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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기자는 한림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이맘때면 지하철 역 바쁜 행인들의 발길을 한 박자 늦추게 하는 것이 있다. 역 중앙에 화사하게 꾸며진 크리스마스 트리다. 6m가 넘는 큰 트리를 보고 있노라면 추운 날씨에 꽁꽁 언 마음까지 녹아내리는 듯하다. 크리스마스를 약 한 달 앞둔 지금, 즐겁게 '지하철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최근 새로운 쇼핑단지가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부쩍 늘어난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이곳을 환하게 밝히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주인공 조경식(27·서울시 서대문구 신현교회 청년1부 총무)씨를 만나 보았다.

 

 

조씨는 이날,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를 앞두고 시장조사를 위해 '강남터미널 지하상가'를 방문했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 컨셉트를 참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꼼꼼하게 점포들을 둘러본다. 남대문 시장과 이곳을 주로 이용한다는 조씨는 "저희 교회 측에서 추진하는 일이기 때문에 역에서 따로 비용 지원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비용은 교회 예산으로 쓰며, 매년 50만 원쯤 들어간다고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선물모형 등의 장식품은 직접 만든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바탕으로 쓰일 나무를 보고 있던 조씨는 "항상 느끼지만 매년 다른 디자인의 트리를 설치하다 보니까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 밖에 어려운 점을 묻자 트리의 높이에 대하여 말했다. "판매하는 나무 크기도 제각각이고, 이대역 내부 천장 높이가 작년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지하철 역 내부공사 중이어서 천장이 높았지만 지금은 조금 낮아졌다는 것이다.

 

서울시 지하철역과 인근 교회들은 10년 넘게 이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담당자' 조씨는 '자매결연' 이라고 부른다. 그는 "매년 트리를 설치하러 방문하면 역 관계자분들도 따뜻하게 반겨주신다"며 미소짓는다.

 

 

조씨는 트리 설치 후에도 자주 역을 들른다고 한다. 그는 "작년에 설치를 마친 역에 잠깐 들렀는데, 여고생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둥근 장식품이 예쁘다며 떼어 자신의 핸드폰에 달고 있었다. 처음에는 혼내려 했지만, 핸드폰 보다 훨씬 큰 장식을 달고 깔깔대는 학생들이 너무 웃겨서 그만 두었다"고 말하며 큰소리로 웃었다.

 

조씨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는 주변 반응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3년 전만 해도 트리가 예쁘다며 구경하시던 분들께 무료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드렸어요. 그런데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분들이 많아져서 그에 맞는 다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계획 중인데 살짝 공개할게요. 트리 옆에 예쁜 의자를 하나 준비해서 행인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볼까 해요. 그렇게 찍은 사진 중 '베스트 포토제닉 상'을 뽑아보면 어떨까요?"

 

크리스마스트리는 12월 1일 오전 10시에 설치한다고 한다.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이대

역을 방문하면 신도 15명과 함께 환한 웃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는 조경식 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는 수많은 행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줄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의미와 기쁨을 잠시나마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과 함께.


태그:#조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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