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무분별한 성형수술로 인해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남부의 환경도시 쿠리치바에서 실리콘 삽입 가슴확대술을 받은 25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일간 <오 글로보>는 보도했다.
피해자인 다니엘레 곤살베스 데 프레이따스의 오빠인 사무엘(35)는 동생이 전신마취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수술실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동생은 건강상태가 좋았으며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를 점검하는 검진도 여러차례 받았다. 그는 "동생은 평소 가슴확대술을 받는 게 소원이었으며,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성형외과전문의가 아닌 일반외과 의사로 나타나 더욱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성형수술 받은 여성 사망 잇따라
이달초 상파울로에서도 21세 여성이 성형수술 후 사망한 바 있다. 턱 교정술을 받은 나탈리아 밥찌스따 페헤이라는 수술이 끝날 무렵 심장마비를 일으켜 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지난 9월 말엔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서도 복부와 허벅지 지방흡입술을 받은 여성이 사망했다. 성형수술을 받고 다음날 퇴원하던 중 병원 앞에서 실신한 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은 지방흡입 수술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인 폐색전증으로, 이번 사례 역시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외과 의사로 밝혀졌다.
브라질 성형학회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지난 2004년 총 61만 6287건이 시술됐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시술 횟수다.
브라질에서는 성형수술 중에서도 특히 지방흡입술이 가장 많이 행해지고 있다. 브라질 여성들은 동양권 여성들과는 달리 얼굴 부위 성형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주로 몸매를 아름답게 만드는 성형수술을 받고 있다.
얼굴 부위 성형은 매부리코를 교정하는 코수술이나 입술확대술에 불과한 반면, 몸 부위는 가슴이나 지방흡입술 등의 기본(?)적인 성형수술 외에도 엉덩이나 종아리에 실리콘을 삽입해 확대하는 등 한국에서는 생소한 성형수술이 인기다.
"예전에는 40-50대가 많이 찾았는데..."
유력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로>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80대 할머니들도 성형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베라 카르징은 "30년이란 긴 세월동안 성형외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만해도 주로 40-50대가 주름제거술을 받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으며, 60세만 되어도 너무 늙어 성형수술이 필요없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70-80대 노인들도 성형수술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리오 데 자네이로에 거주하는 엘마(가명·81)의 경우 친구들까지 속여가며 치밀한 계획을 세워 성형수술을 한 케이스다.
"친구들에게 1년 동안 이탈리아로 간다고 속이고 상파울로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1년 후 다시 돌아갔을때 모두 젊어지고 예뻐졌다며 비결을 묻고 부러워했다. 내가 성형을 한 사실을 눈치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싸다고 마구 하면 위험"
한편, 브라질성형학회에서는 성형수술의 대중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브라질에서는 각종 성형 에이전시들이 24개월 할부 및 파격적인 가격할인 등을 제공하면서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으며, 성형외과들도 치열한 경쟁으로 수술비 지급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어 성형수술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성형외과학회 관계자는 "성형수술은 위험한 의료 시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수술비용이 떨어질수록 위험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비가 싸다고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형외과 의사인 아나 줄미라는 모든 성형수술은 위험성이 있으며, 특히 비전문의에게 수술받을 경우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외과 의사가 성형수술을 집도할 경우 위험이 커진다, 성형수술은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받아야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