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은 선거의 시기였습니다. 어느 당을 지지하던, 지지하는 당이 없던,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4월 9일 국회의원 총선거에 쏠려 있었습니다. 국민의 관심이 온통 국회의원 총선거에 쏠려있던 3월에 또 하나의 선거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3월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법적 심의기구로서 학교운영위원회의 위원들을 선출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서울 구로구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 관련 법규(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9조 4항)는 '지역위원은 학부모위원 또는 교원위원의 추천을 받아 학부모위원 및 교원위원이 무기명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로구청(구청장 양대웅)은 관내 각 초중고 학교에 공문을 보내어 구청의 국장, 과장, 팀장을 명단까지 보내어 지역위원으로 추천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공무원이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공무를 수행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지역의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간의 원활한 관계 또한 필요한 일입니다.
문제는 추천권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장(구청장)이 공문으로 각 학교에 지역위원을 지명하여 일괄 추천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관내 각 학교가 구청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 조건에서 구청장의 이러한 요구를 거절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구청장이 공문으로 특정 공무원을 지명하여 학교운영위원으로 추천하는 것은 사실상 낙점행위입니다. 이는 학부모위원과 교원위원에게 법적으로 주어진 지역위원 추천권을 사실상 제약하는 권력남용입니다.
더구나 추천된 공무원의 상당수는 치수과장 등 학교교육과는 전혀 동떨어진 부서의 부서장들입니다.
구로구와 양대웅 구청장은 학부모위원과 교원위원에게 법적으로 주어진 지역위원 추천권을 사실상 제약한 권력남용에 대하여 사과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무슨 의도로 이러한 일을 벌였는지에 대하여 해명하여야 할 것입니다.
[※ 서울특별시교육청 공문(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4702, 2008.03.04)은 공무원의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겸직은 가능하나 ‘소속 기관 자체의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연가사유에 해당됨’이라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개개인의 개인적 일을 구청장이 공문처리 한다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이후 구로구 공무원들의 학교운영위원회 회의 참여시 연가를 내는지에 대하여 지켜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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