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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준비하고 있는 버드나무와 목련의 '겨울눈'
▲ 미리 준비하는 봄 봄을 준비하고 있는 버드나무와 목련의 '겨울눈'
ⓒ 신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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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눈이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임을 의미하는데, 사람 눈의 홍채나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처럼 식물에도 빛의 양을 조절해주는 눈(芽)이 있습니다.

식물의 눈은 수목이나 다년생 풀이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봄, 싹이 트는 것으로 겨울눈((冬芽)이라고 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생성되는 겨울눈은 겨울에 생성되는 눈이 아니라 겨울을 나는 눈이라는 뜻입니다.

식물들은 새로운 성장을 이어갈 눈을 보호하기 위해 솜털, 또는 여러 겹의 비늘잎과 방수액으로 싸여 있어 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마치 망막과 수백만의 광수용기가 우리의 눈을 보호하고 있듯이 말입니다.

겨울눈은 꽃이 될 꽃눈, 잎이나 줄기가 될 잎눈, 잎과 꽃이 같이 나올 섞임 눈으로 나뉘는데 식물에 따라 눈을 만드는 취향도 각기 다릅니다. 한 나무에서도 서로 다른 눈이 생길 수 있으며, 달리는 위치에 따라 정아, 측아, 액아 등 그 이름도, 기능도 다릅니다.

겨울눈 중에는 싱거울 정도로 크고 듬성듬성 한 눈이 있는가 하면, 당혹스러울 만큼 큰 눈도 있습니다. 목련의 겨울눈은 보송보송한 솜털로 감싸고 있고, 개나리 눈은 5월에 생성되며, 진달래 철쭉도 여름이 가기 전에 눈을 만듭니다.

참나무는 마치 갑옷을 입혀 놓은 것처럼 여러 겹의 두꺼운 비늘로 눈을 싸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지 방수액으로 눈 속을 채우기도 하는데 이 때 방수액은 매서운 바람과 몰염치한 곤충들을 막아줍니다.

세상의 모든 꽃과 잎, 가지는 반드시 이 눈을 통해서만 만들어 지며, 눈이 달린 위치는 나무가 자라는 모양을 암시해 주기도 합니다. 아무런 월동 장비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대담성을 보이던 작살나무 겨울눈도 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꽃도 피우고, 잎도 피우며 가지를 키우기에 분주합니다.

잎이 무성할 때는 보이지 않다가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야 비로소 눈에 띄는 나무들의 겨울눈을 살피는 일은 짧은 겨울 한낮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첨부파일
버드나무2.jpg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겨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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