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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대학들이 가장 분주해지는 달이다. 사람들은 각 대학들이 신입생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그렇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이 시기에 각 대학들을 신입생보다는 재학생과의 끊임없는 마찰때문에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다.

 

학생과 학교의 마찰, 그 중심에는 역시 등록금 인상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매년 살인적인 비율로 치솟는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는 학생들은 끊임없이 등록금 동결을 요구한다. 서울의 휴학을 준비중인 대학생 ㄱ씨(23)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서 결국 이번 학기에 휴학하는데, 복학 뒤에 지금보다도 더 오를 등록금을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하다"며 한숨만 내쉰다.

 

각 대학들은 이와 같은 학생들의 비판에도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러나, 질 좋은 교육이라는 등록금 인상의 명분은 학생들의 화만 더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불만이 바로 수강신청이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듣고 싶은 과목도 제대로 못듣는다는 상황이 학생들을 화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ㅂ씨(21)는 "수강신청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턱없이 부족한 교수들의 숫자와 정원으로 듣고 싶은 과목도 제대로 못듣는데 도대체 대학들을 등록금을 받아서 어디에 쓰는 거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질좋은 교육을 위해 등록금을 올릴 수 박에 없다면서 정작 그렇게 모은 등록금이 좋은 교수의 임용이나 높은 수준의 수업, 수강 인원 확대 등 진짜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곳에는 쓰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대학들은 교육시설 확대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매년 인상해 학교내 새로운 건물을 짓지만 그조차도 학생들의 공간이 되지 못한다. 새로 지은 건물에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실이나 팀플레이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각종 상업시설들이 들어선다.

 

물론, 학교는 그 상업시설로부터 이윤을 얻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없다. 대학생 ㄱ씨(20)는 "더 나은 시설을 기대하고 등록금은 물론, 학교가 공사중인 불편함도 감수했더니 결국 내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다" 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학의 기본적인 역할은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학은 기업이 아니라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잦은 등록금 인상과 그에 맞지 않는 교육의 질을 제공하고 있는 지금의 대학들은 교육기관으로서 기본적인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대학의 모습은 교육기관이라기 보다는 학생을 상대로 이윤만 추구하는 비양심적 기업의 모습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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