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포리는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리(里)이다.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바닷가마을로 율포 해수욕장이 있다. 보성에서 남쪽으로 14km 지점에 있는 율포 해수욕장은 1.2km에 이르는 은빛 모래밭과 50~60년생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뤄 운치를 더해 준다. 득량도가 앞을 가리고 있어 바람이 거세지만 파도는 잔잔한 편이다.
지금의 율포는 해수욕 보다 운치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11월은 차가운 날씨와 지난 9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70대 어부 살인사건’ 때문인지 관광객은 몇 명의 용감한(?) 커플이 대부분이다. 지금의 나는 그 용감한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과거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이곳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아니다. 다른 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기에 물이 많이 지저분하다. 하지만 북적이지 않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율포는 연인들을 위한 장소로는 제격이다. 또 개인, 동성 친구들만의 여행으로는 전라지역 사람들은 율포 해수욕장을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많은 언론에서 사건에 대해 보도한 덕분에 이러한 여유를 만끽하러 오는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밥을 먹기 위해 들어간 식당 아주머니는 살인사건 이후 숙박시설과 음식점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다시금 손님이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율포 해수욕장을 비롯해 보성의 주변 볼거리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음식 값은 내렸고 친절 · 봉사에 주력해 어느 때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이날 식당에서 만난 보성 예당에 사는 최양규(28)군은 “사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율포 해수욕장에 오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에 왔던 곳이라 다시 와봤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사건에 대해 잊고 사람들도 친절하다”고 말했다.
보성 율포해수욕장 마을에는 분위기 있는 전경 속에 사람들의 지혜를 볼 수 있다. 해변가 근처 집들에는 대나무를 높이 세우고 바구니를 놓아 생선을 말리는 풍경은 맑은 하늘과 어울어져 아름답기만 하다. 이렇게 율포 해수욕장 주변의 경관을 바라보며 걷고 나면 사람과 차에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조용한 바다와 하늘, 사람들에게 멀어져가는 관광지 율포 해수욕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느낄 수 있는 풍경과 친절한 마을 사람들이 있어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유를 느끼기 좋은 곳이다. 또한 마을사람들의 안전의식과 순찰을 통한 방범활동까지 진행하기에 ‘살인의 추억’ 은 이제 잊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