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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찾아간 고향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였다. “따르릉~” 어머니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딸기농장을 하시는 삼촌(부모님과 아는 분은 모두 삼촌이라고 부른다)께서 내일 농장에 놀러오라는 전화였다. 집에 오면 게으름이 최고조에 달하는 내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전화였다. 어머니께는 마지못해 알겠다고 대답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비비며 텔레비전을 켰다. 평소 부모님께서 즐겨보시던 “체험 삶의 현장”이 방송되고 있었다. 비몽사몽으로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제 전화하신 삼촌이 나와 깜짝 놀랐다. 그래서일까. 딸기농장을 찾아가는 길이 가깝게 느껴졌다.

 

직접 가서 보니 딸기농장은 상당히 컸다. 그 중 한 하우스에 들어가 30여 분 정도 딸기를 땄다. 빨갛게 익은 딸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사과박스만한 상자를 금방 채웠다. 배부르게 먹고 상자가 무거울 정도로 딸기를 따고 나서 삼촌과 이야기를 했다.

 

“비싼 딸기를 이렇게 마구 퍼줘도 되요?”

“어차피 지금 안 따면 나중에 다 버려야 돼.”

“왜요?”

“새로 꽃이 펴서 딸기가 열려야 되거든, 근데 인부가 없어서 못 따고 있어.”

 

딸기를 버리느니 지인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훨씬 값지다고 하시며 미소를 지으셨다. 하지만 이 미소가 씁쓸하게 느껴졌다. 시골 젊은이들이 줄다보니 일 하시는 분들은 모두 연세가 지긋하셨다. 게다가 딸기를 따는데 기술이 필요해 아무나 일을 시킬 수도 없다고 한다. 여기저기 일손이 딸려 이렇게 방치하는 곳이 꽤 있다고 한다. 아침에 방송된 "체험 삶의 현장"도 바빠서 보지 못했다고 하셨다.

 

요즘은 부족한 일손을 딸기체험을 통해 채우고 있다고 한다. 홍보 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하셨다. 방송도 그런 이유에서 신청한 것이라고 한다.

 

딸기체험은 단돈 만원에 딸기를 하우스 안에서 배부르게 먹고 돌아갈 때는 한 바구니 갖고 갈 수도 있다. 원한다면 딸기잼을 직접 만들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체험을 하는 사람들은 딸기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좋고 농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좋다. 딸기는 5월 말까지도 열린다고 한다. 가정의 달 5월, 가족과 함께 딸기 먹으러 즐거운 봄나들이를 가는 건 어떨까.


태그:#딸기, #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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