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방문한 문경찻사발 축제는 단지 들르는 곳에 불과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문경석탄박물관과 그 옆의 <연개소문> 촬영지였다. 하지만 문경찻사발 축제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많은 인파에 놀랐다. 아무리 주말이라지만 이렇게 차가 많을 줄이야. 들어가는 주차장부터 자동차가 계속해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고, 가는 길목 주차장에 차들이 빽빽했다.
그렇게 주차장에서 10여분을 걸어 행사장에 도착했다. 오월이여서 그런지 아니면 연휴기간(석가탄신일)이어서 그런지 그곳에는 정말 밖의 차들이 괜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행사장에 도착하니 왠지 분위기가 마치 동네잔치를 연상케 했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간 것도 있었지만, 일단 분위기는 그러했다. 행사장에 들어와서 천천히 걸으면서 어떤 것이 있나 보고있는데 입구 바로 왼편에 찻사발을 만드는 체험장이 열려 있었다. 부모님과 아이들, 그리고 찻사발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 정말 행복해 보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우리 일행도 물론 하고 싶었지만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초등학생들이라서 양보한다는 심정으로 보기만 하고 대신 그 옆에서 사진만 찍었다. 구경하면서 영화 <러브스토리>와는 다른 사랑의 느낌이 부모님과 함께 발판을 돌려가면서 체험하는 과정에서 느껴졌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자기가 만든 것을 가져가지는 못한다고 한 것이다. 체험을 했던 아이들이 무척 아쉬워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원래 규정상 가져가지는 못한다고 했다.
그렇게 찻사발 만드는 체험장을 지나서 계속 왼쪽으로는 앞에서 만든 찻사발을 굽는 가마가 있었다. 그것은 ‘문경정통 망댕이가마’라고 불리는데 건립비까지 있는 것을 보니 전통적으로 문경의 망댕이 가마가 소중한 문화재임을 느꼈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찻사발을 만드는 발판과 도구들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전시실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찻사발 뿐 아니라 도자기 등 많은 것이 전시돼 있었다. 그 중에서 제일 눈길을 끈 것은 노리개였다.
물론 판매도 해서 살 수는 있게 되어 있었지만 수입이 없는 학생으로는 생각보다 큰 가격이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판매하시는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 전부다 전통적으로 수작업으로 해서 가격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번 더 우리 것의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행사장을 나와서 보니 넓게 펼쳐져 있는 천막들이 보였다. 그 천막들은 영리를 추구하는 각종 건강식품을 판다거나, 우리의 전통문화를 홍보하는 것이었다. 미처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나라의 찻사발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그리고 또 특이 한 것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직접 찻사발을 만들었는데 만드는 장면과 직접 만든 것을 전시해 놨다는 것이다. 그걸 보니 한 번 더 찻사발 체험장에 가서 해보고 싶었지만 어린 학생들을 위해서 그냥 지나쳤다.
그 옆으로 계속 천막이 쳐져 있었고 찻사발 뿐 아니라 비눗방울 만들기, 초만들기 체험, 활쏘기 체험 등 여러 체험들이 초등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을 지나자마자 세워져 있는 찻사발 축제 기념탑, 우리 일행은 ‘이게 왜 거의 끝나는 곳에 세워져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우리가 거꾸로 행사장을 둘러 본 것이었다. 사실은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와서 한 바퀴 도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왼편에 있는 찻사발 체험장에 정신이 팔려 왼쪽부터 들어선 것이었다. 오른쪽으로 돌아봤으면 다르게, 또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을 뒤로 한 채 우리 일행은 행사장을 나섰다.
그렇게 행사장을 나와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행사장에서 못했던 체험들에 대해서 아쉬워하면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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