1동에 몰려 대부분의 수업을 받고 있다. 그래서 큰 강의실을 합판(?)으로 쪼갠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으며 옆 강의실의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전에는 한 학과가 사용하던 실습실을 다른 학과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등 수업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밀양캠퍼스는 학내 화장실 표시판까지도 부산대학교 것으로 바뀌었고 밀양대학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로 리모델링되었다. 하지만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밀양대학교라고 버젓이 표시되어 학우들이 불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김선균(식품·02) 학우는 "부모님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폐교된 학교에서 2~3년 동안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더구나 부산대가 제시한 교양·정보화 소양 과목은 밀양캠퍼스에는 개설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밀양캠퍼스 김태화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여기 온 것을 총장은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다"며 학우들과 같이 총장실을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있자, 총학생회 임원들과 학우들은 무릎을 꿇고 김인세 부산대 총장을 기다렸다.
하지만 관계자가 나와서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면 총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하자 김태화 총학생회장은 "아직도 우리가 말하는 4대 요구안을 총장이 모르고 있는가"라며 학우들과 같이 약 3000명의 밀양대학교 학우들을 의미하는 계란 30개를 총장실 문에 거세게 던졌다.
이후 부산대학교 학우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총장실이 있는 건물에서 정문 앞까지 가두행진을 한 밀양캠퍼스 학우들은 정문 한쪽으로 줄지어 앉았다. 그리고 준비한 선전지를 나누어 주며 자신들의 억울한 처지를 호소했다. 비록 길바닥에 앉아 있었지만 결연한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부산대 성진기(심리·00학번) 학생은 "통합을 하기 전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요즘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김모 학생은 "불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지만 학교에 수업도 있는데 이렇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혀 아직까지 장전동 캠퍼스 내에 밀양캠퍼스의 사정이 화제가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대학생 777 대작전 및 퍼레이드’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 앞으로 향했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열린 이 행사에서 김태화 총학생회장은 특별 손님으로 "부산대학교 교명의 인지도가 높아서 부산대학교라는 교명을 사용했으면 우리는 부산대학교 학생이 아닌가"라며 밀양캠퍼스의 소식을 알렸다. 연설 후 그는 "반드시 4대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늦은 5시 50분경 퍼포먼스의 행렬의 거의 마지막 줄에서 확성기가 달린 차를 앞세우며 부산시내에 밀양캠퍼스의 소식을 전했다. 차량에 그려진 그림과 "수업거부 시작됐다 4대 요구안 관철하자", "밀양대생은 억울하다", "부모님은 통곡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후 밀양캠퍼스 학우들은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두드림 행사에 참여했고 1부 행사 '젊음, 희망의 [문]을 두드림'을 마지막으로 고된 일정을 끝내고 밀양으로 돌아갔다. 수업거부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 부산대학교 장전동 캠퍼스 항의 방문 투쟁을 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오륜중 기자는 밀양대신문사 사회부 기자입니다.
<유뉴스>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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