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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션>의 주인공 주현 역을 맡은 배우 김우형(27)은, 자신을 ‘운이 좋은 배우’라고 말한다. 그는 2005년 <그리스>에서 주인공 대니 역으로 데뷔한 이래, 2년 동안 꾸준히 <지킬 앤 하이드> <올 슉 업> <대장금> 등의 대형 뮤지컬 무대에 주연으로 섰다. 소극장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그를 만난 후 느껴진 것은 그러나 ‘운’만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무대를 향한 진실한 열정이 있었고, 배우로서의 또렷한 주관이 있었다.
 
 뮤지컬 배우 김우형
뮤지컬 배우 김우형 ⓒ 충무아트홀 쇼틱커뮤니케이션즈
- 자신이 연기하는 ‘주현’이라는 배역을 소개한다면.
"주현은 청각을 잃어가는 작곡가다. 사랑하는 연인 혜미를 스타로 만들었지만, 청각을 잃어가는 자신에게 좌절하면서 혜미와도 헤어지게 된다. 휴식을 취하고 있던 ‘레일로드 카페’에서 가수지망생 태연을 만나고, 그녀를 통해 옛사랑을 떠올리면서 아픔을 잊어간다. 강하면서도 여린 인물인데 전체적으로 ‘순수’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남자라고 생각한다."
 
- 초연 당시의 주현 역을 맡은 정성화와 자신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2006년 <컨페션> 초연을 관람했을 때 가장 인상에 남았던 분이 정성화 선배였다. 연기와 노래를 그렇게 잘하시는지 몰랐는데,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내가 기술적인 면에서 선배보다 부족하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내가 진실하게 연기한다면 관객들은 ‘김우형’이란 배우보다 ‘주현’이라는 인물을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주현의 가슴에 가깝게 가기 위해, 밀도 높게 캐릭터를 연기하려 하고 있다."
 
- 주현이 청각을 완전히 잃은 듯 보이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노래를 부르며 당신과 윤공주는 실제로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엄밀히 따지면 텍스트 상에서는 보청기가 고장 난 것이다. 그러나 주현은 보청기가 고장 난 것인지, 정말 청각을 잃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피아노를 친다. 그러니 사실 중요한 대목은 ‘앞으로도 계속 보청기의 도움을 받아가며 살아가야 하는 음악가의 감정’이 아닐까. 비참함과 공포가 뒤섞이는 그 장면을 연기하고 있으면 자연스레 눈물이 난다. 주현의 좌절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오기 때문에, 감정에 충실하면 울 수밖에 없다."
 
- 만약 태연의 고백을 들었다면, 주현은 태연과 혜미 중 과연 누구를 택했을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웃음) 만약 혜미와의 사랑이 없었다면, 나 같으면 태연을 택했을 것이다. 귀엽고 발랄하잖나. (웃음) 그러나 무대 위 주현에게 태연은 ‘옛 사랑의 그림자’일 뿐이다. 태연과 같이 부르는 1막 엔딩곡 <이런 느낌이겠죠>에서도, 태연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반면 주현은 “그리움”을 얘기한다. 주현의 ‘이런 느낌’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혜미를 향한 그리움인 것이다. 그러니 주현은 당연히 혜미를 택해야지. 그렇게 사랑했는데. (웃음)"
 
- 데뷔 이후 계속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서오다가 이번에 처음 소극장 무대를 선택했는데.
"나 자신을 위한 투자의 시간이다. 난 연극을 전공한 ‘연기쟁이’다. 대극장 공연으로 ‘프로 생활’을 하다가 보니 문득, ‘내가 너무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내 능력을 계속 소비하고만 있는 게 아닐까?’ 하는 회의도.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내 몸과 소리를 정확히 평가받고 싶은 생각이 존재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그 갈증을 풀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매회 공연마다 다른 감정과 다른 방법으로 연기하고 있는데, 투자를 잘 한 것 같다. (웃음) 앞으로도 소극장 공연을 몇 작품 더할 생각이다."
 
-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동시대 인물’을 연기하는 점도 이전 작품들과 다르다.
"가장 진실하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대장금>은 조선시대 이야기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로 채워진 <올 슉 업>의 배경은 60년대다. 그런 작품들에서 내가 맡은 배역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에 비해 <컨페션>은 나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솔직하게 이끌어낼 수 있어서 좋다. 연기적으로 더 성숙해야 할 시기에 좋은 작품을 만나 다행이다. 많이 깨달았고, 배우고 있다. 이제 더 노력해야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공연문화잡지 <씬 플레이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컨페션#김우형#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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