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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석아! 잘 지내고 있제? 좋은 말로 할 때 새해에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아라!

 

설 연휴 땐 많이 바빴제? 식당에서 요리하랴, 집에서도 제사 음식 준비하랴. 살이 더 빠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태호하고는 설 연휴 때 못 만났다. 시간이 안 맞더라고. 조만간 부모님 생신 때 다시 온다고 하니 그때 같이 보면 될 것 같다.

 

네가 선물로 준 <무지개 원리>(글 차동엽, 위즈 앤 비즈)를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태호 결혼식하던 날 받았으니, 근 한 달 만이구먼. 지난해에 노동조합 교육(내가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교육부장이란다)을 했는데, 그걸 책으로 엮느라 시간이 빠듯했었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거지. 그래도 설 연휴가 되니까 시간이 좀 생기더라. 우리 공장은 닷새 동안 쉬었는데, 이틀 동안 당직 섰다. 아무튼, 조금 추웠던 게 흠이었지만, 전기난로에 손 쬐면서 조용히 한 해를 내다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석아! 이번 설은 여느 설과는 조금 달랐다. 나도 이제 어엿한 '3학년'(서른 살!)이 되어서 그런 걸까. 그냥 담담해지더라고. 괜히 턱을 괴면서 심각한 표정도 지어보고. 20대까지는 너른 들판에 있는 저 소처럼 여기저기 한가롭게 풀이나 뜯었는데(넓고 얕기를 지향했었지. ^^;) 이젠 나도 뭘 좀 '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특기 같은 걸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민병욱이 하면 000전문가!, 이런 거 말이야.

 

아직 똑 부러지게 잡히는 건 아닌데, 올해부터 서평을 많이 써보려고 해. 당연히 다른 사람 서평도 많이 읽어 봐야겠지. 책 읽고 서평을 잘 쓰면 나도 기분 좋고, 읽는 사람은 읽는 사람대로 좋을 테니 말이야. 이런 걸 두고 '윈윈'이라고 하지. 

 

책을 덮고 나니 고등학교 때 윤리 시간 교재로 읽었던 원동연의 <DY 학습법>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10여 년 전 기억을 오롯이 살릴 순 없다마는, 따뜻하고, 뭔가 구체적으로 해 볼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개인의 출세만 강조하는 여느 계발서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그것은 저자 스스로 밝혀 놓았듯이 십 년 넘게 여러 계발서를 충분히 소화한 다음, 이 책을 썼기 때문일 게다. 일상 속에서 좋은 예들을 잘 끌어왔더군. 또 계발서류의 특징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책도 각 장 끄트머리마다 요약이 잘 되어 있더라. 힘들 때마다 찾아서 읽어보면 좋지 싶다.

 

아무튼, 읽고 나니 나부터라도 좀 더 밝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긍정의 힘'이랄까. 그래서 요즘은 그냥 많이 웃는다. 혼자 있을 땐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려고 (좋아하는 사람 얼굴이나 귀여운 조카들을 생각하지) 노력하지. 만나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말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고 해. 종종 우리가 하는 말 있잖아. 왜 말이 씨가 된다는….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말할 때는 매우 신중하게 하라. 한 번 한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우리가 일단 내뱉은 말은 살아서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189쪽), "말은 생각을 형성하고 생각은 행동을 결정하며 인생을 만들어 간다. 이것은 대뇌의 지령을 받은 자율신경계가 작용한 결과다."(190쪽)

 

또 240쪽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라는 대목을 읽었더니 마음속 응어리가 좀 풀리는 것 같다. 요즘 한결 마음이 가볍다.

 

그런데 내가 종교를 믿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간간이 나오는 종교 관련 강조 대목은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더라. 그리고 한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오로지 의지 문제로만 돌리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고.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덤비는 격'일 수도 있겠는데,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떼놓을 수는 없다는 거지. 잘 알다시피 개인과 사회라는 주제는 여전히 논쟁거리잖아. 뭐 부르디외가 이러한 이분법적인 접근을 슬기롭게 풀어냈다는 이야기가 있긴한데, 한번 찾아봐야겠다.

 

석아! 시간이 참말로 빨리 흐른다. 벌써 2월 중순이구나. 곧 3월이고. 그래도 꼭 암울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책에서 배운 대로 해보자면, 불과 엊그제 설이 지났으므로 2008년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거지.

 

적절한 타이밍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아니 이러한 책을 선물로 준 영석 그대와 같은 벗이 있어서 살맛이 난다.

 

석아! '무지개 원리'를 함께 외쳐 보자꾸나!

 

1.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2. 지혜의 씨앗을 뿌려라 3. 꿈을 품으라 4. 성취를 믿으라 5. 말을 다스리라 6. 습관을 길들이라 7.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경남도민일보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지개 원리 - 테이프 1개 -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

차동엽 지음, 인포마당(2008)


태그:#민병욱, #차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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