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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마임축제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이름없는 공연팀’의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후이넘의 기억2’라는 제목으로 공연 중인 이 팀은 지난 25일부터 닷새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공연은 이성을 가지고 인간을 지배하는 말(馬), 후이넘과 후이넘에게 지배를 받는 추악한 인간, 야후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이색적으로 횡단보도에서 펼쳐진 공연은 내레이션을 배경으로 시작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온 여인이 손을 씻고 일기를 쓴다.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는 이 여인은 다음날이 밝자 다시 일터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에 현실의 고통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괴로워한다.

 공연자가 횡단보도 가운데서 일기를 쓰고 있다.
공연자가 횡단보도 가운데서 일기를 쓰고 있다. ⓒ 윤자열

다른 한쪽에서는 인간의 탐욕과 추악함을 표현하는 야후가 걸어온다. 길 가운데 떨어뜨린 꽃을 줍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술병을 들고 거리를 걷기도 한다. 걷다가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기도 하면서 고통스러워한다.

 공연자가 횡단보도 가운데서 고통스러운 연기를 하고있다.
공연자가 횡단보도 가운데서 고통스러운 연기를 하고있다. ⓒ 윤자열

또 다른 한쪽에서는 중앙선을 따라 한 남자가 풍선을 들고 온다. 아무런 고통 없이 웃으며 풍선과 함께 날아갈 듯한 발걸음으로 횡단보도쪽으로 걸어온다. 횡단보도에 다다른 남자는 풍선을 날리기도 하고,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공연자가 풍선을 날리며 즐거워 하고 있다.
공연자가 풍선을 날리며 즐거워 하고 있다. ⓒ 윤자열

이 공연은 역지사지의 자세로 나보다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며,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아도 피폐한 현실을 보고 괴로워하는 여인은 스스로를 정화하고, 반성하는 삶을 의미한다.

공연을 지켜보던 이소연(26·퇴계동)씨는 "처음에는 무엇을 하는지 공연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했는데 내레이션을 통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왠지 우울했지만 한 번쯤 내 생활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팀 한 관계자는 "진정한 가슴과 실천으로 생명, 평화,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29℃까지 올라간 춘천의 초여름 날씨로 인해 뜨겁게 달구어진 아스팔트. 그 위를 맨발로 걸어 다니는 '이름없는 공연팀'의 모습은 달리는 차들과 보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에게 비춰지는 '이름없는 공연팀'은 더운 날씨만큼 열정으로 가득 차 보였다. 이번 공연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그 속에서 얻는 잔잔한 교훈들을 다음 축제에서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공연자가 맨발로 아스팔트 위를 걷고있다.
공연자가 맨발로 아스팔트 위를 걷고있다. ⓒ 윤자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강원일보인터넷판과 춘천마임축제공식인터넷판 뉴스토피아에도 실렸습니다.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윤자열, 박민영, 사지민, 박지연, 유은주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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